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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여름•아흔다섯번째일하는여성
서울여성노동자회 인천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노동자회 마창여성노동자회
부 산 여 성 회 전북여성노동자회 안산여성노동자회 부천여성노동자회
대구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노동자회 경주여성노동자회
여성노동자회 지역자활센터
부설센터
기획	 함께 살자! 협동조합으로, 실천하자! 협동과 나눔 - 6월 29일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출범
	 뜨거운 협동조합 출범식, 함께 어깨 걸고 -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출범식에 참가하고서
	 첫 발을 내딛은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박명숙 협의회장을 만나다
	 돌봄을 협동조합으로 디자인하다! - 돌봄협동조합을 출범한 지역들의 이야기
	 사회적경제 그 뿌리를 찾아서 - 프랑스 Ardelaine 지역협동조합을 다녀와서
일하는
여성2013•여름•아흔다섯번째
일 하 는 여 성 들 이
함 께 만 드 는 희 망 찬 세 상
www.kwwnet.org
(사)한국여성노동자회 계간지 「일하는여성」 통권 제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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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여성 통권 제95호(계간지/회원용)
발행일 2013년 8월 9일 발행인 정문자 편집위원 김지혜
발행처 한국여성노동자회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351-28 3층 Tel.02-325-6822 Fax.02-325-6839
	 기획
04	 함께 살자! 협동조합으로, 실천하자! 협동과 나눔
09	 뜨거운 협동조합 출범식, 함께 어깨 걸고
12	 첫 발을 내딛은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박명숙 협의회장을 만나다
22	 돌봄을 협동조합으로 디자인하다!
30	 사회적경제 그 뿌리를 찾아서
	 특집
40	 정부의 ‘고용률 70% 로드맵’을 비판 한다
44	 곳곳에 울려퍼진 가사노동자들의 목소리
51	 칼럼 : 좋은 시간제 일자리?
54	 평등의전화 : 사업주의 허위 4대보험 소급 상실신고를 바로잡다!
	 현장의 이모저모
58	 자존심이자 치유의 공간인 일터로 돌아가고 싶다
61	 비정규직 정규직화, 연대의 힘이 희망입니다
64	 지적장애여성에 대한 끊임없는 성폭력, 이들의 인권침해에 관심이 필요하다
	 더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69	 골라골라! 희망나눔공제회 나눔장터에 놀러오세요
71	 문화와 예술이 문안하는 산호여인숙 게스트하우스
76	 시선 : 진보여성운동가들의 삶의 기록, 그 첫 삽을 뜨다
	 여노가 뛴다
82	 대구여성노동자회 고용평등 상담실 간판을 내걸다
84	 서울시남부여성발전센터가 여러분과 다시 시작합니다!
86	 여성노동자회 소식
표지설명
지난 6월 29일 진행된 한국돌
봄협동조합협의회 출범식에서
대구여성노동자회가 지역공연
을 펼치고 있다.
22
40
76
일하는
여성2013•여름•아흔다섯번째
일 하 는 여 성 들 이
함 께 만 드 는 희 망 찬 세 상
www.kwwnet.org
49일.
올해장마기간이다.
지난6월17일시작된장마가8월4일끝이났다.
중부지방상공을뒤덮은비구름은
때로는후덥지근하게,때로는세차게,때로는더위를가시게
그렇게지루하게비를뿌려댔다.
비끝에우릴기다리는것인무엇인지알면서도
내리쬘여름의태양을그리워했으니
길고길었던장마가우리삶에미쳤던불편함은이루말할수없다.
743일.
여성노동자회가돌봄협동조합을만들기위해노력에노력을더한기간이다.
2011년6월에본격적인논의를시작해2013년6월29일까지
때로는좌절로,때로는치열한토론으로,때로는열망과희망으로
그렇게돌봄협동조합을만들기위한준비의단계를밟아
마침내‘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를출범시켰다.
이번 「일하는여성」95호는
여성노동자운동의또한번새로운모험이될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관련내용을많이다뤘다.
협동조합을만들어나가고있는돌봄노동자들의열의뿐아니라
「일하는여성」독자들을포함한많은이들의관심과애정도필요로하고
공동체를회복해나가는일은우리모두가함께만들어가야할미래이기때문이다.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가걸어나가는그길에많은격려와지지를보내주시기바란다.
05 일하는 여성 06여름•아흔다섯번째
합으로 묶어내 사회적으로 무시당했던 돌봄노동자들의 권익을 향상시키고, 돌봄서
비스 공공성을 강화하며 협동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대회사에서 밝
혔다.
이어 민주당 남윤인순 국회의원의 축사가 이어졌다. “요새 사회적 화두가 돌봄과
협동조합이다. 여노회가 이 화두에 부합하는 돌봄으로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여노
회 출신으로 앞으로도 여노회의 돌봄협동조합에 많은 관심 갖겠다. 출범을 축하한
다.”는 축하의 말을 전했다.
바로 민주당 김상희 국회의원, 한국협동사회경제연대회의 김홍일 공동대표, 성
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젠더센터 허성우 센터장의 연대사가 진행되었다.
서울, 부천을 포함 해 10개의 지역에서 각각 협동조합에 대한 기대를 천에 담아
하나로 엮어낸 협동조합 걸개현수막이 입장하는 것으로 ‘동참마당’이 열렸다. ‘연대
하는 협동조합’, ‘혼자는 안돼! 함께해요. 협동조합’ 등 지역의 조합원과 참여자들이
준비해 온 노래와 율동이 무대 위에 펼쳐졌다. 너, 나 없이 주인 되어 협동하고 동참
하는 협동조합의 정신을 무대에 그대로 풀어내며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출범을
자축하였다.
마지막으로 ‘합심마당’이 펼쳐졌다. ‘동참하는 여성이 아름답다’라는 주제로 대동
「일하는 여성」 95호에는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출범에 맞춰 여성노동자회에서 진행하
고 있는 돌봄협동조합에 대한 기획기사를 다뤘다. 기획❶은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출
범식의 모습을, 기획❷는 출범식에 참여했던 조합원의 소감을 들어보았다.<편집자 주>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가 그 첫 발을 내딛었다.
지난 6월 29일 복사골문화센터에서 김금옥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의 사회
로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의 출범식이 진행된 것이다. 한국여성노동자회를 주축
으로 11개 지역의 여성노동자회는 지역자활센터, 전국가정관리사협회 등 돌봄사업
을 하는 경제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이 공동체들이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거나 새
롭게 협동조합창립을 준비하면서 이들을 엮어낼 하나의 조직이 필요하게 된 것이
다.
지역에서 준비한 댄스공연을 시작으로 출범식 ‘협동마당’ 막이 올랐다. 이어 정문
자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가 단상에 올랐다.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과 저소득·취
약계층의 사회서비스 지원을 위해 돌봄사업을 해왔다. 그러나 돌봄사업의 조직 형
태도 다양하고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어 어려운 점들이 많았다. 이 조직들을 협동조
함께살자! 협동조합으로,
실천하자! 협동과나눔
6월 29일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출범
김 지 혜 한국여성노동자회 선전홍보부장
기 획 ❶
11개 지역의 돌봄노동자들의 협동조합에 대한 소망을 적은 걸개현수막.
07 일하는 여성 08여름•아흔다섯번째
마당이 펼쳐진 것이다.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자리에 부탁되어 있던 흰 끈을 앞, 뒤
사람과 묶어 하나의 끈이 되게 한 후 무대 위에 달려 있던 네 개의 박과 연결하였다.
문화공작소 ‘세움’의 사물놀이에 맞춰 하나로 묶은 끈으로 뱃놀이를 하며 출범식을
축하하는 흥겨운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었다. 하나로 연결된 끈을 모두 같이 당기면
서 협동조합 박을 터트리는 것으로 이날 출범식은 마무리 되었다.
6월 29일 출범한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는 앞으로 협동조합설립 및 운영지원,
조합원 교육 및 협동조합관련 정보제공, 조합원 권리보호사업, 정책활동 및 제도개
선 사업, 협동조합협력 및 연대활동 등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또한 임원으로 선출
된 박명숙 협의회장(부평지역자활센터 센터장), 이태숙 부협의회장(손길 사회적협
동조합 이사장), 윤혜연 부협의회장(전국가정관리사협회 협회장), 김경란 감사(해
드림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가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를 이끌어 나가게 된다.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출범을 기념하며 진행한 협동조합사행시 공모전 수상자들의 모습.
한 국 돌 봄 협 동 조 합 협 의 회 출 범 선 언 문
현재 우리사회는 낮은 여성경제활동참가율, 높은 여성비정규직 비율, OECD 1
위의 성별 임금격차로 여성노동자들의 삶은 고달프다. 이로 인해 우리 사회의 노
동시장은 양극화 되어 있고 여성의 빈곤화가 심화되고 있다. 취약계층에게 필요
한 사회서비스는 제도화되어 양적으로 확대되었지만 민간에 맡겨져 돌봄노동자
들의 근로조건은 열악해지고 서비스 질은 나빠지고 있다. 또한 2011년 ILO에서
가사노동자 양질의 일자리 협약을 체결했지만 우리나라는 비준도 하지 않고 노동
자로 인정을 받지 못해 공식과 비공식의 돌봄 일자리가 좋은 일자리가 되고 있지
못하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7개 지부의 지역자활센터에서 취약계층 사회서비스 제공
을 위해 돌봄 자활기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2004년 중장년 여성의 안정된 일자리
와 공익적 공동체 모델로 ‘전국가정관리사협회’(이하 전가협)를 발족하였고 여성
노동자회 보육사업단은 사회적기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법적 지위가 없는
임의 조직과 자활기업, 공동체에 맞지 않는 주식회사 등으로 불안한 형태의 돌봄
사업단은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또한 돌봄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불안정한
일자리, 낮은 소득, 4대 보험 미적용으로 노동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에 한국여성노동자회는 2012년 12월부터 시행된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라
돌봄 사업단을 사람 중심의 돌봄이 되게 하고 공동체다운 운영을 위해 협동조합
으로 전환하기로 하였다. 지금까지의 경험과 실천을 토대로 전국에 분산되어 있
는 돌봄사업단을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고, 하나로 엮어 돌봄 노동자들의 권익 향
상과 공동체성 강화를 위해 전국조직인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를 출범한다.
지금 우리사회는 무상보육, 장기요양보험, 사회서비스 바우처 사업의 실시로 보
편적 복지가 확대 되었다. 돌봄서비스가 제대로 된 보편적 복지가 되기 위해서는
돌봄의 공공성이 강화되어야 하고 돌봄 노동자의 일자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뿐
만 아니라 가사노동이 양질의 일자리가 되기 위해서는 ILO 협약을 비준해야 하며
09 일하는 여성 010여름•아흔다섯번째
장마철 시작 즈음에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는 그 첫발을 내딛었다. 여성노동
자회 돌봄사업단을 협동조합으로 묶어 돌봄노동자들의 권익향상과 공동체성 강화,
돌봄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한국여성노동자회 부설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가 출
범한 것이다. 출범식 전에 협동조합이 이미 꾸려진 지부도 있고, 준비단계에 있는
지부도 있었지만 돌봄노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주체적 역량을 확인하고 협동조합
으로 가기 위한 마음을 다짐한다는 데 출범식은 큰 의미가 있었다.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출범에 맞춰 전북지부도 축하공연을 준비했었다. 애초
에 우리는 ‘젠틀맨’을 개사하여 군무를 출 생각이었다. 그러나 완성도 부족으로 협
동조합에 임하는 전북여성노동자회의 다짐은 구호로 준비해 외치는 것으로 결정하
고 준비했다
우리가 준비한 구호는,
‘개인과 나라의 발전을 위하여!
만들자 협동조합! 당당하게! 신나게! 멋지게!
협력이 힘이다. 전북지부~함께 가보세 협동조합으로!’ 였다.
무대에 올라 객석을 꽉 채운 우리들을 보니 가슴이 설레기도 하고 벅차기도 했다.
그래서 어떻게 구호를 하고 내려왔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벅참은 자리로 돌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을 개정해야 한다.
우리는 협동조합 설립을 지원하고 돌봄노동자들의 권리 보호와 돌봄노동에 대
한 법·제도 개선 활동을 통해 양질의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며 돌봄일자리를 괜찮
은 일자리가 되도록 한다. 이로 인해 저소득 여성과 중·장년 여성에게 좋은 일자
리를 제공하며 돌봄의 사회화와 공공성 강화에 기여할 것이다. 나아가 일하는 여
성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지원을 촉구함으로써 일하는
여성의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활동도 함께 펼쳐 나갈 것이다.
이제 흩어져 있던 돌봄 사업단을 전국조직으로 묶어 협동조합 정신과 철학에
맞게 협동과 나눔을 실천하며 공동 운영과 경제적 자립으로 당당한 돌봄노동자로
살아가기 위해 다음과 같이 활동할 것이다.
1.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주인은 협동조합 조합원이다. 우리 조합원들은 협동
조합으로 민주적인 운영과 협동의 정신으로 스스로의 책임감을 높인다. 이와
동시에 사회적 지지와 지원을 바탕으로 경제적인 자립을 꾀하는 경제공동체운
동을 전개할 것이다.
2.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는 돌봄노동자들의 근로조건 향상과 인권 보장, 사회
적 인식 개선 활동을 통해 돌봄노동을 괜찮은 일자리로 되게 하기 위해 실천할
것이다. 또한 중·장년 여성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3.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는 ‘돌봄노동자’라는 직업적 자긍심을 갖고 전문 직업
인이라는 인식을 갖는다. 되기 위해 노력한다. 동시에 당당한 주인으로 함께
참여하고 함께 운영하는 협동과 나눔의 공동체 문화를 실천할 것이다.
4.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는 일하는 여성의 일·가정양립을 위해 여성의 가사노
동과 돌봄노동에 대한 사회적 지원을 촉구한다. 더불어 돌봄의 공공성 강화를
통해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는 정책을 촉구해 나갈 것이다.
2013. 6. 29
한국여성노동자회 부설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뜨거운협동조합출범식,
함께어깨걸고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출범식에 참가하고서
고 미 희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전북지부장
기 획 ❷
10 일하는 여성 11여름•아흔다섯번째
아와 앉아서도 한동안 지속되었다.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출범식은 총 4부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1부 협동의 순서에서는 멋진 개막공연과 축하영상이 상영되었다. 외부사람들과
지역의 각 조직들이 준비한 영상들이었다. 특히 기억되는 것은 협동의 메시지를 담
은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지역들의 축하 영상이었다. 그렇게 준비한 지역들의 노력
이 참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대회사를 하던 정문자 대표의 목소리 또한 인상적이었
다. 한층 격양된 목소리로 이 출범식이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그 과정을 설명했
다. 상징의식의 순서에서는 각 12개지부의 마음과 목소리를 담은 걸개그림이 참석
한 이들의 손을 거쳐 무대 앞으로 옮겨졌다. 우리의 소망을 담은 현수막이 우리의
손을 거쳐 앞으로 전달되고, 무대 앞에 걸리는 것을 보니 가슴이 뭉클해지고 돌봄협
동조합을 잘 꾸려나야겠다는 각오도 새롭게 할 수 있었다.
2부의 동참에서는 각 지부에서 준비한 축하공연이 있었다.
“희망걸음, 힘찬연대, 협동조합”을 들고 나온 대구의 공연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부천나눔에서 준비한 각설이타령에서는 바바리우먼의 쇼킹한 퍼포먼스로 모든 관
중을 웃음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독도는 우리 땅”과 안산의 “혼자는 안돼!! 함께
해요 협동조합”은 전문적인 매스게임 같아 초등학교, 중학교 때 했던 매스게임을
연상하게 했다.
3부 조직에서 협동조합 4행시 공모전에서는 당선된 당선작 발표와 시상이 이어
졌다. 으뜸상은 “협동조합은 `나`와 `우리`의 동반성장을 위한 조직입니다. 합시다. 협
동조합!”을 출품한 회원이 으뜸상을 수상하고 상금을 받는 영광을 누렸다. 부천복
사골문화센터 아트홀에서 1시간 반가량 진행되는 내내 ‘나’와 ‘우리’를 동반 성장하
게 만드는 길은 탄탄한 협동조합의 출범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4부 합심에서 출범식의 꽃이었던 대동놀이가 진행되었다. 풍물패의 장단과 함께
했던 모든 참석자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공동체가 되는 경험을 했다. 서로의 굳은 의
지는 한여름 낮의 분위기를 한껏 달구었다.
새롭게 출범한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가 돌봄노동자들의 권리보호와 근로조
건 향상에 더욱 힘써주길 바란다. 법·제도 개선 활동을 통해 돌봄일자리가 괜찮은
일자리가 될 수 있게 하는 일에 앞장서길 바란다. 또한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라
는 이름에 걸맞게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세우는 협동조합의 협의체로 협동사회경
제 활성화에 기여하기를 기도해본다.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출범식에 참여한 돌봄노동자들과 함께 ‘협동조합’박을 터트리는 퍼포먼스 후 그 여흥을
함께 나누고 있다.
12 일하는 여성 13여름•아흔다섯번째
기획❸은 한국돌봄협동조합 박명숙 협의회장과의 인터뷰로 구성하였다. 한국돌봄협동조
합협의회가 출범하면서 박명숙 부평지역자활센터 관장이 협의회장으로 선출되었다. 여성
노동자회가 어떤 고민을 가지고 돌봄협동조합을 준비하고 마침내 출범하게 되었는지 또
앞으로 어떤 목적과 방향을 가지고 활동을 전개해 나갈지 박명숙 협의회장께 들었다.
<편집자 주>
인 터 뷰 에 들 어 가 면 서
김 지 혜 지난 6월 29일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가 출범하였다. 출범식을 마치고
난 다음인데 소감이 어떠신지 듣고 싶다.
박 명 숙 출범식 내내 가슴이 벅찼다. 여성노동자회(이하 여노)나 자활센터장들은
돌봄노동를 협동조합으로 조직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돌봄노동에 종사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협동조합에 대한 필요성에 의문을
가졌다. ‘우리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또는 ‘왜 우리가 협동조합을 해야 하
지?’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과
협동조합에 대한 필요성을 이야
기 하고 교육도 하며 오늘까지
왔다. 그 결과로 한국돌봄협동
조합협의회가 출범하니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그날 450여명이 참여했다. 출
범식 1주일을 남겨둔 시점에서
참가희망자가 예상했던 인원을
훨씬 웃돌아 장소를 급하게 변
경하기도 했다. 여노에 소속되
어 있는 돌봄노동자의 숫자가
1,100여명에 이르니 거의 절반
가까이 참여한 것이다. 출범식이 진행되는 내내 웃고 흥겨워하는 모습들
을 보니 돌봄협동조합을 만들어 나가는데 자신감을 좀 심어준 것 같단 생
각이 들었다. ‘협동조합, 어려운 것이 아닌 우리가 함께 차근차근 만들어
가면 되는 것이다’ 라는 생각을 그날 참여한 이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했을 것 같다.
부평지역자활센터에 한 분이 계신다. 지난 4월에 진행되었던 ‘돌봄수련회’
참가를 설득해서 참여하신 분이다. 협동조합에 대해 별 관심이 없으셨는
데 수련회에 다녀오시고 난 후 협동조합 준비위원회에 참여하시고 이번
에 창립한 협동조합에 이사가 되셨다. 경험이 중요한 것 같은데 이번 출
범식 역시 그런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 같다.
김 지 혜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를 이끌 임원(협의회장)으로 선출되셨다. 중책을
맡으셨는데 어깨가 무거우실 것 같다.
박 명 숙 한국지역자활센터협회 사업위원회에서 협동조합분과를 맡았다. 협동조
합에 대한 교육을 하면서 ‘협동조합과 관련해 누구든지 또 어디서든지 부
르면 달려 가겠다’고 적은 기억이 난다. 적고나서 후회하긴 했지만(웃음).
협동조합설립 매뉴얼 만드는 작업을 할 때 협동조합에 대한 경험이 있는
분들 인터뷰를 했었다. 신협, 생협, 노동자협동조합 경험이 있는 분 이렇
첫발을내딛은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박명숙협의회장을만나다
[ 인터뷰 및 정리 ] 김 지 혜 한국여성노동자회 선전홍보부장
기 획 ❸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출범식에서 경과보
고를 하고 있는 박명숙 협의회장
14 일하는 여성 15여름•아흔다섯번째
고 있는가에 의문이 든 것이다. 연석회의에서 토론 끝에 결정을 내린 것
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자활공동체를 공동체답게 운영하자는 것이었다.
‘주민 주체를 세워나가자. 주민 지도력을 개발하고 발굴하자. 조직형태를
민주적으로 꾸려나가자’고 결정한 것이다.
전가협은 2004년부터 전국조직으로 만들어 졌는데 현재도 임의단체로
법적지위가 없다. 그런 상태로 소속 지부 중 2곳이 사회적기업으로 인가
를 받았고 대다수의 지부들은 여노의 부설기관으로 되어 있었다. 자활과
전가협 모두 그 안에 진행하고자 하는 내용과 형식이 맞지 않는 상황이었
다. 내용과 형식이 맞지 않으면 결국 내용이 형식을 따라간다고 생각한다.
여노는 여성노동에 대한 정책과 제도개선 활동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사
단법인 비영리 민간단체이다. 자활이나 전가협 같은 경제공동체들은 이
윤추구도 목적에 포함되어 있다. 여노의 목적과 경제공동체가 가지고 있
는 목적 자체가 상충되는 지점들이 있었다.
또 실제로 돌봄노동에 종사하는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사회보장 등의 혜택을 하나도 받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런 고민들을 하나로 망라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가
게 세분을 인터뷰 했었다. 이분들은 하나같이 ‘사람을 어떻게 조직하고,
교육, 훈련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이야기 했다. 이 생각에 나도 동의
한다.
협의회장으로서의 역할이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대외적으
로 대표의 역할을 하는 것이고 이것은 역할을 수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세
워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다른 하나 이것이 나의 진짜 역할이라고 생각하
는데 회원조직들이 필요하다고 할 때 그 필요한 부분을 지원해 줄 수 있
도록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다. 지역에서 돌봄협동조합을 설립하
거나 운영에서의 어려움을 같이 해결해 나가며 돌봄협동조합 시작을 탄
탄히 다져나가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이후에 협의회장은 돌봄협동조합의 이사장 중에 나와야 한다고 본다. 그
러나 현재 여건상 협동조합의 이사장들은 내부조직을 꾸려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는 조직운영 뿐 아니라 대외사업, 정
책적인 부분들도 함께 다뤄야 하기에 현재는 몸이 조금 더 가벼운 사람이
움직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여 협의회장 직을 수락했다. 현재 나의 임기
는 내년까지 일 것이다. 그 이후에는 현장에 있는 이사장님 중 대표가 나
와야 하겠다.
여 성 노 동 자 회 돌 봄 협 동 조 합 을 꿈 꾸 다
김 지 혜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여성노동자회에서는 왜 협동조합을 고
민하게 되었고, 특히나 돌봄노동자들의 협동조합을 만들려고 하는가 그
고민의 지점들을 알려 달라.
박 명 숙 돌봄노동사업을 어떻게 조직화 할 것인가 고민하면서 처음 이야기 되었
던 것은 협동조합은 아니었다. 2011년도 여노 대표들과 자활센터장들이
연석회의를 하던 중 ‘우리가 하고 있는 자활공동체가 진정한 공동체인가’
라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실제로 공동체 사업대표도 센터장으로 되어 있
고, 사업자 등록도 일반기업으로 되어 있다. 운영을 들여다봐도 일반기업
과 다름이 없었다. 또한 실제 구성원들이 주체적으로 자활기업을 운영하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를 이끌 임원들의 모습. 좌로부터 박명숙 협의회장, 이태숙 부협의회장, 김경란 감사
16 일하는 여성 17여름•아흔다섯번째
각 단위별 조직들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했다
지역에서는 협동조합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우리가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워크숍도 진행했다. 거기서 가장 실질적인 문제들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현재 자활에서 공동체로 꾸려진 곳은 고용관계가
체결되어 있다. 그러나 전가협 등은 협동조합이 되려면 먼저 고용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러면 사회보험료, 퇴직금 등을 급여에서 제외하게 되고
기존에 벌던 수입에 80%정도를 본인이 가져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왜
굳이 협동조합으로 가야 하는가? 협동조합에 가면 출자도 해야 하고, 책
임도 져야 하는데 내가 꼭 해야 할 필요가 있어?’ 이런 실질적인 문제들이
있었다. 이렇게 협동조합을 했을 때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과 걸림돌이
되는 것을 당사자들과 함께 확인해 나갔다. 교육방법으로 워크숍을 활용
했다. 이렇게 함께 이야기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좀 오래 걸렸던 것 같다.
여노 중앙 차원에서는 대상별 교육을 진행했다. 활동가들 교육, 지도력
훈련을 진행했다. 돌봄발전추진위원회 같은 경우엔 내부 워크숍을 꾸준
히 진행했다.
또 연대활동도 진행했다. 협동조합연대회의에 참여하면서 내부적인 활동
과 외부적인 활동을 두루 진행해 왔다.
김 지 혜 전가협의 협회원으로, 또는 지역자활센터의 참여자로, 여노의 돌봄사업
에 참여하는 회원으로 그 존재와 형태가 다양하게 활동하던 돌봄노동자
들에게 협동조합이라는 것을 알리는 일도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어떻게
이들을 주체화 시키고, 공동체라는 것을 꿈꾸게 하셨는가? 이 과정이 정
말 중요했을 것 같다.
박 명 숙 가장 중요했던 것은 답을 스스로 찾아가게 해주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왜 협동조합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계속 던졌다. 그리고
토론을 통해 왜 협동조합을 하려고 하는지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했다. 또
이론적인 교육도, 사례를 통한 간접적인 체험도, 또 실제 시뮬레이션도
해봤다. 그러면서 협동조합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과 우리 한번 만들어보
자 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핵심멤버들이 점조
직을 이뤄 설명과 설득도 했다. 그러면서 협동조합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했다.
2011년 그해 여노 내에 ‘돌봄발전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그 당시 돌봄
발전추진위원회의 목표는 당사자 조직을 만들어 주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운영구조를 만들며, 돌봄노동자에 대한 정책 및 제도개선에 있었
다. 그런 논의들이 계속 되고 있는 동안 2011년에 협동조합기본법이 통
과되었고 내용과 형식을 맞출 수 있는 것이 협동조합이라고 판단해 그 뒤
로부터 돌봄협동조합 창립을 위한 준비를 계속해 왔다.
김 지 혜 돌봄노동자들을 조직하는 방식에는 협동조합뿐 아니라 노동조합방식 혹
은 기존의 전가협과 같은 방식도 있을텐데 왜 협동조합의 방식을 선택하
게 되었는가?
박 명 숙 돌봄노동자 조직화를 고민하면서 노동조합의 방식은 크게 고민하지 않았
다. 노동조합이라고 하면 노사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현재 돌봄노동
자는 고용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노동조합을 고민하지 않았다. 전가협은
스스로 운영하는 공동체이긴 하나, 임의조직이다. 누구도 인정하지 않고
법적지위가 없다. 그래서 법적지위를 획득할 수 있는 협동조합으로 돌봄
노동자를 조직하려 한 것이다.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사회적협동조합이다. 사회적협동조합은 사회적 가
치를 그 목적으로 활동하는 협동조합이다. 중장년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
과 안정적인 운영, 돌봄영역에 대한 서비스 제공을 사회적 가치로 삼고
있다.
협동조합이라고 하는 것은 누가 누구를 전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혜와 재능과 경험을 모아서 하나의 조
직체를 운영하는 것이다. 특히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강점들이 있다. 하
나로 모아낼 수 있는 힘, 서로를 품어 안을 수 있는 힘, 세심함 이런 것들
이 협동조합과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당사자 조직이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당사자가 움직이지 않으면
그 누구도 돌아봐 주지 않는다. 협동조합이라고 하는 틀은 결국 한사람
한사람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매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 지 혜 협동조합을 만들기 위해서 그간 어떤 준비 과정을 거쳐 왔는가?
박 명 숙 여노 전체적으로는 돌봄사업에 대한 조직방안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들을 단위별로 진행했다. 그리고 돌봄발전추진위원회를 통해
18 일하는 여성 19여름•아흔다섯번째
진, 권익향상, 제도개선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나갈 협의체이다.
김 지 혜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안에는 몇 개의 협동조합이 소속되어 있으며,
어떤 형태의 협동조합이 소속되어 있는가?
박 명 숙 7월 말까지 7개의 사회적협동조합이 창립총회를 마쳤다. 이후 창립총회
를 준비하고 있는 조직들이 다수 있다. 형태는 노동자협동조합이다. 협동
조합기본법에는 직원협동조합이라고 명칭하고 있는데 우리는 노동자협
동조합이라고 부르고 있다. 또 여성노동자회를 통해 돌봄노동에 종사하
고 있는 노동자의 수가 1,100여명에 이른다.
김 지 혜 어떤 지역의 어떤 협동조합이 창립하여 활동하고 있는지 실제의 예를 들
어 달라.
박 명 숙 지역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을지 고민하면서 시작한 사회적협동조합 ‘해피
타임’의 이야기를 하겠다. 인천여성노동자회는 1층을 사랑방으로 만들었
다. 그 공간을 ‘해피타임’에서 운영한다. 게스트하우스의 개념을 가져와
게스트룸을 만든 것이다. 이 공간은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공간으로 지역
사회 누구나 와서 활용할 수 있게끔 열어놓은 곳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숙박을 할 수 있고, 일품요리도 주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협동조합은 수
익의 일부를 창출하고, 지역에는 사랑방 같은 공간이 생기게 된다. 추후
에 이곳에서는 ‘장 담그기’ 같은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한 국 돌 봄 협 동 조 합 협 의 회 의 내 일 을 이 야 기 하 다
김 지 혜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향점과 활동내용을 알
려 달라.
박 명 숙 장기적인 목표는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사회적협동조합 연합회를 만드
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지역을 지원하고 제대로 운
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1차적인 과제이다. 그리고 돌봄노동자의 법적
지위 확보를 위한 정책과 제도 개선 활동을 진행해 나가는 것이다. 지역
에서는 돌봄이라는 영역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독자적으로 해결해 나
가기 어렵다. 중앙단위의 연대가 필요하며 거기에 더해 협동조합이라는
협동조합이라는 것이 새롭게 태어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 속에 있었
던 것을 복원하는 것이다. 두레, 품앗이 같은 것이 우리에게 있었다. 경쟁
사회가 되면서 그런 것들이 다 훼손 되어 우리는 그것을 복원하는 것이며
형태를 갖추는 것이라고 이야기 하니 좀 더 쉽게 생각했다.
김 지 혜 협동조합을 만들면 어떤 점들이 나아지는가?
박 명 숙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고 어
떻게 활동해 내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협동조합으로 운
영해 나간다면 조합원들이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을 높아질 것이라고 본
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책임을 져야 하는 시스템이다. 내가 권리도 갖
고 그만큼 책임도 지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그 관심은 높아질 것이다. 또
이렇게 활동하는 경험에 꾸준한 교육이 결합되면 협동조합 안에서 새로
운 리더들을 발굴 할 수 있으며 주체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
다. 사회적협동조합은 정부가 인증해 준 것이다. 그러면 활동에 대한 신
뢰도 생길 것이다. 또 지역 안에서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지역
안에서 신뢰를 쌓으면서 그 활동범위를 넓혀 나간다면 지역사회에 기여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생겨날 것이다.
김 지 혜 그럼 협동조합에 참여하는 조합원들의 입장에서는?
박 명 숙 소속감이다.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이 주인이고 조합원들이 운영해 나간
다. 또한 고용관계로 계약된 것이 아니라 조합원으로 일하는 것이기 때문
에 주체적인 노동이 가능해 진다. 가장 큰 차이인 것 같다.
한 국 돌 봄 협 동 조 합 협 의 회 안 을 들 여 다 보 다
김 지 혜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는 어떤 조직인가?
박 명 숙 지역 여노에서 운영하고 있는 돌봄사업 예를 들면 보육이나 전가협, 자활
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돌봄사업을 중심으로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했
거나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모든 단위들의 포괄적인 조직으로 사회적협
동조합연합회를 추구한다.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는 사회적협동조합을
통해 중장년여성들의 일자리를 만들어 나가며, 돌봄노동자들의 복지증
20 일하는 여성 21여름•아흔다섯번째
한국돌봄협동조합연회의 연혁
2011. 3~10.
단위별 돌봄발전방안 논의
여노 대표자회의, 자활센터장 여노 대표 연석회의
자활센터장회의,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중앙위
2011. 돌봄발전추진위원회 구성(여노, 지역자활센터, 전국가정관리사협회)
2011.11~2013.5 돌봄발전추진위원회 11차 회의 : 돌봄협동조합 조직화
2012.10~2013.3 협동조합 준비팀 4차 회의 : 협동조합 설립지원
2012.6.16~17
협동조합 교육훈련 1차 :
전국가정관리사협회 함께 성장하는 전국간부학교
2012.9.12~13
협동조합 교육훈련 2차 :
돌봄 실무자 정책수련회, 힘모아 실천하는 돌봄과 협동조합
2012.10.15
협동조합 교육훈련 3차 :
여노대표자 돌봄발전추진위 연석워크숍, 사회적경제로서의 협동조합
2013.4.29~30
협동조합 교육훈련 4차 :
돌봄노동자 힘다지기 수련회, 돌봄을 협동조합으로 디자인하라
2013.5.29 발기인 창립총회
2013.6.29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창립총회
조직으로 돌봄노동자들이 조직되어 있다는 것은 그만큼 돌봄노동자들의
문제를 부각시킬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할 것이다.
지역의 협동조합은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자리매김 할 수 있
도록 내적역량을 강화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겠다.
한 가지 더 말하자면 협동사회경제의 지역생태계를 구성해서 내부 활성
화를 시키는 것이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 등이 살아나갈 수 있는 길이
라고 본다. 이런 생태계를 구성하기 위한 활동들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
다.
김 지 혜 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 이야기 해 달라.
박 명 숙 협동조합이라는 것은 하나의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다. 기업 경영의 목적
은 이윤창출이라면 협동조합의 목적은 조합원의 요구가 무엇인지 알고
조합원의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돌봄노동자들이 조합원인 우리는
돌봄에 참여하고 있는 여성노동자들이 어떤 요구가 있는지 알아야 한다.
조합원들이 일자리를 통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삶이 행복해지지 않는다. 중장년 여성들
의 사회적인 상황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여성들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자
기 권리와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역할도 협동조합이 함께해야
한다. 또한 문화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여성들에게 문화적 감수성을 함양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도 협동조합에서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
다. 협동조합 활동을 통해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어느 한 부분에 치
우치는 것이 아닌 이 세 가지 영역이 균형을 이뤄 조화롭고 행복한 삶을
함께 살아나가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우리의 협동조합이 돌봄서비스 제공 뿐 아니라 노동자인 나에 대한 돌봄
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
김 지 혜 마지막으로 일하는 여성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
박 명 숙 돌봄협동조합 자체가 돌봄노동자들의 파트너로 활동했으면 좋겠다. 그러
면서 다양한 영역의 돌봄노동자들의 상황을 알려내고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시작하고 있다. 무엇보다 여
러분의 관심이 많이 필요하다.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와 소속되어 있는
협동조합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
22 일하는 여성 23여름•아흔다섯번째
기획❹는 사회적협동조합을 창립한 지역들의 이야기로 구성했다. 돌봄사회적협동조합 창
립을 준비했던 대구, 수원, 인천 세 지역의 이야기와 그 안에서의 고민들 담았다.
<편집자 주>
사 회 적 협 동 조 합 ‘ 손 길 ’ 을 준 비 하 다
- 대구여성노동자회
배 선 자 사회적협동조합 ‘손길’ 팀장
2005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실시했던 ‘저소득층 보육도우미파견사
업’을 시작으로, 2008년도 노동부 ‘(예비)사회적기업 사회적일자리사업’을 거쳐
2010년 7월 주식회사의 형태로 사회적기업 ‘손길’을 인증을 받았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손길’은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인 지역의 취약계층에게 돌
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중장년 경력단절 여성들에겐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을 해왔
다. 이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꾀하며 경제적 자립을 도모하였고, 돌
봄노동자들의 노동권 확보를 위한 다양한 활동들도 펼쳐왔다.
이후 모법인인 대구여성노동자회로 부터의 독립을 통해 법인격을 갖추고자 하였
으나, 주주들의 이윤추구가 목적인 주식회사의 형태로는 민주적인 경제공동체를
지향해온 ‘손길’의 본래 취지와는 맞지 않았다. 운영을 지속하며 조직의 형태를 고
민하던 중 협동조합법이 제정되었고, 2012년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드디어 공동체 ‘손길’에 걸맞은 조직의 형태를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
다.
‘손길’은 차근차근 사회적협동조합을 준비하면서 지역에서 실시하는 협동조합설
명회에 참석하고, 지역의 ‘협동조합지원팀’과 몇 차례에 걸친 컨설팅을 통해 올 초
부터 협동조합설립을 위한 준비단계를 밟아왔다.
내부적으로는 조합원 교육에 힘을 쏟았다. 조합원의 주체적이고 자발적인 참여,
민주적 운영이라는 협동조합 기본정신을 최우선적인 가치로 삼고 그것을 조합원과
함께 체화할 수 있도록 ‘깨어나라 협동조합’이라는 주제로 총 6차례에 걸쳐 조합원
전체가 참여하는 협동조합교육을 실시하였다.
이 교육을 통해 협동조합이라는 것이 누군가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
인이 되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함께 운영해 나가야 함을 이해해 나가기 시작
했다. ‘협동조합, 과연 잘 될까?’라는 의구심을 가지던 조합원들도 교육이 거듭되어
갈수록 차츰 생각이 바뀌어져갔다. 특히 4월 27일과 28일 양일간 진행되었던 ‘돌봄
노동자 힘다지기 수련회’를 통해 나와 뜻이 맞는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한다면
돌봄을협동조합으로디자인하다!
돌봄협동조합을 출범한 지역들의 이야기
기 획 ❹
사회적협동조합 ‘손길’ 창립총회 모습
24 일하는 여성 25여름•아흔다섯번째
우릴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강한 기대감과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드디어 6월 8일 토요일 오후 1시 사회적협동조합 ‘손길’의 창립총회 날!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지역구청의 담당자도 자리하고, 대구경북 사회적기업센터
소장도 함께 자리 해 다소 고무된 분위기 속에 창립총회가 진행되었다.
현재 재가보육서비스 중심인 ‘손길’은 이후 산모도우미, 가사관리, 간병의 영역까
지 확대하며 토탈돌봄사업을 지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조합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
고, 고객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조합운
영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지역의 협동조합과의 연대를 통해 상생의 발전을
도모할 것이다.
■ 협동조합명 : ‘손길’
■ 협동조합유형 : 사회적협동조합 노동자협동조합(취약계층 고용형)
■ 활동내용
•돌봄서비스 사업 : 재가보육, 산모도우미 외
•조합원의 경제ㆍ사회적 자립 도모
•취약계층 일자리 제공
■ 창립일 : 2013년 6월 8일
■ 조합원 수 : 14명
■ 협동조합이 지향하는 목표
•토탈돌봄 사업을 통해 조합원들의 삶의 질 향상
•개방적이고 민주적 조합운영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
•지역의 협동조합과의 연대를 통해 상생의 발전을 도모
사 회 적 협 동 조 합 ‘ 살 림 벗 ’ 을 창 립 하 다
- 수원여성노동자회ㆍ전국가정관리사협회 수원지부
윤 현 미 사회적협동조합 ‘살림벗’ 대표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수원지부는 2007년 창립하였고, 2009년 (사)수원여성노동
자회 부설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수원지부로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인증 시 2년 이후로 독립법인격을 취득하기로 하였으나, 가사돌봄서비스는 관할
하는 부처가 없어 서류조차 접수를 못하여 사단법인이나 비영리법인으로의 독립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그러던 중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되어 협동조합으로의 법
인격 준비를 하게 되었다
협동조합 설립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합원들과의 기본적인 의견은 통일 되었으
나, 임금에 대해 시급 얼마로 할 것이냐에 대한 협의과정에서 이견이 많았고, 현재
도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는 같이 가야하고, 협회가 존속되기 위
해서는 협동조합만이 우리가 살길이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모두가 마음을 모았다.
그리고 2012년 컨설팅을 통해 회원확대를 위해 회원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력하
사회적협동조합 ‘살림벗’ 창립총회 모습
26 일하는 여성 27여름•아흔다섯번째
게는 가사노동자 당사자들이 주최하는 캠페인부터, 국회에서 ILO협약을 비준하도
록 촉구하는 활동들을 여성노동자회를 비롯한 많은 연대단체들과 함께 진행해오고
있다.
가사노동자들의 현실은 매우 불안하다. 불황이면 제일 먼저 우리의 일자리가 줄
어들고, 사회보험은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당장에 일을 그만둬도 생계를 책임져줄
어떠한 제도도 없다. 파출부, 가정부라는 사회적 인식 또한 우리의 노동을 내세울
것 없이 초라하게 만든다. 짧은 시간에 해내야 하는 강도 높은 노동으로 몸도 마음
도 지친다. 그래도 우리는 가정관리를 책임지는 전문가라는 자부심으로 우리의 노
동을 증명해 내기 위해 매일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일이 필요하지만 사회적 인식 때문에 터부시 된, 그래서 일을 하고
싶어도 가정관리사라는 직업을 선택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가정관리사라는 직업은
전문적이고,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일임을 알리고 싶었다. 또한 일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확보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찾고 싶었다. 우리의 일터를 일할 만한 일터로 만들고 싶었다.
우리는 그 대안을 협동조합에서 찾았다.
협동조합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2012년 여름 협동조합에 대한 교육을 받으면서
여 회원이 2배 증가한 결과물을 얻으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이제 우리 모두 마음을 모아 ‘살림벗’을 창립하였고, 앞으로 많은 어려움은 있겠
으나, 우리 모두 협동조합의 주인으로서 함께 잘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 협동조합명 : ‘살림벗’
■ 협동조합유형 : 사회적협동조합(취약계층 고용형) 설립인가 추진 중
■ 활동내역
•취약계층의 일자리 제공
•사회서비스를 통한 조합원의 경제적 사회적 자립을 도모
•돌봄서비스사업
■ 창립일 : 2013년 6월 21일
■ 조합원 수 : 16명
■ 협동조합이 지향하는 목표
•세상을 살리고 가정을 살리는 살림벗
•주인의식과 자긍심을 가지고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한다.
‘ 해 피 타 임 ’ 사 회 적 협 동 조 합 을 시 작 하 다
-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인천지부
심 옥 섭 사회적기업 ‘해티피임’ 대표
IMF 이후 어려워진 중장년 여성들의 안정된 일자리 마련을 위하여 전국가정관리
사협회가 만들어졌고 현재 전국 11개 지부 약 450여명의 협회원들이 활동하고 있
다. 협회가 만들어 진지도 벌써 9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우리 가사노동자들은 여전
히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고 우리의 노동현실은 정말로 힘겹기만 하다.
‘가사노동자도 노동자다’
우리는 이 슬로건을 현실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작
사회적협동조합 ‘해피타임’ 창립총회 후 단체사진
28 일하는 여성 29여름•아흔다섯번째
■ 협동조합명 : 해피타임
■ 협동조합유형 :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인가 추진 중
■ 활동내역
•취약계층의 일자리 제공
•사회서비스를 통한 조합원의 경제적 사회적 자립을 도모
•돌봄서비스사업 : 가사관리
■ 창립일 : 2013년 6월 26일
■ 조합원 수 : 10명
■ 협동조합이 지향하는 목표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경제적 안정 도모
•안정적이 일자리 확보
였다. 간부수련회를 통해 다른 나라의 성공사례도 보고, 강의도 들었다. 또 내가 듣
고 온 내용을 인천지부 월례회를 통해 협회원들과 나눴다. 협회원들과 교육도 하
고, 운영위에서 논의를 거듭하며 협동조합 설립을 준비했다.
현재의 알선방식으로는 가사노동자를 조직하기 힘들고, 가사노동자인 우리들의
요구 없이는 우리가 노동자로 인정받기는 앞으로도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이런 형태로는 안정적인 일자리 확보 또한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하루 일해서 바로 서비스요금을 받아 생활해온 협회원들은 협동조합 방
식을 낯설어 했다. 왜 힘들게 벌어서 조합운영비와 사회보험, 퇴직금 등을 정산하
고 기존보다 더 적은 수입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부담스러워 했다. 협회
원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기존방식대로 알선해주고 현장에서 회원들이 어려워하는
부분만 도와주면 안 될까?’라는 고민도 했었다. 협회원들은 ‘언제까지 이 일을 할지
모르는 상태이고, 몸이 아프거나 좀 더 쉬운 일자리가 있거나, 더 나이가 들어 그만
두면 그 뿐인데’ 하는 생각들로 협동조합을 하자고 선뜻 동의하고 나서는 회원이 없
었다.
‘모두가 아니라면 일단 동의하는 몇 명만이라고 협동조합을 만들어 보자’하고 결
단을 내리고 협회원들과 10인 이하의 소규모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출범하여 시작해
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마침내 지난 6월 26일 뜻을 같이하는 발기인 몇몇과 사회적
협동조합 ‘해피타임’ 창립총회를 열게 되었다.
창립총회를 열었지만 아직까지 협동조합이 만들어 진 것은 아니다. 앞으로 협동
조합 인가를 받기까지의 과정들이 남아 있다. 하나하나 준비하며 가을쯤 정식 인가
를 받은 사회적협동조합 ‘해피타임’이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앞으로 ‘해피타임’은 조합원들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확보해 나가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도 머리 맞대고 함께 궁리하면서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현재의
익숙함에 안주하여 편하게 살기 보다는 어려운 고비가 있더라고 조합원들의 무한
한 열정과 애정으로 힘을 모아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얼마의 시간이 걸릴
지 모르지만 인천에서 ‘해피타임’하면 누구나 인정하는 협동조합으로 만들고 싶다.
이렇게 조합원들과 함께해나가다 보면 “역시! 협동조합하길 잘했어!!”라고 손 맞잡
고 고개 끄덕이는 날이 오지 않을까? 그 날까지 ‘해피타임’ 파이팅!
30 일하는 여성 31여름•아흔다섯번째
성공회대학교 사회적기업연구센터에서 주최한 ‘사회적기업 현장연구자 육성사
업’으로 프랑스연수를 다녀왔다. 시민단체, 사회복지관, 지역자활센터 등 다양한
사회적경제의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17명이 참여하여 지난 6월 22일부터 7월 1
일까지 프랑스에서의 9박10일의 일정을 함께했다.
사회적경제를 제대로 알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그 역사부터 알아야 할 필요가 있
다. 그래서 우리는 프랑스를 우리의 연수지로 택하였다. 프랑스는 사회적경제가 탄
생한 나라이고, 지금도 대안경제의 이론과 실천에 있어 앞서가는 나라이기 때문이
다. 또한 노동자협동조합이 처음 설립된 곳이기도 하다.
‘사회적경제의 뿌리를 찾아서’ 이번 연수의 주제였다. 단지, 지나간 날들의 과거
가 아닌 현재를 있게 한 역사를 돌아보며 우리가 성찰해야 하는 지점들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사회적경제에 대한 비전을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우리는
프랑스 비행기에 오른 것이다.
프랑스에 체류한 9일 동안 우리는 사회적경제 국제리뷰 RECMA, 사회적경제 박
물관(Musée social), 사회적경제 청년지도자, 실천활동가 센터 CJDES, 대안의 집,
연대금융 CIGALES, 지역개발노동자협동조합 Ardelaine를 방문하였다.
그중 「일하는 여성」 독자들께 필자가 가장 관심을 가졌던 『지역개발노동자협동조
합 Ardelaine』를 소개하고자 한다.
A r d e l a i n e , U n e C o o p e r a t i v e d e
Te r r i t o i r e ( 지 역 협 동 조 합 )
1. 아흐들렌느(Ardelaine)의 역사
■ 1기 : 1970년대~1982년
아흐들렌느는 1972년 프랑스 6·8혁명 세대인 부부 베아트리체(Béatrice)와 제
라르(Gérard) 그리고 생활이 어려웠던 청년 4명이 1975년 아흐데쉬(Ardèche)주
쌩삐에르빌(ST-Pierreville)에 정착하면서 시작되었다. 이들은 민중교육을 통해
민중교역을 위한 작업장을 만들고자 마을공동체를 구상한 것이다. 마을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중 양모직조기계를 소유한 할머니의 집을 우연
히 발견하면서 이 버려져있던 기계를 사용하여 양모사업을 시작할 것을 결심했다.
이들은 1975년부터 양모사업을 구상하며 아흐데쉬 지역주민과 신뢰와 친교를
쌓아갔다. 7년간은 인근 대도시 발랑스에 가서 돈을 벌어와 할머니가 소유한 양모
직조기계를 복구하였다. 마침내 쌩삐에르빌(ST-Pierreville)에 공장을 마련하게
되었고, 1982년 7명으로 아흐들렌느 노동자생산협동조합(scop)을 설립하였다.
사회적경제그뿌리를찾아서
프랑스 Ardelaine 지역협동조합을 다녀와서
윤 혜 연 서울여성노동자회 회장
기 획 ❺
아흐들렌느 매장의 모습
32 일하는 여성 33여름•아흔다섯번째
1972년 쌩삐에르빌에 정착할 무렵에는 양을 기르는 목장을 운영하고 있었어도
위생문제로 양털은 깎아서 버렸다고 한다. 아흐들렌느가 설립된 후 아흐데쉬주 지
역 내 260여명의 목양업자에게 양털을 사서 그 털을 활용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
했다. 아흐들렌느가 다른 곳보다 비싼 값으로 연간 60톤 가량의 양털을 구매하여
지역 경제를 살리는데 한 몫을 담당하게 된다.
■ 2기 : 1982년대~1990년
양모산업 사양화로 목양업자들이 버리는 양털을 돈을 주고 구매한 아흐들렌느는
그 양털을 가지고 천을 짜서 매트와 옷(제조공장은 Valence 시에 있음)을 만들며
제조기술을 익혀나갔다. 양모업자들을 한물간 것으로 간주하던 생태주의자, 환경
운동가, 유기농업인들을 만나 아흐들렌느가 구상한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상업화
하자고 설득해 나갔다. 이들은 전시회, 박람회 등을 열며 아흐들렌느에서 양모를
가지고 만들어낸 제품들을 대대적으로 알려내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여 1명의 직원
에서 시작한 아흐들렌느는 10년이 지난 1990년 직원이 20명으로 확대되었다.
■ 3기 : 1991년대~현재
박람회와 전시회 그리고 인터넷 등을 통해 전 유럽에 걸쳐 아흐들렌느가 생산한
물품을 판매하게 되었다. 그러나 상품제조와 판매가 아흐들렌느 활동의 많은 부분
을 차지하면서 정체성을 고민하게 된다. 고민하던 중 양모를 지역자원화 하자는 취
지로 ‘양모박물관’을 설립하게 된다. 양모박물관은 외부의 사람들을 지역으로 불러
들여 지역의 이야기가 담긴 상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또한 생
산자와 소비자간의 교환의 관계를 뛰어넘어 연대적인 관계를 맺기 위한 의도도 내
포되어 있다. 지금은 연간 최대 2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지역 명소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현재 아흐들렌느는 박물관, 북카페, 레스토랑, 양모상품 가게로 구성되어
있으며 직원은 총 45명이다.
2. 『지역개발노동자협동조합 Ardelaine』의 개요
■ 조합원
아흐들렌느의 전체 임금노동자가 45명이며 이중 33명이 임금노동자이면서 조합
원이다. 외부조합원은 30명으로 주로 단체 조합원이라고 한다. 아흐들렌느와 함께
일하지 않지만 목적에 동의하거나, 퇴직 후 아흐들렌느에 참여하고자 하는 이들 혹
은 재정적으로 출자만하는 이들로 조합원이 구성되어 있다.
■ 자본의 구성
① 노동자생산협동조합법 상 노동자조합원의 자본 비율은 51% ② 외부조합원의
자본은 49% 이며 자본금이 부족할 경우 ③ 의사결정권한 없이 자본 형성에 기여하
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크게 세 그룹으로 부터 자본이 형성된다. 그 외 참여타이틀
은 채권 발행처럼 6개월~1년을 기한으로 자본을 빌리며 금액 한도는 없다.
■ 출자 금액
한 구좌가 16유로로 1인당 조합원 최소출자금은 800유로이다. 최소출자금에 대
한 규정은 없고 현재 가장 많이 출자한 조합원이 4~5만 유로를 출자했다.
■ 잉여금 처리방식
① 잉여금 중 45%는 ‘비분할적립금’으로 일종의 공동자산이다. 평상시 사용 불가능
아흐들렌느 조합원이 일하고 있는 모습
34 일하는 여성 35여름•아흔다섯번째
하며 기업이 극도의 위기에 처했을 때만 사
용할 수 있다. 출자금 이탈 방지 및 재정 구
조 유지, 해산 시 다른 기업이나 지자체에
기여하자는 목적으로 공동자산을 형성한다.
② 45%는 조합원과 비조합원이 모두 포함
된 ‘노동자경영참여금’이다. 이는 협동조합
내에서 비조합원 노동자까지 경영참여를 보
장하기 위한 목적이다. ‘노동자경영참여금’
은 ‘기금형성’과 ‘계좌참여’ 방식으로 구분된
다. ‘기금형성’이란 노동자가 회사자본 형성
을 위해 재투자하는 것을 의미하고, ‘계좌참
여’는 노동자가 회사 내 계좌를 만들어 5년
동안 유지시킨 뒤 공동자본으로 둘지 개인
이 사유할지 결정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③ 10%는 조합원노동자인 출자자에게 배당
된다.
■ 의사결정구조
노동자조합원 1인과 외부조합원 1인이 포함된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이사회의
인원은 총 12명이다. 팀별로 일을 하기 때문에 최대한 각 팀에서 한명씩 이사가 나
올 수 있도록 안배한다.
■ 조합원의 조건
아흐들렌느의 조합원의 자격은 따로 없다. 또한 바로 정규직으로 취업할 수 없고
일정기간 동안은 단기근로 계약을 체결하고 그 후 정규직으로 되는 구조이다. 정규
직이 되면 정식 조합원이 된다. 아흐들렌느는 가입하려는 동기를 매우 중요하게 생
각하기 때문에 총회에서 왜 조합원이 되고자 하는지를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것으로 조합원 심사를 한다.
■ 매출규모
2012년 매출은 170만 유로로 한화로 계산하면 25억 정도이다.
■ 외부자원
레스토랑과 북카페를 건축 할 때 백만유로가 들었다. 이 중 약 40%가 대출이었
고, 나머지 60%는 광역 및 지방정부, 민간재단이라는 외부 펀드를 통해 자원을 조
달했다.
■ 조합원 교육
조합원 노동자는 10일 정도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그 내용은 기술 관
련한 부분별 세미나와 6월에 실시하는 연말정산 교육을 통해 부분별 작업정산과 경
영평가 및 정리를 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과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 및 회계교육,
테마별 교육 등 기업운영에 관한 교육프로그램이다. 또한 한 팀이 다른 팀 동료를
연수생으로 받아들여 일을 가르쳐주는 방식의 다중능력개발 및 다른 사람에 대한
개발 교육프로그램 등이다.
3. 사업의 원칙과 전략
■ 아흐들렌느의 주요 사업 원칙
원칙1. ‘양기르고 - 털깍고 - 양모상품 만들고 - 구매하는 고객’에 이르기까지
조합노동자뿐 아니라 지역민과의 관계를 위해 노력하고, 양모업자들과의 협약 등
연대의 정신으로 사업을 수행한다.
원칙2. 창출된 부를 동등하게 분배하는 것을 목적으로 ‘연대임금제’를 실시하여
40명에게 법정 최저임금(SMIC)인 1.200유로를 지급하고, 핵심적인 5명만 1,400
유로를 급여로 지급한다. 나머지 이윤은 사업에 재투자한다.
원칙3. 일자리 창출 외에도 독립적인 노동을 중시한다. 한 예로, 1990년대 말 일
본 사업가가 아흐들렌느와 의류생산 계약을 맺고 이를 일본으로 수출할 것을 제안
했다. 하지만 아흐들렌느는 이 제안을 거절했다. 만약 이 제안을 수용해 옷을 만들
면 고용은 확대되겠지만 대량생산으로 인해 사업의 위험성은 높아지게 되고, 조합
원 스스로 노동을 통제할 수 없어 일본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며 자기 활동에
대한 책임지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는 이유였다. 이 결정에 대해 조합원 모두 반발이
아흐들렌느 레스토랑의 외관 모습
36 일하는 여성 37여름•아흔다섯번째
『 지 역 개 발 노 동 자 협 동 조 합 A r d e l a i n e 』 의 교 훈
우리나라는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 제정과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되
면서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사회적연대경제’에 관심이 높아졌다. 그
러나 대부분은 매출이 얼마이고, 월급은 얼마인지 등 ‘돈’에 관심이 집중되며 자본
주의 경제를 따라가려고 하는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프랑스연수
중 지역개발노동자협동조합인 아흐들렌느의 역사가 더욱 중요하게 생각되었다.
아흐들렌느를 만든 6·8 혁명세대인 부부는 지역에 들어가 지역 문제를 이해하고,
지역 속에서 삶을 바라보며 지역공동체를 만들고자 하였다. 지역자원을 살피고 지
역의 일을 배우는 과정을 통해 주민들과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
1982년 7명으로 시작한 아흐들렌느는 현재 45명이 함께 일하고 있는 협동조합
으로 성장하며 지역안의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 또한 마을의 목장에서 키우고 있는
양의 털을 구매하여 지역의 자원을 활용했다. 또한 레저센터도 생겨나는 등 지역경
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지역자원을 이용한 박물관 등 사업영역의 확대로 매년 2만명 정도의 관광객이 쌩
삐에르빌을 방문하여 지역의 호텔과 레스토랑을 이용하고 물품을 구매하며 지역경
없었고, 이후 자신들이 어떻게 협동조합을 만들어 가야할지 그 원칙을 재 고민 하는
계기가 되었다.
■ 아흐들렌느의 지역개발 전략
아흐들렌느는 지역개발을 위해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방식이 아닌 사업을 다양
화 하는 전략을 세우고 ‘Local Food’ 레스토랑, 발효음식, 저장 음식을 개발하는 등
지역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사업들을 개발해 나갔다. 또한 ‘사람이 자원’이라는 생
각으로 옷 제조 작업장이 있는 발랑스(Valence Ville) 외곽에 텃밭을 만들어 노인
과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이곳에 아흐들렌느 주민 60여명을 조직하여
결사체(association)를 만들었다. 이들은 유기농 제품을 생산하며 소득을 올리는
것은 물론 일을 하며 자신감도 갖게 되었다. 이렇게 사람이 자원이라는 생각을 토대
로 사람을 개발하고, 사람을 발전시킬 수 있는 지역개발 전략을 수립하여 진행 중이
다.
■ 아흐들렌느 협동조합 운영방식
아흐들렌느의 노동방식은 팀제 이다. 5~6명이 한 팀을 구성하고 그 안에서 자체
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책임지는 방식이다. 또한 고객관리도 팀으로 운영한다. 고
객 및 물건 관리, 방문 가이드 등 순환근무로 아흐들렌느 안의 다양한 역할을 수행
하게 되는데 이로써 책임감을 갖고, 서로의 일을 이해하며 협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각 팀은 기획, 운영, 고객 관리 등 전반에 대한 책임을 지는 방식이고,
운영위원은 팀별 운영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아흐들렌느의 판매 정책은 직접 판매이다. 중개인이나 유통업자를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유통단계가 가격인상의 요인이 되고 물건
판매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직접 물건을 사고파는 행
위는 소비자와의 관계형성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이 과정이야 말로 기업을 지
키는 것이라고 생각 한다. 아흐들렌느는 ‘소비자는 파트너다’를 모토로 소비자를 직
접 대면하여 물건이 생산되는 전체 과정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활동을 스스로의
미션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 주문의 경우도 직접 제작과정을 지켜본 고객에 한해
서만 배달을 받을 수 있다.
아흐들렌느 양모직조기계
38 일하는 여성 39여름•아흔다섯번째
다. 긴 호흡을 가지고 사람을 조직해야 한다. 협동조합은 사람과 사람간의 신뢰에
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과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흐들렌느의 경우
지역자원을 활용하였고, 지역사람들의 욕구를 파악하였다. 지역과의 긴밀한 관계
맺음이 아흐들렌느의 성공을 이끌었다고 하겠다. 우리 돌봄협동조합 역시 지역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돌봄협동조합의 내실을 다지면서 지역과의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겠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다른 조직과의 연대도 소홀히 해서
는 안 된다. 연대를 통해 지역의 필요한 부분들을 채워나가는 그 과정이 필요하다.
사회적경제는 ‘돈’보다 같이 하는 사람과 환경, 문화, 마을 그리고 연대를 생각하는
휴먼경제 활동이기 때문이다.
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등 지역과 통합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아흐들렌느가 노동
자생산협동조합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아흐들렌느의 상품이 지역상품으로 홍보되
어 아흐들렌느가 쌩삐에르빌를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처럼 인식되어 있다. 아흐들
렌느가 지역의 이미지와 가치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쌩삐에르빌의
제르나리 비알 시장이 외부회의를 나가면 ‘아흐들렌느가 있는 쌩삐에르빌’로 소개
될 정도로 지역의 대표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프랑스의 시골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노인인구비율이 높다고 한다. “아흐
들렌느에 젊은 여성들이 일하고 있어 이들의 아이들이 다닐 탁아소, 유치원, 학교
도 필요했다.”고 말하는 쌩삐에르빌의 베르나리 비알 시장의 말처럼 작은 시골마을
에 아흐들렌느는 사람들을 모이게 했고, 이를 통해 이 지역의 지역의 노인과 젊은
층, 아동의 인구 비율이 균형을 찾았다.
지난 6월 29일 여성노동자회는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를 출범시켰다. 그리고
지역의 여성노동자회와 돌봄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부설기관들은 ‘돌봄협동조합’을
창립하거나 조직을 전환하고 있는 과정 중에 있다. 협동조합을 시작한 것이다.
시작의 걸음에 아흐들렌느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주고 있다. 그것은 긴 호흡
이다. 협동조합을 창립했다고 해서 단기간에 가시화되는 변화가 보이지 않을 것이
아흐들렌느의 표지판. 아흐들렌느의 사징인 양의 모습이 보인다.
40 일하는 여성 41여름•아흔다섯번째
근하고 있다 보니 시간제 일자리 정책이 나오고 있다.
일과 가정을 양립해야 하는 책임을 과중하게 지고 있는 여성이 임신·출산 과정
에서 경력단절을 경험하게 되고 다시 노동시장에 재진입 하면서 비정규직 중에서
도 노동조건이 가장 열악한 시간제 일자리를 택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외면한 결과
다.
특히 교육공무원법을 개정해 시간제 교사를 채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겠
다는 계획에 대해 전국여성노조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파업까지 고려하고 있는 학교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대책 없이, 시간제 일
자리를 확산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비 공 식 노 동 , 양 질 의 일 자 리 전 환 이 시 급
‘시간제 공무원’ 제도에서 시간제로 일하던 노동자가 전일제 근무자로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은 없다. 또한 노동강도는 노동시간이 짧아질수록 전일제 근무에 비해 몇
배 이상 높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시간제 노동자에게 정규직 대비 동일한 시간당
우리가 우려했던 박근혜 정부의 여성노동 관련 정책들이 벌써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6월 3일 ‘고용률 70% 로드맵(이하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
드맵의 핵심은 새로운 방식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다.
정부는 오는 2017년까지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해 새 일자리 238만 개를 만
들겠다면서, 이중 38.7%인 92만개를 시간제 일자리로 만들겠다고 한다. 공공부문
에서 먼저 시간제 일자리를 만든 뒤, 각종 인센티브를 통해 민간부문으로 확산시킨
다는 복안이다. 시간제 일자리는 여성고용률 확대를 위해 필요한 정책이라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밖에도 창업, 창직 활성화, 60세 이상 고용기회 제고, 스펙초월 시스템 정착,
서비스산업 선진화 등도 대책으로 내놓고 있다.
여 성 의 경 력 단 절 원 인 외 면 결 과
남성 고용률은 이미 70%를 넘기 때문에 고용률 70%를 만든다는 의미는 2013년
6월 현재 50% 미만인 여성 고용률을 높이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정부는 단순히 여
성노동력을 활용하고 국가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차원으로만 여성고용률 문제에 접
정부의‘고용률70%로드맵’을
비판한다
송 은 정 한국여성노동자회 노동정책부장
특 집 ❶
지난 6월 11일 진행된 고용률 달성에만 급급한 정부의 ‘고용률 70% 로드맵’ 규탄 기자회견
42 일하는 여성 43여름•아흔다섯번째
화’와 ‘가족친화제도를 모범적으로 시행하는 중소기업 대상 정부지원을 확대’한다
는 내용이 있긴 하다. 그러나 그 것뿐이다.
우리가 모든 노동자가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사회로 나가자고 하는 이유는 남성
과 여성의 수치적 평등을 위해서가 아니다. 여성이 가사노동을 남성 보다 많이 하고
있으니 남성이 가사노동을 더 해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두들 행복을 위해 일한다고 하지만 정작 가족과 함께 할 시
간이나 삶의 여유도 없이 삶의 질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행복하고 평등한 사회
로 가기 위해서 ‘일·가정’, 더 나아가 ‘일·생활’의 양립이 필요하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우선 정부가 구체적으로 로드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간
제 일자리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를 압박할 것이다. 시간제 일자리 문제를 알리기
위해 국회 토론회, 각종 기고 등 여론화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여성 일자리의 양
적 확대는 여성 일자리가 양질의 일자리가 될 때 당연히 뒤따를 수 있다. 우리는 여
성 일자리가 양질의 일자리가 될 수 있도록 성별 임금격차 해소, 고용불안 해소, 모
성권 확보를 위해 지금 보다 더 열심히 활동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강화시
키고 있는 ‘성역할 고정관념’에 맞서기 위해 더욱 깊은 고민과 장기적인 사업계획을
만들어 나가겠다.
임금을 준다 하더라도 그것은 양질의 일자리라고 보기 어렵다.
돌봄공동체 해드림 김경란 대표도 로드맵 관련 국회토론회에서 “사회서비스바우
처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들이 모두 시간제로 일하고 있는데, 올해 예산을 줄여 일
자리가 더욱 줄었다. 제대로 된 예산편성으로 사회복지서비스가 확대되고 돌봄노
동자들의 일자리와 노동조건이 개선되어야 하는데, 이런 사업은 방치한 채 불안정
한 일자리만 늘리려고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대표 이야기 대로 이미 많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고 있지만 고용률에 잡히
지 않는 비공식, 비정규적 성격의 여성 일자리를 ‘양질의 일자리’로 전환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
일 · 가 정 양 립 여 성 에 게 만 강 요
문제는 이 로드맵이 단순히 ‘시간제 일자리’ 문제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로드맵은 기본적으로 여성‘만’ 양육을 전담하면서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성별이분법적 관점을 내포하고 있다.
정부는 실제 이번 로드맵에서 ‘자동 육아휴직 관행’을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출산
전후휴가가 끝나는 동시에 육아휴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원하지 않을 경우에만 출
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을 별도로 신청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언뜻 보면 여성에게 유리한 정책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일가정 양립 정책은
여성이 노동시장에 더 많이 나와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 남성이 육아와 가정생활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여성에게 불리
하다.
남성도 당연히 사용할 수 있는 제도이지만, 남성은 육아휴직 사용자 중 2%에 불
과한 현실에서 ‘자동 육아휴직 관행’은 여성만 육아휴직을 사용해야 한다는 인식을
더욱 확산시킬 수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 여성노동자는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
할 수 밖에 없는 조치인 것이다.
로드맵이 발표된 이후 보수언론은 “시간제 여성노동자가 일찍 퇴근 해서 자녀들
을 돌볼 수 있는” 좋은 제도인 것처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물론 로드맵에서 일가정 양립 정책을 위해 ‘중소기업 가족 친화 인증 경영 활성
44 일하는 여성 45여름•아흔다섯번째
기사로 담기 위해 분주했다. 그렇다면 가사노동자들이 앞치마를 두르며 서울시 한
복판에서 춤사위를 벌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올해 2013년 6월 16일 국제 가사노동자의 날 첫 번째 제정된 날을 기념
하기 위하여 진행된 것으로 ‘이제 더 이상 파출부가 아님’을 알리고 정부에 ILO 협
약 비준을 촉구하기위해 치러진 행사였다. 국제 가사노동자의 날이란, 2011년 6월
16일 ILO(국제노동기구)2
제 100차 총회에서 ‘가사노동자 양질의 일자리 협약(189
호 협약)’3
채택을 기념하기 위하여 제정된 날이다.
양질의 일자리협약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 가사 노동자에 대한 노동3권 보
장 △ 알선업체의 사용자성 인정 △ 가사노동이 이뤄지는 사업장에 대한 근로감독
6.16 제1회 국제가사노동자의 날을 기념하여 한국여성노동자회와 전국가정관리사협회
등으로 구성된 돌봄연대에서는 6월 10일부터 6월 16일까지 ‘가사노동자 주간’으로 선정
하고 캠페인과 토론회를 진행했다. 그 내용을 「일하는 여성」 독자들께 전한다.<편집자 주>
“ 파 출 부 가 아 니 라 가 사 노 동 자 입 니 다 ”
- 돌봄연대 6.16 국제가사노동자의 날 기념 캠페인1
지난 6월 12일 한낮 서울시내 한복판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가사노동자들
이 한바탕 춤사위를 벌였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개사한 “우린 프로스타일”이란
노래에 맞춰 노란 앞치마를 입고 일사불란하게 춤사위를 펼쳤다. 지나가는 사람들
의 어리둥절한 모습, 기자들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가사노동자들의 주장을
곳곳에울려퍼진
가사노동자들의목소리
제1회 국제가사노동자주간 기념 행사
강 석 금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사무국장
특 집 ❷
지난 6월 12일 광화문에서 진행되었던 국제가사노동자의날 기념 캠페인의 모습
1 돌봄 연대는 한국여노, 전가협, 전실련, 한가노협, YWCA 등 17개 단체로 구성돼 돌봄노동자 법적 권리보호
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2 국제노동기구(ILO, 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의 설립 목적은 근로조건의 개선을 위한 국내
적, 국제적 노력을 기울이며, 결사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리고 논의 구조는 각국 정부,
각국 사용자대표, 각국 노동자대표들이 중심이며 한국은 1982년 제68차 국제노동기구 총회부터 옵서버로
참가했으며 1991년 12월 9일 정식으로 가입했다.
3 ILO는 2011년에 열린 100차 총회에서 △ 가사 노동자에 대한 노동3권 보장 △ 알선업체의 사용자성 인정
△ 가사노동이 이뤄지는 사업장에 대한 근로감독 등의 내용을 담은 가사 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협약
을 채택했다.
46 일하는 여성 47여름•아흔다섯번째
2011년 한국정부측도 ILO의 “가사노동자 양질의 일자리 협약”에 찬성표를 던졌
다. 그러나 2011년 이후 현재까지 3년이 흐르고 있지만 정부의 국회 비준 안 제시
및 국회에서의 ‘비준’논의 조차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정부 측에는 국회 비
준 안 제시를 국회에는 비준 안 촉구를 하기 위한 퍼포먼스 인 것이다. 여기에서 ‘비
준’이 갖는 의미와 절차를 보면, 정부가 국회에 비준 안을 제시하고 국회가 그 안에
대해 비준하게 되면 비로소 가사노동자가 노동자로서 국제적, 국내적 법적 지위를
실질적으로 가질 수 있는 1차적 조건이 되는 것이다. 정부의 비준 안이 국회에서 통
과되면 이것은 단순히 통과 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비준에 따른 책임과 의무가
정부에게 있기 때문이다. 현재 근로기준법 11조 ①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가사사용
인 적용제외 규정을 삭제해야 하며, 그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의 결과로 노동법의 노
동자성 인정이 되는 것이다. 만약 후속조치가 미비하거나 부실했을 경우 추가적으
로 후족조치의 요구를 ILO로부터 받게 되고 이것은 국제적 압력으로 작용하기 때
문에 정부로서도 나름대로 성실하게 임해야하는 조건이 따르는 것이다. ILO 추가
요구사항의 법적근거를 보면 제2조 1. 이 협약은 모든 가사근로자에게 적용된다. 2.
본 협약을 비준하는 회원국은 가장 대표적인 사용자 및 근로자 단체, 그리고 가사근
로자 및 가사근로자의 사용자를 대표하는 단체가 있는 경우 이들과 협의한 후 아래
의 근로자 전부 또는 일부를 적용 범위에서 제외할 수 있다. (가) 적어도 동등한 수
준의 보호가 다른 방법으로 제공되는 근로자 범주, (나) 중대한 성격의 특수한 문제
발생과 관련된 근로자의 제한된 범주, 3. 상기 항에서 부여한 가능성을 활용하는 각
회원국은 국제노동기구 헌장 제22조에 따른 협약 적용에 관한 최초보고서에, 제외
되는 특정 근로자 범주 및 그러한 제외의 이유를 명시하고, 후속보고서에 해당 근로
자에게 협약의 적용을 확대할 목적으로 이미 취한 조치는 구체적으로 서술한다.5
따라서 이것은 현재 돌봄 연대가 강조하고 있는 ‘가사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권을 위
한 논의 창구 개설 요청’과 가사 노동자에 대한 실태조사 요청의 법적 토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날 행사는 이제는 가사노동자들도 더 이상 허드렛일 담당자가 아닌 전문
직업인 으로서 이 사회 운영의 한 축으로서 위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당당한 자기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렇듯 ILO에서 채택한 양질의 일자리 협약이 가사노동자들에게 갖는 가장 커다
란 의미는 협약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듯 ‘가사노동자의 노동자성 획득’이다. 협약
제1조 “가사노동은 하나 혹은 여러 가구 내에서, 혹은 하나 혹은 여러 가구를 위해
수행하는 근로를 말하며 ‘가사노동자’란 직업으로서 고용관계를 갖고 가사 노동을
하는 사람들을 뜻함”이라고 규정되어 있다. 즉 가사노동자도 이제는 노동3권이 보
장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에 따른 구체적인 제도개선 마련에 노력해야함을 요구하
고 있다. 이 채택에 기준하여 “가사도우미·베이비시터·정원사·요리사 등 가사노동
자들은 최소한 하루 이상의 정기휴일 보장, 산재발생 시 보상절차, 노조결성 등 노
동기본권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으며 또한 고용인이 가사 노동자를 고용할 경우
일반 노동자와 같이 급여·노동조건·노동시간 등을 명시한 계약서를 반드시 작성하
도록 하여, 가사노동자가 법적으로 최소한의 보호”4
은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가사노동자들은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그림자로 살아왔다. 그리
고 가사노동자들 대부분은 중·장년 취약계층, 여성들이 많고 여성가장인 경우와 남
편이 있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현실은 매우 냉혹하여 고객으로부터 무시 당 할 때도 많고 임금을
떼 일 때도 많다. 어떤 한 관리사의 경우 5년 넘게 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했지
만 하루아침에 “출근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고 허탈해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듯
가사노동자들은 열심히 노동하며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해 살지만, 임금을 떼여도
갑자기 일자리를 잃어도 어디에 하소연 할 곳 없었다. 이런 가사노동자들의 고통에
종지부를 찍을 최소한의 조건이 마련된 것이고 국제적 기구를 통해 결정된 내용임
으로 각 국가가 가사 노동자를 노동자로 인정하겠다는 것을 문서로 남긴 것이다. 이
것은 수 백 년, 수 십 년 가사노동에 종사해 왔던 이름 없는 ‘가사노동자’들의 힘겨
운 노동의 결실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ILO의 양질의 일자리 협약 채택은 가사노동
자와 가사노동이 비로소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 실체를 드러내는 결과를 만들었다.
이날 행사는 ILO 협약 찬성에 따른 국내의 법적 절차가 이루어지는 ‘비준’과 비
준이후 후속조치가 진행되지 않은 것에 대한 항의 퍼포먼스이기도 했다.
4 [출처] ILO 가사노동일자리협약(2011.6월 채택) | 작성자 이종수 노무사 http://bellife.blog.me 5 [출처] ILO 가사노동일자리협약(2011.6월 채택) | 작성자 이종수노무사 http://bellife.blog.me/185148019
48 일하는 여성 49여름•아흔다섯번째
이날 진행된 국제가사노동자의날 기념 퍼포먼스는 역사의 과정을 거쳐 오며 당
당한 노동자로 성장하고 있는 여성들이 정부에 대해 실질적인 제도개선 요구를 촉
구했던 것이다. 국회는 조속히 ILO협약을 비준해야 할 것이다.
“ 가 사 노 동 자 법 적 보 호 위 한 사 회 적 대 화 기 구 만 들 자 ”
- 가사노동자 보호입법 로드맵을 위한 타운홀미팅
6월 16일 국제 가사노동자의 날을 기념한 행사는 거리캠페인 뿐만 아니라 토론
회도 있었다.
‘돌봄노동자 법적보호를 위한 연대(돌봄연대)’는 6월 14일 은수미 의원실과 공동
으로 국회에서 ‘가사노동자 보호입법 로드맵을 위한 타운홀미팅’을 열었다.
이에 앞서 한국여성노동자회, 전국가정관리사협회, 한국가사노동자협회,
YWCA,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이날 토론회에 앞서 가사노동자의 법적보호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여러차례 회의를 가졌으며, 이날 토론회에서 그간 논의를 발
표했다.
특히 이날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전가협 수도권 회원들이 많이 참석해 토론 열
기를 뜨겁게 하기도 했다.
ILO 189호 협약이 채택되면서 가사노동자 노동권 문제가 이슈화되기도 했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근로기준법에서 ‘가사사용인 적용제외’ 규정이 버젓이 살아있다.
우리나라 현행법상으로는 가사노동자는 노동자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사노동자의 노동자성을 확보하기 위한 우선순위는 근로기준법
상 ‘가사사용인 적용제외’ 규정을 삭제해야 한다. 그러나 개인가정에서 시간제로 근
무하는 가사노동자의 특성상 노동관계법 적용을 어떻게 할지는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실제 얼마 전 김춘진 국회의원은 근로기준법 개정을 전제하지 않고 가사
노동자 관련 특별법을 추진하기도 했다. 가사노동자 보호방안에 대한 여러 가지 방
안이 혼재돼 논의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또한 가사노동자에게 노동관계법을 적용할 경우 서비스요금이 상승할 수도 있어
가사서비스 수요와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민간 직업소개소, 사
회적 기업 등 단체, 개인 소개 등 다양한 알선체계도 노동법 적용을 어떻게 할 것인
선언이다.
그동안 가사노동자들은 식모에서 파출부에 이르기 까지 ‘허드렛일 담당자’로 인
식되어 왔다. 그러나 현재 가사노동자들은 그 이미지와 역할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
키고 있으며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노동에 대한 의미를 확장시켜 내고 있다.
사실얼마 전 까지 가사노동자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가족, 친구들에게 알리
는 것을 꺼렸었다. 이유는 “창피해서”라는 것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일하는 장
소가 어디든 자신이 당당하게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데 왜 이일이
부끄러운 일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가사노동자들의
이러한 질문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을까?
60년대부터 90년 대 식모에서 파출부에 이르기 까지 무수한 많은 이름 없는 가
사노동자들이 맞아죽거나 혹은 굶어죽고 때로는 소처럼 일하면서 자신의 삶을 개
척하는 과정6
을 거쳤고 그 과정이 가사노동과 가사 노동자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
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은 그저 힘겨운 노동, 어쩔 수 없이 하는 노동에
서 벗어나 노동에 자기 삶을 체화시켜 또 다른 자신으로 거듭나는 기회로 만들어 가
고 있다.
또 다른 측면은 IMF 이후 경제적 어려움이 취약가정에 깊숙이 파고들면서 나타
났다. IMF가 사람들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취약계층
중, 장년 여성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량실업과 해고, 실직자들이 급격하게 증가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학력 중, 장년 여성들의 일자리 찾기란 쉽지 않았다. 그 쉽지
않은 틈사이로 가사노동 일자리가 존재한 것이며 이것은 어쩌면 한 줄기 빛이었을
지 모르겠다. 즉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노동이 있고 그것이 다행스럽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기에 그것에 감사하며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수행했기 때문이다. 그리
고 그 과정은 단순히 힘겹고 허드렛일을 해결하는 힘겨운 노동이 아닌 고객과의 관
계, 동료와의 대화 그리고 가사노동을 중심으로 한 사회를 이해하면서 점차 당당한
가사노동자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6 구정이 다가와도 고향집에 가지 못하는 식모살이를 비관하고 처녀가 음독자살을 하였다. 고향은 경남 충무
시에 둔 이정자(22)양은 평소 불우한 신세를 비관타가 구정에 갑자기 고향이 그리운 22일 2시 30분 서울
묵종동1의2호 주인 정화선씨 집에서 청산가리를 먹고 신음 중 병원에 가다가 차속에서 절명했다(조선일보
1961. 02. 14).
50 일하는 여성 51여름•아흔다섯번째
지 고민스럽게 하는 대목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표한 내용은 대략 몇 가지 합의내용이다. 공익적 알선기관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 사회보험 부담금 등에 대한 정부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등이
다. 특히 정책방향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이해당사자간의 더 많은 토론이 필요하기
때문에 노동자(전가협 등), 사용자(소비자단체), 정부(노동부), 기타(직업소개소 단
체, 시민단체)로 구성된 사회적 대화기구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날 토
론자로 참석한 노동부 관계자는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수준의 답변만 했을 뿐이
다.
이밖에도 이날 토론회에서는 건설노동자의 퇴직공제회 사례를 살펴봤으며, 아이
쿱구로생협 조합원이 이용자가 생각하는 가사노동자 보호방안에 대해서도 들었다.
마지막으로, 토론자로 나온 아이쿱구로생협 권신윤 조합원의 말이 계속 맴돈다.
“돌봄노동을 전통적 의미로 여성의 노동으로 생각하는 한, 새로운 변화는 쉽지
않다. 가족구조의 변화, 전통적 가족의 해체라는 사회변화에 따른 요구로 돌봄노동
의 영역을 새롭게 해석하고 새로운 관계, 새로운 기준으로 재해석하고 새로운 시스
템을 구축해야 한다.”
우리가 고민하고 실천해 나아가야 할 일이 아직은 많은 것 같다.
지난 6월 14일 국회 의회원회에서 진행된 ‘가사노동자 보호입법 로드맵을 위한 타운홀미팅’
‘70만개 일자리 창출’이라는 고용문제 해결안을 들고 나온 정부가 그 방법 중 하
나로 좋은 시간제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등록금이라도
건지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할지라도 원하는 일자리가 아니면 취업을 안 하고
있는 청년들에 비해 고용률을 손쉽게 높일 수 있는 것이 여성들인데, 여성들의 상당
수가 결혼과 육아 문제로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기에 이들에게 가사나 육아와
병행할 수 있는 시간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어릴 동안 하루에 4~6시간만 일하고 적정한 임금과 각종 복리혜택을
받으며 경력을 이어가다가 아이들이 크면 바로 전일제 일자리로 다시 복귀할 수 있
는 좋은 일자리! 어쩌면 많은 여성들이 꼭 육아가 아니더라고 부모님들을 돌보기 위
해, 아니면 자신의 개발을 위해 이러한 좋은 시간제 일자리를 좋아하고 필요로 할
거라고 생각한다. 비단 여성만이겠는가? 최근 아빠들의 가정에서의 역할에 대한 관
심이 높아지면서 아이들이 어릴 때 많은 것을 같이 나누기 위해 상당수의 남성들도
이러한 좋은 시간제 일자리를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가 바라는 일자리가 꼭 ‘좋은 시간제 일자리’일까? 우선, 좋은
시간제 일자리라도 처음부터 시간제로 만들어진 일자리가 일하는 사람들이 전일제
로 바꾸기를 원한다고 해서 전일제 일자리로 전환되는 것이 쉬울까? 그렇지 않다면
좋은 시간제 일자리에서 전일제 일자리로 바꾸려면 다시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데,
이는 또한 경력 단절로 이어질 뿐 아니라, 좋은 전일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상
황에서 한번 시간제 일자리에서 일하게 되면 원하지 않더라도 시간제 일자리에 머
물러 있을 수밖에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칼 럼
좋은시간제일자리?
김 혜 진 한국여성노동자회 자문위원 / 세종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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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여성95

  • 1. 구로삶터지역자활센터 : Tel.02-856-0516 kurolife@hanmail.net Fax.02-856-0544 서울시 구로구 구로본동 409-54 (우:152-853) 부천나눔지역자활센터 : Tel.032-323-9946~8 bc9946@hanmail.net Fax.032-323-9949 부천시 원미구 중동 1132번지 부천농협 4층 (우:420-852) 안산양지지역자활센터 : Tel.031-493-9844~5 asyj9844@naver.com Fax.031-493-9843 안산시 원곡동 758번지 안산여성근로자복지센터 (우:425-845) 인천부평지역자활센터 : Tel.032-525-1982 buja1982@hanmail.net Fax.032-525-1052 인천시 부평구 부개3동 499-6번지 재활용센터 2층 (우:403-103) 광주서구지역자활센터 : Tel.062-351-3029 gwdoum@hanmail.net Fax.062-351-3026 광주시 서구 양3동 456-120번지 3층 (우:502-826) 마산희망지역자활센터 : Tel.055-247-7045 hpjahwal@hanmail.net Fax.055-247-7068 마산시 남성동 151-5번지 3층 (우:634-450) 부산북구지역자활센터 : Tel.051-341-9841 gupostation@hanmail.net Fax.051-341-9843 부산시 북구 덕천1동 389-1 광명빌딩 4층 (우:616-821) 부산동래여성인력개발센터 : Tel.051-503-7268 wwhouse@empal.com Fax.051-505-7151 부산시 동래구 온천3동 1442-1 (우:607-063) 구로여성인력개발센터 : Tel.02-867-4456~8 kuro-1998@hanmail.net Fax.02-867-4459 서울시 구로구 구로5동 110-1 희훈타워빌 2층 (우:152-055) 광주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 Tel.1577-2919 kjwomen3@hanmail.net Fax.062-385-3028 광주시 광산구 우산동 1577-1 빛고을국민체육센터 1층 (우:506-813) 서울시 직장맘지원센터 : Tel.02-332-7171 workingmom@hanmail.net Fax.02-335-1070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51-28 2층 (우:121-837) 서울시남부여성발전센터 : Tel.02-802-0922 nambu@seoulwomen.or.kr Fax.02-891-4017 서울시 금천구 시흥동 139-2 (우:153-030) 2013•여름•아흔다섯번째일하는여성 서울여성노동자회 인천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노동자회 마창여성노동자회 부 산 여 성 회 전북여성노동자회 안산여성노동자회 부천여성노동자회 대구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노동자회 경주여성노동자회 여성노동자회 지역자활센터 부설센터 기획 함께 살자! 협동조합으로, 실천하자! 협동과 나눔 - 6월 29일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출범 뜨거운 협동조합 출범식, 함께 어깨 걸고 -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출범식에 참가하고서 첫 발을 내딛은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박명숙 협의회장을 만나다 돌봄을 협동조합으로 디자인하다! - 돌봄협동조합을 출범한 지역들의 이야기 사회적경제 그 뿌리를 찾아서 - 프랑스 Ardelaine 지역협동조합을 다녀와서 일하는 여성2013•여름•아흔다섯번째 일 하 는 여 성 들 이 함 께 만 드 는 희 망 찬 세 상 www.kwwnet.org (사)한국여성노동자회 계간지 「일하는여성」 통권 제95호 한국여성노동자회 : Tel.02-325-6822 kwwa@hanmail.net Fax.02-325-6839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51-28 3층 (우:121-837) 서울여성노동자회 : Tel.02-3141-3011 equaline@hanmail.net Fax.02-3141-3022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51-28 5층 (우:121-837) 인천여성노동자회 : Tel.032-524-8830~2 iwomenworker@hanmail.net Fax.032-506-5131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182-223 3층 (우:403-130) 광주여성노동자회 : Tel.062-361-3029 kjwomen2@hanmail.net Fax.062-361-3027 광주시 서구 농성동 624-15 문정회관 5층 (우:502-200)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 Tel.055-261-5362 mcwl5050@hanmail.net Fax.055-266-0816 창원시 상남동 73-5 경창상가 5층 (우:641-831) 부산여성회 : Tel.051-504-6638 busanwomen@empal.com Fax.051-503-6649 부산시 동래구 온천3동 1441-1번지 다이테크 별관 3층 (우:607-836) 전북여성노동자회 : Tel.063-286-1633 jwunion1633@hanmail.net Fax.063-283-1633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1가 422-2번지 2층 (우:560-843) 안산여성노동자회 : Tel.031-495-6844 awwc21@hanmail.net Fax.031-495-6846 안산시 원곡동 758번지 안산여성근로자복지센터 내 (우:425-845) 부천여성노동자회 : Tel.032-324-5815 pwwa21@hanmail.net Fax.032-321-1815 부천시 원미구 중동 1144-4 현해탑빌딩 704호 (우:420-852) 대구여성노동자회 : Tel.053-428-6338 dgwwo@hanmail.net Fax.053-423-8287 대구시 중구 종로 2가 25-1 4층 (우:700-192) 수원여성노동자회 : Tel.031-246-2080 swwa@hanmail.net Fax.031-225-2060 수원시 권선구 권선로 768 수원시휴먼서비스센터 2층 (우:441-826) 경주여성노동자회 : Tel.054-744-9071 kjwwo@hanmail.net Fax.054-744-9072 경주시 황성동 262-16 대원태권도 1층 (우:780-953)
  • 2. 일하는여성 통권 제95호(계간지/회원용) 발행일 2013년 8월 9일 발행인 정문자 편집위원 김지혜 발행처 한국여성노동자회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351-28 3층 Tel.02-325-6822 Fax.02-325-6839 기획 04 함께 살자! 협동조합으로, 실천하자! 협동과 나눔 09 뜨거운 협동조합 출범식, 함께 어깨 걸고 12 첫 발을 내딛은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박명숙 협의회장을 만나다 22 돌봄을 협동조합으로 디자인하다! 30 사회적경제 그 뿌리를 찾아서 특집 40 정부의 ‘고용률 70% 로드맵’을 비판 한다 44 곳곳에 울려퍼진 가사노동자들의 목소리 51 칼럼 : 좋은 시간제 일자리? 54 평등의전화 : 사업주의 허위 4대보험 소급 상실신고를 바로잡다! 현장의 이모저모 58 자존심이자 치유의 공간인 일터로 돌아가고 싶다 61 비정규직 정규직화, 연대의 힘이 희망입니다 64 지적장애여성에 대한 끊임없는 성폭력, 이들의 인권침해에 관심이 필요하다 더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69 골라골라! 희망나눔공제회 나눔장터에 놀러오세요 71 문화와 예술이 문안하는 산호여인숙 게스트하우스 76 시선 : 진보여성운동가들의 삶의 기록, 그 첫 삽을 뜨다 여노가 뛴다 82 대구여성노동자회 고용평등 상담실 간판을 내걸다 84 서울시남부여성발전센터가 여러분과 다시 시작합니다! 86 여성노동자회 소식 표지설명 지난 6월 29일 진행된 한국돌 봄협동조합협의회 출범식에서 대구여성노동자회가 지역공연 을 펼치고 있다. 22 40 76 일하는 여성2013•여름•아흔다섯번째 일 하 는 여 성 들 이 함 께 만 드 는 희 망 찬 세 상 www.kwwnet.org 49일. 올해장마기간이다. 지난6월17일시작된장마가8월4일끝이났다. 중부지방상공을뒤덮은비구름은 때로는후덥지근하게,때로는세차게,때로는더위를가시게 그렇게지루하게비를뿌려댔다. 비끝에우릴기다리는것인무엇인지알면서도 내리쬘여름의태양을그리워했으니 길고길었던장마가우리삶에미쳤던불편함은이루말할수없다. 743일. 여성노동자회가돌봄협동조합을만들기위해노력에노력을더한기간이다. 2011년6월에본격적인논의를시작해2013년6월29일까지 때로는좌절로,때로는치열한토론으로,때로는열망과희망으로 그렇게돌봄협동조합을만들기위한준비의단계를밟아 마침내‘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를출범시켰다. 이번 「일하는여성」95호는 여성노동자운동의또한번새로운모험이될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관련내용을많이다뤘다. 협동조합을만들어나가고있는돌봄노동자들의열의뿐아니라 「일하는여성」독자들을포함한많은이들의관심과애정도필요로하고 공동체를회복해나가는일은우리모두가함께만들어가야할미래이기때문이다.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가걸어나가는그길에많은격려와지지를보내주시기바란다.
  • 3. 05 일하는 여성 06여름•아흔다섯번째 합으로 묶어내 사회적으로 무시당했던 돌봄노동자들의 권익을 향상시키고, 돌봄서 비스 공공성을 강화하며 협동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대회사에서 밝 혔다. 이어 민주당 남윤인순 국회의원의 축사가 이어졌다. “요새 사회적 화두가 돌봄과 협동조합이다. 여노회가 이 화두에 부합하는 돌봄으로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여노 회 출신으로 앞으로도 여노회의 돌봄협동조합에 많은 관심 갖겠다. 출범을 축하한 다.”는 축하의 말을 전했다. 바로 민주당 김상희 국회의원, 한국협동사회경제연대회의 김홍일 공동대표, 성 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젠더센터 허성우 센터장의 연대사가 진행되었다. 서울, 부천을 포함 해 10개의 지역에서 각각 협동조합에 대한 기대를 천에 담아 하나로 엮어낸 협동조합 걸개현수막이 입장하는 것으로 ‘동참마당’이 열렸다. ‘연대 하는 협동조합’, ‘혼자는 안돼! 함께해요. 협동조합’ 등 지역의 조합원과 참여자들이 준비해 온 노래와 율동이 무대 위에 펼쳐졌다. 너, 나 없이 주인 되어 협동하고 동참 하는 협동조합의 정신을 무대에 그대로 풀어내며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출범을 자축하였다. 마지막으로 ‘합심마당’이 펼쳐졌다. ‘동참하는 여성이 아름답다’라는 주제로 대동 「일하는 여성」 95호에는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출범에 맞춰 여성노동자회에서 진행하 고 있는 돌봄협동조합에 대한 기획기사를 다뤘다. 기획❶은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출 범식의 모습을, 기획❷는 출범식에 참여했던 조합원의 소감을 들어보았다.<편집자 주>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가 그 첫 발을 내딛었다. 지난 6월 29일 복사골문화센터에서 김금옥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의 사회 로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의 출범식이 진행된 것이다. 한국여성노동자회를 주축 으로 11개 지역의 여성노동자회는 지역자활센터, 전국가정관리사협회 등 돌봄사업 을 하는 경제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이 공동체들이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거나 새 롭게 협동조합창립을 준비하면서 이들을 엮어낼 하나의 조직이 필요하게 된 것이 다. 지역에서 준비한 댄스공연을 시작으로 출범식 ‘협동마당’ 막이 올랐다. 이어 정문 자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가 단상에 올랐다.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과 저소득·취 약계층의 사회서비스 지원을 위해 돌봄사업을 해왔다. 그러나 돌봄사업의 조직 형 태도 다양하고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어 어려운 점들이 많았다. 이 조직들을 협동조 함께살자! 협동조합으로, 실천하자! 협동과나눔 6월 29일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출범 김 지 혜 한국여성노동자회 선전홍보부장 기 획 ❶ 11개 지역의 돌봄노동자들의 협동조합에 대한 소망을 적은 걸개현수막.
  • 4. 07 일하는 여성 08여름•아흔다섯번째 마당이 펼쳐진 것이다.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자리에 부탁되어 있던 흰 끈을 앞, 뒤 사람과 묶어 하나의 끈이 되게 한 후 무대 위에 달려 있던 네 개의 박과 연결하였다. 문화공작소 ‘세움’의 사물놀이에 맞춰 하나로 묶은 끈으로 뱃놀이를 하며 출범식을 축하하는 흥겨운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었다. 하나로 연결된 끈을 모두 같이 당기면 서 협동조합 박을 터트리는 것으로 이날 출범식은 마무리 되었다. 6월 29일 출범한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는 앞으로 협동조합설립 및 운영지원, 조합원 교육 및 협동조합관련 정보제공, 조합원 권리보호사업, 정책활동 및 제도개 선 사업, 협동조합협력 및 연대활동 등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또한 임원으로 선출 된 박명숙 협의회장(부평지역자활센터 센터장), 이태숙 부협의회장(손길 사회적협 동조합 이사장), 윤혜연 부협의회장(전국가정관리사협회 협회장), 김경란 감사(해 드림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가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를 이끌어 나가게 된다.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출범을 기념하며 진행한 협동조합사행시 공모전 수상자들의 모습. 한 국 돌 봄 협 동 조 합 협 의 회 출 범 선 언 문 현재 우리사회는 낮은 여성경제활동참가율, 높은 여성비정규직 비율, OECD 1 위의 성별 임금격차로 여성노동자들의 삶은 고달프다. 이로 인해 우리 사회의 노 동시장은 양극화 되어 있고 여성의 빈곤화가 심화되고 있다. 취약계층에게 필요 한 사회서비스는 제도화되어 양적으로 확대되었지만 민간에 맡겨져 돌봄노동자 들의 근로조건은 열악해지고 서비스 질은 나빠지고 있다. 또한 2011년 ILO에서 가사노동자 양질의 일자리 협약을 체결했지만 우리나라는 비준도 하지 않고 노동 자로 인정을 받지 못해 공식과 비공식의 돌봄 일자리가 좋은 일자리가 되고 있지 못하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7개 지부의 지역자활센터에서 취약계층 사회서비스 제공 을 위해 돌봄 자활기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2004년 중장년 여성의 안정된 일자리 와 공익적 공동체 모델로 ‘전국가정관리사협회’(이하 전가협)를 발족하였고 여성 노동자회 보육사업단은 사회적기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법적 지위가 없는 임의 조직과 자활기업, 공동체에 맞지 않는 주식회사 등으로 불안한 형태의 돌봄 사업단은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또한 돌봄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불안정한 일자리, 낮은 소득, 4대 보험 미적용으로 노동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에 한국여성노동자회는 2012년 12월부터 시행된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라 돌봄 사업단을 사람 중심의 돌봄이 되게 하고 공동체다운 운영을 위해 협동조합 으로 전환하기로 하였다. 지금까지의 경험과 실천을 토대로 전국에 분산되어 있 는 돌봄사업단을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고, 하나로 엮어 돌봄 노동자들의 권익 향 상과 공동체성 강화를 위해 전국조직인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를 출범한다. 지금 우리사회는 무상보육, 장기요양보험, 사회서비스 바우처 사업의 실시로 보 편적 복지가 확대 되었다. 돌봄서비스가 제대로 된 보편적 복지가 되기 위해서는 돌봄의 공공성이 강화되어야 하고 돌봄 노동자의 일자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뿐 만 아니라 가사노동이 양질의 일자리가 되기 위해서는 ILO 협약을 비준해야 하며
  • 5. 09 일하는 여성 010여름•아흔다섯번째 장마철 시작 즈음에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는 그 첫발을 내딛었다. 여성노동 자회 돌봄사업단을 협동조합으로 묶어 돌봄노동자들의 권익향상과 공동체성 강화, 돌봄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한국여성노동자회 부설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가 출 범한 것이다. 출범식 전에 협동조합이 이미 꾸려진 지부도 있고, 준비단계에 있는 지부도 있었지만 돌봄노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주체적 역량을 확인하고 협동조합 으로 가기 위한 마음을 다짐한다는 데 출범식은 큰 의미가 있었다.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출범에 맞춰 전북지부도 축하공연을 준비했었다. 애초 에 우리는 ‘젠틀맨’을 개사하여 군무를 출 생각이었다. 그러나 완성도 부족으로 협 동조합에 임하는 전북여성노동자회의 다짐은 구호로 준비해 외치는 것으로 결정하 고 준비했다 우리가 준비한 구호는, ‘개인과 나라의 발전을 위하여! 만들자 협동조합! 당당하게! 신나게! 멋지게! 협력이 힘이다. 전북지부~함께 가보세 협동조합으로!’ 였다. 무대에 올라 객석을 꽉 채운 우리들을 보니 가슴이 설레기도 하고 벅차기도 했다. 그래서 어떻게 구호를 하고 내려왔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벅참은 자리로 돌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을 개정해야 한다. 우리는 협동조합 설립을 지원하고 돌봄노동자들의 권리 보호와 돌봄노동에 대 한 법·제도 개선 활동을 통해 양질의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며 돌봄일자리를 괜찮 은 일자리가 되도록 한다. 이로 인해 저소득 여성과 중·장년 여성에게 좋은 일자 리를 제공하며 돌봄의 사회화와 공공성 강화에 기여할 것이다. 나아가 일하는 여 성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지원을 촉구함으로써 일하는 여성의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활동도 함께 펼쳐 나갈 것이다. 이제 흩어져 있던 돌봄 사업단을 전국조직으로 묶어 협동조합 정신과 철학에 맞게 협동과 나눔을 실천하며 공동 운영과 경제적 자립으로 당당한 돌봄노동자로 살아가기 위해 다음과 같이 활동할 것이다. 1.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주인은 협동조합 조합원이다. 우리 조합원들은 협동 조합으로 민주적인 운영과 협동의 정신으로 스스로의 책임감을 높인다. 이와 동시에 사회적 지지와 지원을 바탕으로 경제적인 자립을 꾀하는 경제공동체운 동을 전개할 것이다. 2.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는 돌봄노동자들의 근로조건 향상과 인권 보장, 사회 적 인식 개선 활동을 통해 돌봄노동을 괜찮은 일자리로 되게 하기 위해 실천할 것이다. 또한 중·장년 여성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3.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는 ‘돌봄노동자’라는 직업적 자긍심을 갖고 전문 직업 인이라는 인식을 갖는다. 되기 위해 노력한다. 동시에 당당한 주인으로 함께 참여하고 함께 운영하는 협동과 나눔의 공동체 문화를 실천할 것이다. 4.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는 일하는 여성의 일·가정양립을 위해 여성의 가사노 동과 돌봄노동에 대한 사회적 지원을 촉구한다. 더불어 돌봄의 공공성 강화를 통해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는 정책을 촉구해 나갈 것이다. 2013. 6. 29 한국여성노동자회 부설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뜨거운협동조합출범식, 함께어깨걸고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출범식에 참가하고서 고 미 희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전북지부장 기 획 ❷
  • 6. 10 일하는 여성 11여름•아흔다섯번째 아와 앉아서도 한동안 지속되었다.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출범식은 총 4부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1부 협동의 순서에서는 멋진 개막공연과 축하영상이 상영되었다. 외부사람들과 지역의 각 조직들이 준비한 영상들이었다. 특히 기억되는 것은 협동의 메시지를 담 은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지역들의 축하 영상이었다. 그렇게 준비한 지역들의 노력 이 참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대회사를 하던 정문자 대표의 목소리 또한 인상적이었 다. 한층 격양된 목소리로 이 출범식이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그 과정을 설명했 다. 상징의식의 순서에서는 각 12개지부의 마음과 목소리를 담은 걸개그림이 참석 한 이들의 손을 거쳐 무대 앞으로 옮겨졌다. 우리의 소망을 담은 현수막이 우리의 손을 거쳐 앞으로 전달되고, 무대 앞에 걸리는 것을 보니 가슴이 뭉클해지고 돌봄협 동조합을 잘 꾸려나야겠다는 각오도 새롭게 할 수 있었다. 2부의 동참에서는 각 지부에서 준비한 축하공연이 있었다. “희망걸음, 힘찬연대, 협동조합”을 들고 나온 대구의 공연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부천나눔에서 준비한 각설이타령에서는 바바리우먼의 쇼킹한 퍼포먼스로 모든 관 중을 웃음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독도는 우리 땅”과 안산의 “혼자는 안돼!! 함께 해요 협동조합”은 전문적인 매스게임 같아 초등학교, 중학교 때 했던 매스게임을 연상하게 했다. 3부 조직에서 협동조합 4행시 공모전에서는 당선된 당선작 발표와 시상이 이어 졌다. 으뜸상은 “협동조합은 `나`와 `우리`의 동반성장을 위한 조직입니다. 합시다. 협 동조합!”을 출품한 회원이 으뜸상을 수상하고 상금을 받는 영광을 누렸다. 부천복 사골문화센터 아트홀에서 1시간 반가량 진행되는 내내 ‘나’와 ‘우리’를 동반 성장하 게 만드는 길은 탄탄한 협동조합의 출범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4부 합심에서 출범식의 꽃이었던 대동놀이가 진행되었다. 풍물패의 장단과 함께 했던 모든 참석자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공동체가 되는 경험을 했다. 서로의 굳은 의 지는 한여름 낮의 분위기를 한껏 달구었다. 새롭게 출범한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가 돌봄노동자들의 권리보호와 근로조 건 향상에 더욱 힘써주길 바란다. 법·제도 개선 활동을 통해 돌봄일자리가 괜찮은 일자리가 될 수 있게 하는 일에 앞장서길 바란다. 또한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라 는 이름에 걸맞게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세우는 협동조합의 협의체로 협동사회경 제 활성화에 기여하기를 기도해본다.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출범식에 참여한 돌봄노동자들과 함께 ‘협동조합’박을 터트리는 퍼포먼스 후 그 여흥을 함께 나누고 있다.
  • 7. 12 일하는 여성 13여름•아흔다섯번째 기획❸은 한국돌봄협동조합 박명숙 협의회장과의 인터뷰로 구성하였다. 한국돌봄협동조 합협의회가 출범하면서 박명숙 부평지역자활센터 관장이 협의회장으로 선출되었다. 여성 노동자회가 어떤 고민을 가지고 돌봄협동조합을 준비하고 마침내 출범하게 되었는지 또 앞으로 어떤 목적과 방향을 가지고 활동을 전개해 나갈지 박명숙 협의회장께 들었다. <편집자 주> 인 터 뷰 에 들 어 가 면 서 김 지 혜 지난 6월 29일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가 출범하였다. 출범식을 마치고 난 다음인데 소감이 어떠신지 듣고 싶다. 박 명 숙 출범식 내내 가슴이 벅찼다. 여성노동자회(이하 여노)나 자활센터장들은 돌봄노동를 협동조합으로 조직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돌봄노동에 종사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협동조합에 대한 필요성에 의문을 가졌다. ‘우리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또는 ‘왜 우리가 협동조합을 해야 하 지?’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과 협동조합에 대한 필요성을 이야 기 하고 교육도 하며 오늘까지 왔다. 그 결과로 한국돌봄협동 조합협의회가 출범하니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그날 450여명이 참여했다. 출 범식 1주일을 남겨둔 시점에서 참가희망자가 예상했던 인원을 훨씬 웃돌아 장소를 급하게 변 경하기도 했다. 여노에 소속되 어 있는 돌봄노동자의 숫자가 1,100여명에 이르니 거의 절반 가까이 참여한 것이다. 출범식이 진행되는 내내 웃고 흥겨워하는 모습들 을 보니 돌봄협동조합을 만들어 나가는데 자신감을 좀 심어준 것 같단 생 각이 들었다. ‘협동조합, 어려운 것이 아닌 우리가 함께 차근차근 만들어 가면 되는 것이다’ 라는 생각을 그날 참여한 이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했을 것 같다. 부평지역자활센터에 한 분이 계신다. 지난 4월에 진행되었던 ‘돌봄수련회’ 참가를 설득해서 참여하신 분이다. 협동조합에 대해 별 관심이 없으셨는 데 수련회에 다녀오시고 난 후 협동조합 준비위원회에 참여하시고 이번 에 창립한 협동조합에 이사가 되셨다. 경험이 중요한 것 같은데 이번 출 범식 역시 그런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 같다. 김 지 혜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를 이끌 임원(협의회장)으로 선출되셨다. 중책을 맡으셨는데 어깨가 무거우실 것 같다. 박 명 숙 한국지역자활센터협회 사업위원회에서 협동조합분과를 맡았다. 협동조 합에 대한 교육을 하면서 ‘협동조합과 관련해 누구든지 또 어디서든지 부 르면 달려 가겠다’고 적은 기억이 난다. 적고나서 후회하긴 했지만(웃음). 협동조합설립 매뉴얼 만드는 작업을 할 때 협동조합에 대한 경험이 있는 분들 인터뷰를 했었다. 신협, 생협, 노동자협동조합 경험이 있는 분 이렇 첫발을내딛은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박명숙협의회장을만나다 [ 인터뷰 및 정리 ] 김 지 혜 한국여성노동자회 선전홍보부장 기 획 ❸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출범식에서 경과보 고를 하고 있는 박명숙 협의회장
  • 8. 14 일하는 여성 15여름•아흔다섯번째 고 있는가에 의문이 든 것이다. 연석회의에서 토론 끝에 결정을 내린 것 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자활공동체를 공동체답게 운영하자는 것이었다. ‘주민 주체를 세워나가자. 주민 지도력을 개발하고 발굴하자. 조직형태를 민주적으로 꾸려나가자’고 결정한 것이다. 전가협은 2004년부터 전국조직으로 만들어 졌는데 현재도 임의단체로 법적지위가 없다. 그런 상태로 소속 지부 중 2곳이 사회적기업으로 인가 를 받았고 대다수의 지부들은 여노의 부설기관으로 되어 있었다. 자활과 전가협 모두 그 안에 진행하고자 하는 내용과 형식이 맞지 않는 상황이었 다. 내용과 형식이 맞지 않으면 결국 내용이 형식을 따라간다고 생각한다. 여노는 여성노동에 대한 정책과 제도개선 활동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사 단법인 비영리 민간단체이다. 자활이나 전가협 같은 경제공동체들은 이 윤추구도 목적에 포함되어 있다. 여노의 목적과 경제공동체가 가지고 있 는 목적 자체가 상충되는 지점들이 있었다. 또 실제로 돌봄노동에 종사하는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사회보장 등의 혜택을 하나도 받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런 고민들을 하나로 망라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가 게 세분을 인터뷰 했었다. 이분들은 하나같이 ‘사람을 어떻게 조직하고, 교육, 훈련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이야기 했다. 이 생각에 나도 동의 한다. 협의회장으로서의 역할이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대외적으 로 대표의 역할을 하는 것이고 이것은 역할을 수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세 워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다른 하나 이것이 나의 진짜 역할이라고 생각하 는데 회원조직들이 필요하다고 할 때 그 필요한 부분을 지원해 줄 수 있 도록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다. 지역에서 돌봄협동조합을 설립하 거나 운영에서의 어려움을 같이 해결해 나가며 돌봄협동조합 시작을 탄 탄히 다져나가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이후에 협의회장은 돌봄협동조합의 이사장 중에 나와야 한다고 본다. 그 러나 현재 여건상 협동조합의 이사장들은 내부조직을 꾸려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는 조직운영 뿐 아니라 대외사업, 정 책적인 부분들도 함께 다뤄야 하기에 현재는 몸이 조금 더 가벼운 사람이 움직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여 협의회장 직을 수락했다. 현재 나의 임기 는 내년까지 일 것이다. 그 이후에는 현장에 있는 이사장님 중 대표가 나 와야 하겠다. 여 성 노 동 자 회 돌 봄 협 동 조 합 을 꿈 꾸 다 김 지 혜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여성노동자회에서는 왜 협동조합을 고 민하게 되었고, 특히나 돌봄노동자들의 협동조합을 만들려고 하는가 그 고민의 지점들을 알려 달라. 박 명 숙 돌봄노동사업을 어떻게 조직화 할 것인가 고민하면서 처음 이야기 되었 던 것은 협동조합은 아니었다. 2011년도 여노 대표들과 자활센터장들이 연석회의를 하던 중 ‘우리가 하고 있는 자활공동체가 진정한 공동체인가’ 라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실제로 공동체 사업대표도 센터장으로 되어 있 고, 사업자 등록도 일반기업으로 되어 있다. 운영을 들여다봐도 일반기업 과 다름이 없었다. 또한 실제 구성원들이 주체적으로 자활기업을 운영하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를 이끌 임원들의 모습. 좌로부터 박명숙 협의회장, 이태숙 부협의회장, 김경란 감사
  • 9. 16 일하는 여성 17여름•아흔다섯번째 각 단위별 조직들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했다 지역에서는 협동조합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우리가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워크숍도 진행했다. 거기서 가장 실질적인 문제들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현재 자활에서 공동체로 꾸려진 곳은 고용관계가 체결되어 있다. 그러나 전가협 등은 협동조합이 되려면 먼저 고용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러면 사회보험료, 퇴직금 등을 급여에서 제외하게 되고 기존에 벌던 수입에 80%정도를 본인이 가져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왜 굳이 협동조합으로 가야 하는가? 협동조합에 가면 출자도 해야 하고, 책 임도 져야 하는데 내가 꼭 해야 할 필요가 있어?’ 이런 실질적인 문제들이 있었다. 이렇게 협동조합을 했을 때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과 걸림돌이 되는 것을 당사자들과 함께 확인해 나갔다. 교육방법으로 워크숍을 활용 했다. 이렇게 함께 이야기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좀 오래 걸렸던 것 같다. 여노 중앙 차원에서는 대상별 교육을 진행했다. 활동가들 교육, 지도력 훈련을 진행했다. 돌봄발전추진위원회 같은 경우엔 내부 워크숍을 꾸준 히 진행했다. 또 연대활동도 진행했다. 협동조합연대회의에 참여하면서 내부적인 활동 과 외부적인 활동을 두루 진행해 왔다. 김 지 혜 전가협의 협회원으로, 또는 지역자활센터의 참여자로, 여노의 돌봄사업 에 참여하는 회원으로 그 존재와 형태가 다양하게 활동하던 돌봄노동자 들에게 협동조합이라는 것을 알리는 일도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어떻게 이들을 주체화 시키고, 공동체라는 것을 꿈꾸게 하셨는가? 이 과정이 정 말 중요했을 것 같다. 박 명 숙 가장 중요했던 것은 답을 스스로 찾아가게 해주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왜 협동조합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계속 던졌다. 그리고 토론을 통해 왜 협동조합을 하려고 하는지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했다. 또 이론적인 교육도, 사례를 통한 간접적인 체험도, 또 실제 시뮬레이션도 해봤다. 그러면서 협동조합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과 우리 한번 만들어보 자 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핵심멤버들이 점조 직을 이뤄 설명과 설득도 했다. 그러면서 협동조합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했다. 2011년 그해 여노 내에 ‘돌봄발전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그 당시 돌봄 발전추진위원회의 목표는 당사자 조직을 만들어 주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운영구조를 만들며, 돌봄노동자에 대한 정책 및 제도개선에 있었 다. 그런 논의들이 계속 되고 있는 동안 2011년에 협동조합기본법이 통 과되었고 내용과 형식을 맞출 수 있는 것이 협동조합이라고 판단해 그 뒤 로부터 돌봄협동조합 창립을 위한 준비를 계속해 왔다. 김 지 혜 돌봄노동자들을 조직하는 방식에는 협동조합뿐 아니라 노동조합방식 혹 은 기존의 전가협과 같은 방식도 있을텐데 왜 협동조합의 방식을 선택하 게 되었는가? 박 명 숙 돌봄노동자 조직화를 고민하면서 노동조합의 방식은 크게 고민하지 않았 다. 노동조합이라고 하면 노사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현재 돌봄노동 자는 고용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노동조합을 고민하지 않았다. 전가협은 스스로 운영하는 공동체이긴 하나, 임의조직이다. 누구도 인정하지 않고 법적지위가 없다. 그래서 법적지위를 획득할 수 있는 협동조합으로 돌봄 노동자를 조직하려 한 것이다.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사회적협동조합이다. 사회적협동조합은 사회적 가 치를 그 목적으로 활동하는 협동조합이다. 중장년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 과 안정적인 운영, 돌봄영역에 대한 서비스 제공을 사회적 가치로 삼고 있다. 협동조합이라고 하는 것은 누가 누구를 전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혜와 재능과 경험을 모아서 하나의 조 직체를 운영하는 것이다. 특히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강점들이 있다. 하 나로 모아낼 수 있는 힘, 서로를 품어 안을 수 있는 힘, 세심함 이런 것들 이 협동조합과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당사자 조직이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당사자가 움직이지 않으면 그 누구도 돌아봐 주지 않는다. 협동조합이라고 하는 틀은 결국 한사람 한사람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매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 지 혜 협동조합을 만들기 위해서 그간 어떤 준비 과정을 거쳐 왔는가? 박 명 숙 여노 전체적으로는 돌봄사업에 대한 조직방안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들을 단위별로 진행했다. 그리고 돌봄발전추진위원회를 통해
  • 10. 18 일하는 여성 19여름•아흔다섯번째 진, 권익향상, 제도개선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나갈 협의체이다. 김 지 혜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안에는 몇 개의 협동조합이 소속되어 있으며, 어떤 형태의 협동조합이 소속되어 있는가? 박 명 숙 7월 말까지 7개의 사회적협동조합이 창립총회를 마쳤다. 이후 창립총회 를 준비하고 있는 조직들이 다수 있다. 형태는 노동자협동조합이다. 협동 조합기본법에는 직원협동조합이라고 명칭하고 있는데 우리는 노동자협 동조합이라고 부르고 있다. 또 여성노동자회를 통해 돌봄노동에 종사하 고 있는 노동자의 수가 1,100여명에 이른다. 김 지 혜 어떤 지역의 어떤 협동조합이 창립하여 활동하고 있는지 실제의 예를 들 어 달라. 박 명 숙 지역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을지 고민하면서 시작한 사회적협동조합 ‘해피 타임’의 이야기를 하겠다. 인천여성노동자회는 1층을 사랑방으로 만들었 다. 그 공간을 ‘해피타임’에서 운영한다. 게스트하우스의 개념을 가져와 게스트룸을 만든 것이다. 이 공간은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공간으로 지역 사회 누구나 와서 활용할 수 있게끔 열어놓은 곳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숙박을 할 수 있고, 일품요리도 주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협동조합은 수 익의 일부를 창출하고, 지역에는 사랑방 같은 공간이 생기게 된다. 추후 에 이곳에서는 ‘장 담그기’ 같은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한 국 돌 봄 협 동 조 합 협 의 회 의 내 일 을 이 야 기 하 다 김 지 혜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향점과 활동내용을 알 려 달라. 박 명 숙 장기적인 목표는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사회적협동조합 연합회를 만드 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지역을 지원하고 제대로 운 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1차적인 과제이다. 그리고 돌봄노동자의 법적 지위 확보를 위한 정책과 제도 개선 활동을 진행해 나가는 것이다. 지역 에서는 돌봄이라는 영역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독자적으로 해결해 나 가기 어렵다. 중앙단위의 연대가 필요하며 거기에 더해 협동조합이라는 협동조합이라는 것이 새롭게 태어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 속에 있었 던 것을 복원하는 것이다. 두레, 품앗이 같은 것이 우리에게 있었다. 경쟁 사회가 되면서 그런 것들이 다 훼손 되어 우리는 그것을 복원하는 것이며 형태를 갖추는 것이라고 이야기 하니 좀 더 쉽게 생각했다. 김 지 혜 협동조합을 만들면 어떤 점들이 나아지는가? 박 명 숙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고 어 떻게 활동해 내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협동조합으로 운 영해 나간다면 조합원들이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을 높아질 것이라고 본 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책임을 져야 하는 시스템이다. 내가 권리도 갖 고 그만큼 책임도 지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그 관심은 높아질 것이다. 또 이렇게 활동하는 경험에 꾸준한 교육이 결합되면 협동조합 안에서 새로 운 리더들을 발굴 할 수 있으며 주체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 다. 사회적협동조합은 정부가 인증해 준 것이다. 그러면 활동에 대한 신 뢰도 생길 것이다. 또 지역 안에서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지역 안에서 신뢰를 쌓으면서 그 활동범위를 넓혀 나간다면 지역사회에 기여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생겨날 것이다. 김 지 혜 그럼 협동조합에 참여하는 조합원들의 입장에서는? 박 명 숙 소속감이다.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이 주인이고 조합원들이 운영해 나간 다. 또한 고용관계로 계약된 것이 아니라 조합원으로 일하는 것이기 때문 에 주체적인 노동이 가능해 진다. 가장 큰 차이인 것 같다. 한 국 돌 봄 협 동 조 합 협 의 회 안 을 들 여 다 보 다 김 지 혜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는 어떤 조직인가? 박 명 숙 지역 여노에서 운영하고 있는 돌봄사업 예를 들면 보육이나 전가협, 자활 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돌봄사업을 중심으로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했 거나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모든 단위들의 포괄적인 조직으로 사회적협 동조합연합회를 추구한다.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는 사회적협동조합을 통해 중장년여성들의 일자리를 만들어 나가며, 돌봄노동자들의 복지증
  • 11. 20 일하는 여성 21여름•아흔다섯번째 한국돌봄협동조합연회의 연혁 2011. 3~10. 단위별 돌봄발전방안 논의 여노 대표자회의, 자활센터장 여노 대표 연석회의 자활센터장회의,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중앙위 2011. 돌봄발전추진위원회 구성(여노, 지역자활센터, 전국가정관리사협회) 2011.11~2013.5 돌봄발전추진위원회 11차 회의 : 돌봄협동조합 조직화 2012.10~2013.3 협동조합 준비팀 4차 회의 : 협동조합 설립지원 2012.6.16~17 협동조합 교육훈련 1차 : 전국가정관리사협회 함께 성장하는 전국간부학교 2012.9.12~13 협동조합 교육훈련 2차 : 돌봄 실무자 정책수련회, 힘모아 실천하는 돌봄과 협동조합 2012.10.15 협동조합 교육훈련 3차 : 여노대표자 돌봄발전추진위 연석워크숍, 사회적경제로서의 협동조합 2013.4.29~30 협동조합 교육훈련 4차 : 돌봄노동자 힘다지기 수련회, 돌봄을 협동조합으로 디자인하라 2013.5.29 발기인 창립총회 2013.6.29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 창립총회 조직으로 돌봄노동자들이 조직되어 있다는 것은 그만큼 돌봄노동자들의 문제를 부각시킬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할 것이다. 지역의 협동조합은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자리매김 할 수 있 도록 내적역량을 강화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겠다. 한 가지 더 말하자면 협동사회경제의 지역생태계를 구성해서 내부 활성 화를 시키는 것이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 등이 살아나갈 수 있는 길이 라고 본다. 이런 생태계를 구성하기 위한 활동들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 다. 김 지 혜 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 이야기 해 달라. 박 명 숙 협동조합이라는 것은 하나의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다. 기업 경영의 목적 은 이윤창출이라면 협동조합의 목적은 조합원의 요구가 무엇인지 알고 조합원의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돌봄노동자들이 조합원인 우리는 돌봄에 참여하고 있는 여성노동자들이 어떤 요구가 있는지 알아야 한다. 조합원들이 일자리를 통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삶이 행복해지지 않는다. 중장년 여성들 의 사회적인 상황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여성들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자 기 권리와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역할도 협동조합이 함께해야 한다. 또한 문화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여성들에게 문화적 감수성을 함양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도 협동조합에서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 다. 협동조합 활동을 통해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어느 한 부분에 치 우치는 것이 아닌 이 세 가지 영역이 균형을 이뤄 조화롭고 행복한 삶을 함께 살아나가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우리의 협동조합이 돌봄서비스 제공 뿐 아니라 노동자인 나에 대한 돌봄 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 김 지 혜 마지막으로 일하는 여성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 박 명 숙 돌봄협동조합 자체가 돌봄노동자들의 파트너로 활동했으면 좋겠다. 그러 면서 다양한 영역의 돌봄노동자들의 상황을 알려내고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시작하고 있다. 무엇보다 여 러분의 관심이 많이 필요하다.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와 소속되어 있는 협동조합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
  • 12. 22 일하는 여성 23여름•아흔다섯번째 기획❹는 사회적협동조합을 창립한 지역들의 이야기로 구성했다. 돌봄사회적협동조합 창 립을 준비했던 대구, 수원, 인천 세 지역의 이야기와 그 안에서의 고민들 담았다. <편집자 주> 사 회 적 협 동 조 합 ‘ 손 길 ’ 을 준 비 하 다 - 대구여성노동자회 배 선 자 사회적협동조합 ‘손길’ 팀장 2005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실시했던 ‘저소득층 보육도우미파견사 업’을 시작으로, 2008년도 노동부 ‘(예비)사회적기업 사회적일자리사업’을 거쳐 2010년 7월 주식회사의 형태로 사회적기업 ‘손길’을 인증을 받았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손길’은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인 지역의 취약계층에게 돌 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중장년 경력단절 여성들에겐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을 해왔 다. 이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꾀하며 경제적 자립을 도모하였고, 돌 봄노동자들의 노동권 확보를 위한 다양한 활동들도 펼쳐왔다. 이후 모법인인 대구여성노동자회로 부터의 독립을 통해 법인격을 갖추고자 하였 으나, 주주들의 이윤추구가 목적인 주식회사의 형태로는 민주적인 경제공동체를 지향해온 ‘손길’의 본래 취지와는 맞지 않았다. 운영을 지속하며 조직의 형태를 고 민하던 중 협동조합법이 제정되었고, 2012년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드디어 공동체 ‘손길’에 걸맞은 조직의 형태를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 다. ‘손길’은 차근차근 사회적협동조합을 준비하면서 지역에서 실시하는 협동조합설 명회에 참석하고, 지역의 ‘협동조합지원팀’과 몇 차례에 걸친 컨설팅을 통해 올 초 부터 협동조합설립을 위한 준비단계를 밟아왔다. 내부적으로는 조합원 교육에 힘을 쏟았다. 조합원의 주체적이고 자발적인 참여, 민주적 운영이라는 협동조합 기본정신을 최우선적인 가치로 삼고 그것을 조합원과 함께 체화할 수 있도록 ‘깨어나라 협동조합’이라는 주제로 총 6차례에 걸쳐 조합원 전체가 참여하는 협동조합교육을 실시하였다. 이 교육을 통해 협동조합이라는 것이 누군가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 인이 되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함께 운영해 나가야 함을 이해해 나가기 시작 했다. ‘협동조합, 과연 잘 될까?’라는 의구심을 가지던 조합원들도 교육이 거듭되어 갈수록 차츰 생각이 바뀌어져갔다. 특히 4월 27일과 28일 양일간 진행되었던 ‘돌봄 노동자 힘다지기 수련회’를 통해 나와 뜻이 맞는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한다면 돌봄을협동조합으로디자인하다! 돌봄협동조합을 출범한 지역들의 이야기 기 획 ❹ 사회적협동조합 ‘손길’ 창립총회 모습
  • 13. 24 일하는 여성 25여름•아흔다섯번째 우릴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강한 기대감과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드디어 6월 8일 토요일 오후 1시 사회적협동조합 ‘손길’의 창립총회 날!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지역구청의 담당자도 자리하고, 대구경북 사회적기업센터 소장도 함께 자리 해 다소 고무된 분위기 속에 창립총회가 진행되었다. 현재 재가보육서비스 중심인 ‘손길’은 이후 산모도우미, 가사관리, 간병의 영역까 지 확대하며 토탈돌봄사업을 지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조합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 고, 고객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조합운 영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지역의 협동조합과의 연대를 통해 상생의 발전을 도모할 것이다. ■ 협동조합명 : ‘손길’ ■ 협동조합유형 : 사회적협동조합 노동자협동조합(취약계층 고용형) ■ 활동내용 •돌봄서비스 사업 : 재가보육, 산모도우미 외 •조합원의 경제ㆍ사회적 자립 도모 •취약계층 일자리 제공 ■ 창립일 : 2013년 6월 8일 ■ 조합원 수 : 14명 ■ 협동조합이 지향하는 목표 •토탈돌봄 사업을 통해 조합원들의 삶의 질 향상 •개방적이고 민주적 조합운영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 •지역의 협동조합과의 연대를 통해 상생의 발전을 도모 사 회 적 협 동 조 합 ‘ 살 림 벗 ’ 을 창 립 하 다 - 수원여성노동자회ㆍ전국가정관리사협회 수원지부 윤 현 미 사회적협동조합 ‘살림벗’ 대표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수원지부는 2007년 창립하였고, 2009년 (사)수원여성노동 자회 부설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수원지부로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인증 시 2년 이후로 독립법인격을 취득하기로 하였으나, 가사돌봄서비스는 관할 하는 부처가 없어 서류조차 접수를 못하여 사단법인이나 비영리법인으로의 독립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그러던 중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되어 협동조합으로의 법 인격 준비를 하게 되었다 협동조합 설립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합원들과의 기본적인 의견은 통일 되었으 나, 임금에 대해 시급 얼마로 할 것이냐에 대한 협의과정에서 이견이 많았고, 현재 도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는 같이 가야하고, 협회가 존속되기 위 해서는 협동조합만이 우리가 살길이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모두가 마음을 모았다. 그리고 2012년 컨설팅을 통해 회원확대를 위해 회원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력하 사회적협동조합 ‘살림벗’ 창립총회 모습
  • 14. 26 일하는 여성 27여름•아흔다섯번째 게는 가사노동자 당사자들이 주최하는 캠페인부터, 국회에서 ILO협약을 비준하도 록 촉구하는 활동들을 여성노동자회를 비롯한 많은 연대단체들과 함께 진행해오고 있다. 가사노동자들의 현실은 매우 불안하다. 불황이면 제일 먼저 우리의 일자리가 줄 어들고, 사회보험은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당장에 일을 그만둬도 생계를 책임져줄 어떠한 제도도 없다. 파출부, 가정부라는 사회적 인식 또한 우리의 노동을 내세울 것 없이 초라하게 만든다. 짧은 시간에 해내야 하는 강도 높은 노동으로 몸도 마음 도 지친다. 그래도 우리는 가정관리를 책임지는 전문가라는 자부심으로 우리의 노 동을 증명해 내기 위해 매일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일이 필요하지만 사회적 인식 때문에 터부시 된, 그래서 일을 하고 싶어도 가정관리사라는 직업을 선택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가정관리사라는 직업은 전문적이고,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일임을 알리고 싶었다. 또한 일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확보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찾고 싶었다. 우리의 일터를 일할 만한 일터로 만들고 싶었다. 우리는 그 대안을 협동조합에서 찾았다. 협동조합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2012년 여름 협동조합에 대한 교육을 받으면서 여 회원이 2배 증가한 결과물을 얻으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이제 우리 모두 마음을 모아 ‘살림벗’을 창립하였고, 앞으로 많은 어려움은 있겠 으나, 우리 모두 협동조합의 주인으로서 함께 잘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 협동조합명 : ‘살림벗’ ■ 협동조합유형 : 사회적협동조합(취약계층 고용형) 설립인가 추진 중 ■ 활동내역 •취약계층의 일자리 제공 •사회서비스를 통한 조합원의 경제적 사회적 자립을 도모 •돌봄서비스사업 ■ 창립일 : 2013년 6월 21일 ■ 조합원 수 : 16명 ■ 협동조합이 지향하는 목표 •세상을 살리고 가정을 살리는 살림벗 •주인의식과 자긍심을 가지고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한다. ‘ 해 피 타 임 ’ 사 회 적 협 동 조 합 을 시 작 하 다 -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인천지부 심 옥 섭 사회적기업 ‘해티피임’ 대표 IMF 이후 어려워진 중장년 여성들의 안정된 일자리 마련을 위하여 전국가정관리 사협회가 만들어졌고 현재 전국 11개 지부 약 450여명의 협회원들이 활동하고 있 다. 협회가 만들어 진지도 벌써 9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우리 가사노동자들은 여전 히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고 우리의 노동현실은 정말로 힘겹기만 하다. ‘가사노동자도 노동자다’ 우리는 이 슬로건을 현실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작 사회적협동조합 ‘해피타임’ 창립총회 후 단체사진
  • 15. 28 일하는 여성 29여름•아흔다섯번째 ■ 협동조합명 : 해피타임 ■ 협동조합유형 :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인가 추진 중 ■ 활동내역 •취약계층의 일자리 제공 •사회서비스를 통한 조합원의 경제적 사회적 자립을 도모 •돌봄서비스사업 : 가사관리 ■ 창립일 : 2013년 6월 26일 ■ 조합원 수 : 10명 ■ 협동조합이 지향하는 목표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경제적 안정 도모 •안정적이 일자리 확보 였다. 간부수련회를 통해 다른 나라의 성공사례도 보고, 강의도 들었다. 또 내가 듣 고 온 내용을 인천지부 월례회를 통해 협회원들과 나눴다. 협회원들과 교육도 하 고, 운영위에서 논의를 거듭하며 협동조합 설립을 준비했다. 현재의 알선방식으로는 가사노동자를 조직하기 힘들고, 가사노동자인 우리들의 요구 없이는 우리가 노동자로 인정받기는 앞으로도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이런 형태로는 안정적인 일자리 확보 또한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하루 일해서 바로 서비스요금을 받아 생활해온 협회원들은 협동조합 방 식을 낯설어 했다. 왜 힘들게 벌어서 조합운영비와 사회보험, 퇴직금 등을 정산하 고 기존보다 더 적은 수입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부담스러워 했다. 협회 원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기존방식대로 알선해주고 현장에서 회원들이 어려워하는 부분만 도와주면 안 될까?’라는 고민도 했었다. 협회원들은 ‘언제까지 이 일을 할지 모르는 상태이고, 몸이 아프거나 좀 더 쉬운 일자리가 있거나, 더 나이가 들어 그만 두면 그 뿐인데’ 하는 생각들로 협동조합을 하자고 선뜻 동의하고 나서는 회원이 없 었다. ‘모두가 아니라면 일단 동의하는 몇 명만이라고 협동조합을 만들어 보자’하고 결 단을 내리고 협회원들과 10인 이하의 소규모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출범하여 시작해 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마침내 지난 6월 26일 뜻을 같이하는 발기인 몇몇과 사회적 협동조합 ‘해피타임’ 창립총회를 열게 되었다. 창립총회를 열었지만 아직까지 협동조합이 만들어 진 것은 아니다. 앞으로 협동 조합 인가를 받기까지의 과정들이 남아 있다. 하나하나 준비하며 가을쯤 정식 인가 를 받은 사회적협동조합 ‘해피타임’이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앞으로 ‘해피타임’은 조합원들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확보해 나가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도 머리 맞대고 함께 궁리하면서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현재의 익숙함에 안주하여 편하게 살기 보다는 어려운 고비가 있더라고 조합원들의 무한 한 열정과 애정으로 힘을 모아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얼마의 시간이 걸릴 지 모르지만 인천에서 ‘해피타임’하면 누구나 인정하는 협동조합으로 만들고 싶다. 이렇게 조합원들과 함께해나가다 보면 “역시! 협동조합하길 잘했어!!”라고 손 맞잡 고 고개 끄덕이는 날이 오지 않을까? 그 날까지 ‘해피타임’ 파이팅!
  • 16. 30 일하는 여성 31여름•아흔다섯번째 성공회대학교 사회적기업연구센터에서 주최한 ‘사회적기업 현장연구자 육성사 업’으로 프랑스연수를 다녀왔다. 시민단체, 사회복지관, 지역자활센터 등 다양한 사회적경제의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17명이 참여하여 지난 6월 22일부터 7월 1 일까지 프랑스에서의 9박10일의 일정을 함께했다. 사회적경제를 제대로 알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그 역사부터 알아야 할 필요가 있 다. 그래서 우리는 프랑스를 우리의 연수지로 택하였다. 프랑스는 사회적경제가 탄 생한 나라이고, 지금도 대안경제의 이론과 실천에 있어 앞서가는 나라이기 때문이 다. 또한 노동자협동조합이 처음 설립된 곳이기도 하다. ‘사회적경제의 뿌리를 찾아서’ 이번 연수의 주제였다. 단지, 지나간 날들의 과거 가 아닌 현재를 있게 한 역사를 돌아보며 우리가 성찰해야 하는 지점들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사회적경제에 대한 비전을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우리는 프랑스 비행기에 오른 것이다. 프랑스에 체류한 9일 동안 우리는 사회적경제 국제리뷰 RECMA, 사회적경제 박 물관(Musée social), 사회적경제 청년지도자, 실천활동가 센터 CJDES, 대안의 집, 연대금융 CIGALES, 지역개발노동자협동조합 Ardelaine를 방문하였다. 그중 「일하는 여성」 독자들께 필자가 가장 관심을 가졌던 『지역개발노동자협동조 합 Ardelaine』를 소개하고자 한다. A r d e l a i n e , U n e C o o p e r a t i v e d e Te r r i t o i r e ( 지 역 협 동 조 합 ) 1. 아흐들렌느(Ardelaine)의 역사 ■ 1기 : 1970년대~1982년 아흐들렌느는 1972년 프랑스 6·8혁명 세대인 부부 베아트리체(Béatrice)와 제 라르(Gérard) 그리고 생활이 어려웠던 청년 4명이 1975년 아흐데쉬(Ardèche)주 쌩삐에르빌(ST-Pierreville)에 정착하면서 시작되었다. 이들은 민중교육을 통해 민중교역을 위한 작업장을 만들고자 마을공동체를 구상한 것이다. 마을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중 양모직조기계를 소유한 할머니의 집을 우연 히 발견하면서 이 버려져있던 기계를 사용하여 양모사업을 시작할 것을 결심했다. 이들은 1975년부터 양모사업을 구상하며 아흐데쉬 지역주민과 신뢰와 친교를 쌓아갔다. 7년간은 인근 대도시 발랑스에 가서 돈을 벌어와 할머니가 소유한 양모 직조기계를 복구하였다. 마침내 쌩삐에르빌(ST-Pierreville)에 공장을 마련하게 되었고, 1982년 7명으로 아흐들렌느 노동자생산협동조합(scop)을 설립하였다. 사회적경제그뿌리를찾아서 프랑스 Ardelaine 지역협동조합을 다녀와서 윤 혜 연 서울여성노동자회 회장 기 획 ❺ 아흐들렌느 매장의 모습
  • 17. 32 일하는 여성 33여름•아흔다섯번째 1972년 쌩삐에르빌에 정착할 무렵에는 양을 기르는 목장을 운영하고 있었어도 위생문제로 양털은 깎아서 버렸다고 한다. 아흐들렌느가 설립된 후 아흐데쉬주 지 역 내 260여명의 목양업자에게 양털을 사서 그 털을 활용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 했다. 아흐들렌느가 다른 곳보다 비싼 값으로 연간 60톤 가량의 양털을 구매하여 지역 경제를 살리는데 한 몫을 담당하게 된다. ■ 2기 : 1982년대~1990년 양모산업 사양화로 목양업자들이 버리는 양털을 돈을 주고 구매한 아흐들렌느는 그 양털을 가지고 천을 짜서 매트와 옷(제조공장은 Valence 시에 있음)을 만들며 제조기술을 익혀나갔다. 양모업자들을 한물간 것으로 간주하던 생태주의자, 환경 운동가, 유기농업인들을 만나 아흐들렌느가 구상한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상업화 하자고 설득해 나갔다. 이들은 전시회, 박람회 등을 열며 아흐들렌느에서 양모를 가지고 만들어낸 제품들을 대대적으로 알려내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여 1명의 직원 에서 시작한 아흐들렌느는 10년이 지난 1990년 직원이 20명으로 확대되었다. ■ 3기 : 1991년대~현재 박람회와 전시회 그리고 인터넷 등을 통해 전 유럽에 걸쳐 아흐들렌느가 생산한 물품을 판매하게 되었다. 그러나 상품제조와 판매가 아흐들렌느 활동의 많은 부분 을 차지하면서 정체성을 고민하게 된다. 고민하던 중 양모를 지역자원화 하자는 취 지로 ‘양모박물관’을 설립하게 된다. 양모박물관은 외부의 사람들을 지역으로 불러 들여 지역의 이야기가 담긴 상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또한 생 산자와 소비자간의 교환의 관계를 뛰어넘어 연대적인 관계를 맺기 위한 의도도 내 포되어 있다. 지금은 연간 최대 2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지역 명소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현재 아흐들렌느는 박물관, 북카페, 레스토랑, 양모상품 가게로 구성되어 있으며 직원은 총 45명이다. 2. 『지역개발노동자협동조합 Ardelaine』의 개요 ■ 조합원 아흐들렌느의 전체 임금노동자가 45명이며 이중 33명이 임금노동자이면서 조합 원이다. 외부조합원은 30명으로 주로 단체 조합원이라고 한다. 아흐들렌느와 함께 일하지 않지만 목적에 동의하거나, 퇴직 후 아흐들렌느에 참여하고자 하는 이들 혹 은 재정적으로 출자만하는 이들로 조합원이 구성되어 있다. ■ 자본의 구성 ① 노동자생산협동조합법 상 노동자조합원의 자본 비율은 51% ② 외부조합원의 자본은 49% 이며 자본금이 부족할 경우 ③ 의사결정권한 없이 자본 형성에 기여하 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크게 세 그룹으로 부터 자본이 형성된다. 그 외 참여타이틀 은 채권 발행처럼 6개월~1년을 기한으로 자본을 빌리며 금액 한도는 없다. ■ 출자 금액 한 구좌가 16유로로 1인당 조합원 최소출자금은 800유로이다. 최소출자금에 대 한 규정은 없고 현재 가장 많이 출자한 조합원이 4~5만 유로를 출자했다. ■ 잉여금 처리방식 ① 잉여금 중 45%는 ‘비분할적립금’으로 일종의 공동자산이다. 평상시 사용 불가능 아흐들렌느 조합원이 일하고 있는 모습
  • 18. 34 일하는 여성 35여름•아흔다섯번째 하며 기업이 극도의 위기에 처했을 때만 사 용할 수 있다. 출자금 이탈 방지 및 재정 구 조 유지, 해산 시 다른 기업이나 지자체에 기여하자는 목적으로 공동자산을 형성한다. ② 45%는 조합원과 비조합원이 모두 포함 된 ‘노동자경영참여금’이다. 이는 협동조합 내에서 비조합원 노동자까지 경영참여를 보 장하기 위한 목적이다. ‘노동자경영참여금’ 은 ‘기금형성’과 ‘계좌참여’ 방식으로 구분된 다. ‘기금형성’이란 노동자가 회사자본 형성 을 위해 재투자하는 것을 의미하고, ‘계좌참 여’는 노동자가 회사 내 계좌를 만들어 5년 동안 유지시킨 뒤 공동자본으로 둘지 개인 이 사유할지 결정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③ 10%는 조합원노동자인 출자자에게 배당 된다. ■ 의사결정구조 노동자조합원 1인과 외부조합원 1인이 포함된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이사회의 인원은 총 12명이다. 팀별로 일을 하기 때문에 최대한 각 팀에서 한명씩 이사가 나 올 수 있도록 안배한다. ■ 조합원의 조건 아흐들렌느의 조합원의 자격은 따로 없다. 또한 바로 정규직으로 취업할 수 없고 일정기간 동안은 단기근로 계약을 체결하고 그 후 정규직으로 되는 구조이다. 정규 직이 되면 정식 조합원이 된다. 아흐들렌느는 가입하려는 동기를 매우 중요하게 생 각하기 때문에 총회에서 왜 조합원이 되고자 하는지를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것으로 조합원 심사를 한다. ■ 매출규모 2012년 매출은 170만 유로로 한화로 계산하면 25억 정도이다. ■ 외부자원 레스토랑과 북카페를 건축 할 때 백만유로가 들었다. 이 중 약 40%가 대출이었 고, 나머지 60%는 광역 및 지방정부, 민간재단이라는 외부 펀드를 통해 자원을 조 달했다. ■ 조합원 교육 조합원 노동자는 10일 정도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그 내용은 기술 관 련한 부분별 세미나와 6월에 실시하는 연말정산 교육을 통해 부분별 작업정산과 경 영평가 및 정리를 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과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 및 회계교육, 테마별 교육 등 기업운영에 관한 교육프로그램이다. 또한 한 팀이 다른 팀 동료를 연수생으로 받아들여 일을 가르쳐주는 방식의 다중능력개발 및 다른 사람에 대한 개발 교육프로그램 등이다. 3. 사업의 원칙과 전략 ■ 아흐들렌느의 주요 사업 원칙 원칙1. ‘양기르고 - 털깍고 - 양모상품 만들고 - 구매하는 고객’에 이르기까지 조합노동자뿐 아니라 지역민과의 관계를 위해 노력하고, 양모업자들과의 협약 등 연대의 정신으로 사업을 수행한다. 원칙2. 창출된 부를 동등하게 분배하는 것을 목적으로 ‘연대임금제’를 실시하여 40명에게 법정 최저임금(SMIC)인 1.200유로를 지급하고, 핵심적인 5명만 1,400 유로를 급여로 지급한다. 나머지 이윤은 사업에 재투자한다. 원칙3. 일자리 창출 외에도 독립적인 노동을 중시한다. 한 예로, 1990년대 말 일 본 사업가가 아흐들렌느와 의류생산 계약을 맺고 이를 일본으로 수출할 것을 제안 했다. 하지만 아흐들렌느는 이 제안을 거절했다. 만약 이 제안을 수용해 옷을 만들 면 고용은 확대되겠지만 대량생산으로 인해 사업의 위험성은 높아지게 되고, 조합 원 스스로 노동을 통제할 수 없어 일본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며 자기 활동에 대한 책임지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는 이유였다. 이 결정에 대해 조합원 모두 반발이 아흐들렌느 레스토랑의 외관 모습
  • 19. 36 일하는 여성 37여름•아흔다섯번째 『 지 역 개 발 노 동 자 협 동 조 합 A r d e l a i n e 』 의 교 훈 우리나라는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 제정과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되 면서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사회적연대경제’에 관심이 높아졌다. 그 러나 대부분은 매출이 얼마이고, 월급은 얼마인지 등 ‘돈’에 관심이 집중되며 자본 주의 경제를 따라가려고 하는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프랑스연수 중 지역개발노동자협동조합인 아흐들렌느의 역사가 더욱 중요하게 생각되었다. 아흐들렌느를 만든 6·8 혁명세대인 부부는 지역에 들어가 지역 문제를 이해하고, 지역 속에서 삶을 바라보며 지역공동체를 만들고자 하였다. 지역자원을 살피고 지 역의 일을 배우는 과정을 통해 주민들과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 1982년 7명으로 시작한 아흐들렌느는 현재 45명이 함께 일하고 있는 협동조합 으로 성장하며 지역안의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 또한 마을의 목장에서 키우고 있는 양의 털을 구매하여 지역의 자원을 활용했다. 또한 레저센터도 생겨나는 등 지역경 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지역자원을 이용한 박물관 등 사업영역의 확대로 매년 2만명 정도의 관광객이 쌩 삐에르빌을 방문하여 지역의 호텔과 레스토랑을 이용하고 물품을 구매하며 지역경 없었고, 이후 자신들이 어떻게 협동조합을 만들어 가야할지 그 원칙을 재 고민 하는 계기가 되었다. ■ 아흐들렌느의 지역개발 전략 아흐들렌느는 지역개발을 위해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방식이 아닌 사업을 다양 화 하는 전략을 세우고 ‘Local Food’ 레스토랑, 발효음식, 저장 음식을 개발하는 등 지역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사업들을 개발해 나갔다. 또한 ‘사람이 자원’이라는 생 각으로 옷 제조 작업장이 있는 발랑스(Valence Ville) 외곽에 텃밭을 만들어 노인 과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이곳에 아흐들렌느 주민 60여명을 조직하여 결사체(association)를 만들었다. 이들은 유기농 제품을 생산하며 소득을 올리는 것은 물론 일을 하며 자신감도 갖게 되었다. 이렇게 사람이 자원이라는 생각을 토대 로 사람을 개발하고, 사람을 발전시킬 수 있는 지역개발 전략을 수립하여 진행 중이 다. ■ 아흐들렌느 협동조합 운영방식 아흐들렌느의 노동방식은 팀제 이다. 5~6명이 한 팀을 구성하고 그 안에서 자체 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책임지는 방식이다. 또한 고객관리도 팀으로 운영한다. 고 객 및 물건 관리, 방문 가이드 등 순환근무로 아흐들렌느 안의 다양한 역할을 수행 하게 되는데 이로써 책임감을 갖고, 서로의 일을 이해하며 협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각 팀은 기획, 운영, 고객 관리 등 전반에 대한 책임을 지는 방식이고, 운영위원은 팀별 운영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아흐들렌느의 판매 정책은 직접 판매이다. 중개인이나 유통업자를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유통단계가 가격인상의 요인이 되고 물건 판매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직접 물건을 사고파는 행 위는 소비자와의 관계형성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이 과정이야 말로 기업을 지 키는 것이라고 생각 한다. 아흐들렌느는 ‘소비자는 파트너다’를 모토로 소비자를 직 접 대면하여 물건이 생산되는 전체 과정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활동을 스스로의 미션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 주문의 경우도 직접 제작과정을 지켜본 고객에 한해 서만 배달을 받을 수 있다. 아흐들렌느 양모직조기계
  • 20. 38 일하는 여성 39여름•아흔다섯번째 다. 긴 호흡을 가지고 사람을 조직해야 한다. 협동조합은 사람과 사람간의 신뢰에 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과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흐들렌느의 경우 지역자원을 활용하였고, 지역사람들의 욕구를 파악하였다. 지역과의 긴밀한 관계 맺음이 아흐들렌느의 성공을 이끌었다고 하겠다. 우리 돌봄협동조합 역시 지역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돌봄협동조합의 내실을 다지면서 지역과의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겠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다른 조직과의 연대도 소홀히 해서 는 안 된다. 연대를 통해 지역의 필요한 부분들을 채워나가는 그 과정이 필요하다. 사회적경제는 ‘돈’보다 같이 하는 사람과 환경, 문화, 마을 그리고 연대를 생각하는 휴먼경제 활동이기 때문이다. 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등 지역과 통합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아흐들렌느가 노동 자생산협동조합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아흐들렌느의 상품이 지역상품으로 홍보되 어 아흐들렌느가 쌩삐에르빌를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처럼 인식되어 있다. 아흐들 렌느가 지역의 이미지와 가치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쌩삐에르빌의 제르나리 비알 시장이 외부회의를 나가면 ‘아흐들렌느가 있는 쌩삐에르빌’로 소개 될 정도로 지역의 대표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프랑스의 시골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노인인구비율이 높다고 한다. “아흐 들렌느에 젊은 여성들이 일하고 있어 이들의 아이들이 다닐 탁아소, 유치원, 학교 도 필요했다.”고 말하는 쌩삐에르빌의 베르나리 비알 시장의 말처럼 작은 시골마을 에 아흐들렌느는 사람들을 모이게 했고, 이를 통해 이 지역의 지역의 노인과 젊은 층, 아동의 인구 비율이 균형을 찾았다. 지난 6월 29일 여성노동자회는 ‘한국돌봄협동조합협의회’를 출범시켰다. 그리고 지역의 여성노동자회와 돌봄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부설기관들은 ‘돌봄협동조합’을 창립하거나 조직을 전환하고 있는 과정 중에 있다. 협동조합을 시작한 것이다. 시작의 걸음에 아흐들렌느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주고 있다. 그것은 긴 호흡 이다. 협동조합을 창립했다고 해서 단기간에 가시화되는 변화가 보이지 않을 것이 아흐들렌느의 표지판. 아흐들렌느의 사징인 양의 모습이 보인다.
  • 21. 40 일하는 여성 41여름•아흔다섯번째 근하고 있다 보니 시간제 일자리 정책이 나오고 있다. 일과 가정을 양립해야 하는 책임을 과중하게 지고 있는 여성이 임신·출산 과정 에서 경력단절을 경험하게 되고 다시 노동시장에 재진입 하면서 비정규직 중에서 도 노동조건이 가장 열악한 시간제 일자리를 택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외면한 결과 다. 특히 교육공무원법을 개정해 시간제 교사를 채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겠 다는 계획에 대해 전국여성노조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파업까지 고려하고 있는 학교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대책 없이, 시간제 일 자리를 확산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비 공 식 노 동 , 양 질 의 일 자 리 전 환 이 시 급 ‘시간제 공무원’ 제도에서 시간제로 일하던 노동자가 전일제 근무자로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은 없다. 또한 노동강도는 노동시간이 짧아질수록 전일제 근무에 비해 몇 배 이상 높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시간제 노동자에게 정규직 대비 동일한 시간당 우리가 우려했던 박근혜 정부의 여성노동 관련 정책들이 벌써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6월 3일 ‘고용률 70% 로드맵(이하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 드맵의 핵심은 새로운 방식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다. 정부는 오는 2017년까지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해 새 일자리 238만 개를 만 들겠다면서, 이중 38.7%인 92만개를 시간제 일자리로 만들겠다고 한다. 공공부문 에서 먼저 시간제 일자리를 만든 뒤, 각종 인센티브를 통해 민간부문으로 확산시킨 다는 복안이다. 시간제 일자리는 여성고용률 확대를 위해 필요한 정책이라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밖에도 창업, 창직 활성화, 60세 이상 고용기회 제고, 스펙초월 시스템 정착, 서비스산업 선진화 등도 대책으로 내놓고 있다. 여 성 의 경 력 단 절 원 인 외 면 결 과 남성 고용률은 이미 70%를 넘기 때문에 고용률 70%를 만든다는 의미는 2013년 6월 현재 50% 미만인 여성 고용률을 높이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정부는 단순히 여 성노동력을 활용하고 국가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차원으로만 여성고용률 문제에 접 정부의‘고용률70%로드맵’을 비판한다 송 은 정 한국여성노동자회 노동정책부장 특 집 ❶ 지난 6월 11일 진행된 고용률 달성에만 급급한 정부의 ‘고용률 70% 로드맵’ 규탄 기자회견
  • 22. 42 일하는 여성 43여름•아흔다섯번째 화’와 ‘가족친화제도를 모범적으로 시행하는 중소기업 대상 정부지원을 확대’한다 는 내용이 있긴 하다. 그러나 그 것뿐이다. 우리가 모든 노동자가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사회로 나가자고 하는 이유는 남성 과 여성의 수치적 평등을 위해서가 아니다. 여성이 가사노동을 남성 보다 많이 하고 있으니 남성이 가사노동을 더 해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두들 행복을 위해 일한다고 하지만 정작 가족과 함께 할 시 간이나 삶의 여유도 없이 삶의 질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행복하고 평등한 사회 로 가기 위해서 ‘일·가정’, 더 나아가 ‘일·생활’의 양립이 필요하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우선 정부가 구체적으로 로드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간 제 일자리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를 압박할 것이다. 시간제 일자리 문제를 알리기 위해 국회 토론회, 각종 기고 등 여론화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여성 일자리의 양 적 확대는 여성 일자리가 양질의 일자리가 될 때 당연히 뒤따를 수 있다. 우리는 여 성 일자리가 양질의 일자리가 될 수 있도록 성별 임금격차 해소, 고용불안 해소, 모 성권 확보를 위해 지금 보다 더 열심히 활동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강화시 키고 있는 ‘성역할 고정관념’에 맞서기 위해 더욱 깊은 고민과 장기적인 사업계획을 만들어 나가겠다. 임금을 준다 하더라도 그것은 양질의 일자리라고 보기 어렵다. 돌봄공동체 해드림 김경란 대표도 로드맵 관련 국회토론회에서 “사회서비스바우 처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들이 모두 시간제로 일하고 있는데, 올해 예산을 줄여 일 자리가 더욱 줄었다. 제대로 된 예산편성으로 사회복지서비스가 확대되고 돌봄노 동자들의 일자리와 노동조건이 개선되어야 하는데, 이런 사업은 방치한 채 불안정 한 일자리만 늘리려고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대표 이야기 대로 이미 많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고 있지만 고용률에 잡히 지 않는 비공식, 비정규적 성격의 여성 일자리를 ‘양질의 일자리’로 전환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 일 · 가 정 양 립 여 성 에 게 만 강 요 문제는 이 로드맵이 단순히 ‘시간제 일자리’ 문제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로드맵은 기본적으로 여성‘만’ 양육을 전담하면서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성별이분법적 관점을 내포하고 있다. 정부는 실제 이번 로드맵에서 ‘자동 육아휴직 관행’을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출산 전후휴가가 끝나는 동시에 육아휴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원하지 않을 경우에만 출 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을 별도로 신청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언뜻 보면 여성에게 유리한 정책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일가정 양립 정책은 여성이 노동시장에 더 많이 나와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 남성이 육아와 가정생활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여성에게 불리 하다. 남성도 당연히 사용할 수 있는 제도이지만, 남성은 육아휴직 사용자 중 2%에 불 과한 현실에서 ‘자동 육아휴직 관행’은 여성만 육아휴직을 사용해야 한다는 인식을 더욱 확산시킬 수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 여성노동자는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 할 수 밖에 없는 조치인 것이다. 로드맵이 발표된 이후 보수언론은 “시간제 여성노동자가 일찍 퇴근 해서 자녀들 을 돌볼 수 있는” 좋은 제도인 것처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물론 로드맵에서 일가정 양립 정책을 위해 ‘중소기업 가족 친화 인증 경영 활성
  • 23. 44 일하는 여성 45여름•아흔다섯번째 기사로 담기 위해 분주했다. 그렇다면 가사노동자들이 앞치마를 두르며 서울시 한 복판에서 춤사위를 벌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올해 2013년 6월 16일 국제 가사노동자의 날 첫 번째 제정된 날을 기념 하기 위하여 진행된 것으로 ‘이제 더 이상 파출부가 아님’을 알리고 정부에 ILO 협 약 비준을 촉구하기위해 치러진 행사였다. 국제 가사노동자의 날이란, 2011년 6월 16일 ILO(국제노동기구)2 제 100차 총회에서 ‘가사노동자 양질의 일자리 협약(189 호 협약)’3 채택을 기념하기 위하여 제정된 날이다. 양질의 일자리협약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 가사 노동자에 대한 노동3권 보 장 △ 알선업체의 사용자성 인정 △ 가사노동이 이뤄지는 사업장에 대한 근로감독 6.16 제1회 국제가사노동자의 날을 기념하여 한국여성노동자회와 전국가정관리사협회 등으로 구성된 돌봄연대에서는 6월 10일부터 6월 16일까지 ‘가사노동자 주간’으로 선정 하고 캠페인과 토론회를 진행했다. 그 내용을 「일하는 여성」 독자들께 전한다.<편집자 주> “ 파 출 부 가 아 니 라 가 사 노 동 자 입 니 다 ” - 돌봄연대 6.16 국제가사노동자의 날 기념 캠페인1 지난 6월 12일 한낮 서울시내 한복판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가사노동자들 이 한바탕 춤사위를 벌였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개사한 “우린 프로스타일”이란 노래에 맞춰 노란 앞치마를 입고 일사불란하게 춤사위를 펼쳤다. 지나가는 사람들 의 어리둥절한 모습, 기자들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가사노동자들의 주장을 곳곳에울려퍼진 가사노동자들의목소리 제1회 국제가사노동자주간 기념 행사 강 석 금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사무국장 특 집 ❷ 지난 6월 12일 광화문에서 진행되었던 국제가사노동자의날 기념 캠페인의 모습 1 돌봄 연대는 한국여노, 전가협, 전실련, 한가노협, YWCA 등 17개 단체로 구성돼 돌봄노동자 법적 권리보호 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2 국제노동기구(ILO, 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의 설립 목적은 근로조건의 개선을 위한 국내 적, 국제적 노력을 기울이며, 결사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리고 논의 구조는 각국 정부, 각국 사용자대표, 각국 노동자대표들이 중심이며 한국은 1982년 제68차 국제노동기구 총회부터 옵서버로 참가했으며 1991년 12월 9일 정식으로 가입했다. 3 ILO는 2011년에 열린 100차 총회에서 △ 가사 노동자에 대한 노동3권 보장 △ 알선업체의 사용자성 인정 △ 가사노동이 이뤄지는 사업장에 대한 근로감독 등의 내용을 담은 가사 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협약 을 채택했다.
  • 24. 46 일하는 여성 47여름•아흔다섯번째 2011년 한국정부측도 ILO의 “가사노동자 양질의 일자리 협약”에 찬성표를 던졌 다. 그러나 2011년 이후 현재까지 3년이 흐르고 있지만 정부의 국회 비준 안 제시 및 국회에서의 ‘비준’논의 조차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정부 측에는 국회 비 준 안 제시를 국회에는 비준 안 촉구를 하기 위한 퍼포먼스 인 것이다. 여기에서 ‘비 준’이 갖는 의미와 절차를 보면, 정부가 국회에 비준 안을 제시하고 국회가 그 안에 대해 비준하게 되면 비로소 가사노동자가 노동자로서 국제적, 국내적 법적 지위를 실질적으로 가질 수 있는 1차적 조건이 되는 것이다. 정부의 비준 안이 국회에서 통 과되면 이것은 단순히 통과 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비준에 따른 책임과 의무가 정부에게 있기 때문이다. 현재 근로기준법 11조 ①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가사사용 인 적용제외 규정을 삭제해야 하며, 그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의 결과로 노동법의 노 동자성 인정이 되는 것이다. 만약 후속조치가 미비하거나 부실했을 경우 추가적으 로 후족조치의 요구를 ILO로부터 받게 되고 이것은 국제적 압력으로 작용하기 때 문에 정부로서도 나름대로 성실하게 임해야하는 조건이 따르는 것이다. ILO 추가 요구사항의 법적근거를 보면 제2조 1. 이 협약은 모든 가사근로자에게 적용된다. 2. 본 협약을 비준하는 회원국은 가장 대표적인 사용자 및 근로자 단체, 그리고 가사근 로자 및 가사근로자의 사용자를 대표하는 단체가 있는 경우 이들과 협의한 후 아래 의 근로자 전부 또는 일부를 적용 범위에서 제외할 수 있다. (가) 적어도 동등한 수 준의 보호가 다른 방법으로 제공되는 근로자 범주, (나) 중대한 성격의 특수한 문제 발생과 관련된 근로자의 제한된 범주, 3. 상기 항에서 부여한 가능성을 활용하는 각 회원국은 국제노동기구 헌장 제22조에 따른 협약 적용에 관한 최초보고서에, 제외 되는 특정 근로자 범주 및 그러한 제외의 이유를 명시하고, 후속보고서에 해당 근로 자에게 협약의 적용을 확대할 목적으로 이미 취한 조치는 구체적으로 서술한다.5 따라서 이것은 현재 돌봄 연대가 강조하고 있는 ‘가사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권을 위 한 논의 창구 개설 요청’과 가사 노동자에 대한 실태조사 요청의 법적 토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날 행사는 이제는 가사노동자들도 더 이상 허드렛일 담당자가 아닌 전문 직업인 으로서 이 사회 운영의 한 축으로서 위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당당한 자기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렇듯 ILO에서 채택한 양질의 일자리 협약이 가사노동자들에게 갖는 가장 커다 란 의미는 협약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듯 ‘가사노동자의 노동자성 획득’이다. 협약 제1조 “가사노동은 하나 혹은 여러 가구 내에서, 혹은 하나 혹은 여러 가구를 위해 수행하는 근로를 말하며 ‘가사노동자’란 직업으로서 고용관계를 갖고 가사 노동을 하는 사람들을 뜻함”이라고 규정되어 있다. 즉 가사노동자도 이제는 노동3권이 보 장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에 따른 구체적인 제도개선 마련에 노력해야함을 요구하 고 있다. 이 채택에 기준하여 “가사도우미·베이비시터·정원사·요리사 등 가사노동 자들은 최소한 하루 이상의 정기휴일 보장, 산재발생 시 보상절차, 노조결성 등 노 동기본권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으며 또한 고용인이 가사 노동자를 고용할 경우 일반 노동자와 같이 급여·노동조건·노동시간 등을 명시한 계약서를 반드시 작성하 도록 하여, 가사노동자가 법적으로 최소한의 보호”4 은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가사노동자들은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그림자로 살아왔다. 그리 고 가사노동자들 대부분은 중·장년 취약계층, 여성들이 많고 여성가장인 경우와 남 편이 있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현실은 매우 냉혹하여 고객으로부터 무시 당 할 때도 많고 임금을 떼 일 때도 많다. 어떤 한 관리사의 경우 5년 넘게 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했지 만 하루아침에 “출근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고 허탈해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듯 가사노동자들은 열심히 노동하며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해 살지만, 임금을 떼여도 갑자기 일자리를 잃어도 어디에 하소연 할 곳 없었다. 이런 가사노동자들의 고통에 종지부를 찍을 최소한의 조건이 마련된 것이고 국제적 기구를 통해 결정된 내용임 으로 각 국가가 가사 노동자를 노동자로 인정하겠다는 것을 문서로 남긴 것이다. 이 것은 수 백 년, 수 십 년 가사노동에 종사해 왔던 이름 없는 ‘가사노동자’들의 힘겨 운 노동의 결실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ILO의 양질의 일자리 협약 채택은 가사노동 자와 가사노동이 비로소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 실체를 드러내는 결과를 만들었다. 이날 행사는 ILO 협약 찬성에 따른 국내의 법적 절차가 이루어지는 ‘비준’과 비 준이후 후속조치가 진행되지 않은 것에 대한 항의 퍼포먼스이기도 했다. 4 [출처] ILO 가사노동일자리협약(2011.6월 채택) | 작성자 이종수 노무사 http://bellife.blog.me 5 [출처] ILO 가사노동일자리협약(2011.6월 채택) | 작성자 이종수노무사 http://bellife.blog.me/185148019
  • 25. 48 일하는 여성 49여름•아흔다섯번째 이날 진행된 국제가사노동자의날 기념 퍼포먼스는 역사의 과정을 거쳐 오며 당 당한 노동자로 성장하고 있는 여성들이 정부에 대해 실질적인 제도개선 요구를 촉 구했던 것이다. 국회는 조속히 ILO협약을 비준해야 할 것이다. “ 가 사 노 동 자 법 적 보 호 위 한 사 회 적 대 화 기 구 만 들 자 ” - 가사노동자 보호입법 로드맵을 위한 타운홀미팅 6월 16일 국제 가사노동자의 날을 기념한 행사는 거리캠페인 뿐만 아니라 토론 회도 있었다. ‘돌봄노동자 법적보호를 위한 연대(돌봄연대)’는 6월 14일 은수미 의원실과 공동 으로 국회에서 ‘가사노동자 보호입법 로드맵을 위한 타운홀미팅’을 열었다. 이에 앞서 한국여성노동자회, 전국가정관리사협회, 한국가사노동자협회, YWCA,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이날 토론회에 앞서 가사노동자의 법적보호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여러차례 회의를 가졌으며, 이날 토론회에서 그간 논의를 발 표했다. 특히 이날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전가협 수도권 회원들이 많이 참석해 토론 열 기를 뜨겁게 하기도 했다. ILO 189호 협약이 채택되면서 가사노동자 노동권 문제가 이슈화되기도 했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근로기준법에서 ‘가사사용인 적용제외’ 규정이 버젓이 살아있다. 우리나라 현행법상으로는 가사노동자는 노동자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사노동자의 노동자성을 확보하기 위한 우선순위는 근로기준법 상 ‘가사사용인 적용제외’ 규정을 삭제해야 한다. 그러나 개인가정에서 시간제로 근 무하는 가사노동자의 특성상 노동관계법 적용을 어떻게 할지는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실제 얼마 전 김춘진 국회의원은 근로기준법 개정을 전제하지 않고 가사 노동자 관련 특별법을 추진하기도 했다. 가사노동자 보호방안에 대한 여러 가지 방 안이 혼재돼 논의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또한 가사노동자에게 노동관계법을 적용할 경우 서비스요금이 상승할 수도 있어 가사서비스 수요와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민간 직업소개소, 사 회적 기업 등 단체, 개인 소개 등 다양한 알선체계도 노동법 적용을 어떻게 할 것인 선언이다. 그동안 가사노동자들은 식모에서 파출부에 이르기 까지 ‘허드렛일 담당자’로 인 식되어 왔다. 그러나 현재 가사노동자들은 그 이미지와 역할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 키고 있으며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노동에 대한 의미를 확장시켜 내고 있다. 사실얼마 전 까지 가사노동자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가족, 친구들에게 알리 는 것을 꺼렸었다. 이유는 “창피해서”라는 것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일하는 장 소가 어디든 자신이 당당하게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데 왜 이일이 부끄러운 일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가사노동자들의 이러한 질문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을까? 60년대부터 90년 대 식모에서 파출부에 이르기 까지 무수한 많은 이름 없는 가 사노동자들이 맞아죽거나 혹은 굶어죽고 때로는 소처럼 일하면서 자신의 삶을 개 척하는 과정6 을 거쳤고 그 과정이 가사노동과 가사 노동자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 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은 그저 힘겨운 노동, 어쩔 수 없이 하는 노동에 서 벗어나 노동에 자기 삶을 체화시켜 또 다른 자신으로 거듭나는 기회로 만들어 가 고 있다. 또 다른 측면은 IMF 이후 경제적 어려움이 취약가정에 깊숙이 파고들면서 나타 났다. IMF가 사람들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취약계층 중, 장년 여성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량실업과 해고, 실직자들이 급격하게 증가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학력 중, 장년 여성들의 일자리 찾기란 쉽지 않았다. 그 쉽지 않은 틈사이로 가사노동 일자리가 존재한 것이며 이것은 어쩌면 한 줄기 빛이었을 지 모르겠다. 즉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노동이 있고 그것이 다행스럽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기에 그것에 감사하며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수행했기 때문이다. 그리 고 그 과정은 단순히 힘겹고 허드렛일을 해결하는 힘겨운 노동이 아닌 고객과의 관 계, 동료와의 대화 그리고 가사노동을 중심으로 한 사회를 이해하면서 점차 당당한 가사노동자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6 구정이 다가와도 고향집에 가지 못하는 식모살이를 비관하고 처녀가 음독자살을 하였다. 고향은 경남 충무 시에 둔 이정자(22)양은 평소 불우한 신세를 비관타가 구정에 갑자기 고향이 그리운 22일 2시 30분 서울 묵종동1의2호 주인 정화선씨 집에서 청산가리를 먹고 신음 중 병원에 가다가 차속에서 절명했다(조선일보 1961. 02. 14).
  • 26. 50 일하는 여성 51여름•아흔다섯번째 지 고민스럽게 하는 대목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표한 내용은 대략 몇 가지 합의내용이다. 공익적 알선기관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 사회보험 부담금 등에 대한 정부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등이 다. 특히 정책방향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이해당사자간의 더 많은 토론이 필요하기 때문에 노동자(전가협 등), 사용자(소비자단체), 정부(노동부), 기타(직업소개소 단 체, 시민단체)로 구성된 사회적 대화기구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날 토 론자로 참석한 노동부 관계자는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수준의 답변만 했을 뿐이 다. 이밖에도 이날 토론회에서는 건설노동자의 퇴직공제회 사례를 살펴봤으며, 아이 쿱구로생협 조합원이 이용자가 생각하는 가사노동자 보호방안에 대해서도 들었다. 마지막으로, 토론자로 나온 아이쿱구로생협 권신윤 조합원의 말이 계속 맴돈다. “돌봄노동을 전통적 의미로 여성의 노동으로 생각하는 한, 새로운 변화는 쉽지 않다. 가족구조의 변화, 전통적 가족의 해체라는 사회변화에 따른 요구로 돌봄노동 의 영역을 새롭게 해석하고 새로운 관계, 새로운 기준으로 재해석하고 새로운 시스 템을 구축해야 한다.” 우리가 고민하고 실천해 나아가야 할 일이 아직은 많은 것 같다. 지난 6월 14일 국회 의회원회에서 진행된 ‘가사노동자 보호입법 로드맵을 위한 타운홀미팅’ ‘70만개 일자리 창출’이라는 고용문제 해결안을 들고 나온 정부가 그 방법 중 하 나로 좋은 시간제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등록금이라도 건지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할지라도 원하는 일자리가 아니면 취업을 안 하고 있는 청년들에 비해 고용률을 손쉽게 높일 수 있는 것이 여성들인데, 여성들의 상당 수가 결혼과 육아 문제로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기에 이들에게 가사나 육아와 병행할 수 있는 시간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어릴 동안 하루에 4~6시간만 일하고 적정한 임금과 각종 복리혜택을 받으며 경력을 이어가다가 아이들이 크면 바로 전일제 일자리로 다시 복귀할 수 있 는 좋은 일자리! 어쩌면 많은 여성들이 꼭 육아가 아니더라고 부모님들을 돌보기 위 해, 아니면 자신의 개발을 위해 이러한 좋은 시간제 일자리를 좋아하고 필요로 할 거라고 생각한다. 비단 여성만이겠는가? 최근 아빠들의 가정에서의 역할에 대한 관 심이 높아지면서 아이들이 어릴 때 많은 것을 같이 나누기 위해 상당수의 남성들도 이러한 좋은 시간제 일자리를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가 바라는 일자리가 꼭 ‘좋은 시간제 일자리’일까? 우선, 좋은 시간제 일자리라도 처음부터 시간제로 만들어진 일자리가 일하는 사람들이 전일제 로 바꾸기를 원한다고 해서 전일제 일자리로 전환되는 것이 쉬울까? 그렇지 않다면 좋은 시간제 일자리에서 전일제 일자리로 바꾸려면 다시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데, 이는 또한 경력 단절로 이어질 뿐 아니라, 좋은 전일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상 황에서 한번 시간제 일자리에서 일하게 되면 원하지 않더라도 시간제 일자리에 머 물러 있을 수밖에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칼 럼 좋은시간제일자리? 김 혜 진 한국여성노동자회 자문위원 / 세종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경영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