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ideShare a Scribd company logo
1 of 66
게임이 말하는 방법 :
폭력에 대하여
: SPEC OPS : THE LINE
: UNDERTALE
: HOTLINE MIAMI
게임 201313073 김다찬
목차
서 론
들어가기 전에
: 게임이라는 매체에 대해
본 론
게임이 말하다 :
어떻게?
결 론
게임이 말하는
진짜 방법
부 록
‘남을 해치는 것을
좋아하나?’
“남을 해치는 것을 좋아하나?”
D o y o u l i k e h u r t i n g o t h e r p e o p l e ?
들어가기 전에
: 게임이라는 매체에 대해
서 론
게임, 그리고 폭력
언제나 화두에 오르는 ‘폭력적인 게임’
왜 유독 게임만?
「킬 빌」(2003)
폭력적인 영화는?
「시계태엽 오렌지」(1962)
폭력적인 소설은?
「Maxwell’s silver hammer」(1969)
폭력적인 음악은?
‘더’ 폭력적인, ‘덜’ 폭력적인……
폭력적인
영화
폭력적인
소설
폭력적인
음악> >
왜?
‘더’ 폭력적인, ‘덜’ 폭력적인……
폭력적인
영화
폭력적인
소설
폭력적인
음악> >
더 구체적일 수록, 더 ‘폭력적’이라 느낀다!
이미지 묘사 분위기
다시 한 번, ‘왜 유독 게임만?’
게임은 ‘복합적인 매체’이기 때문!
분위기
묘사이미지 =
게임
다시 한 번, ‘왜 유독 게임만?’
(Sid Meier, 게임 「문명」의 디자이너)
게임은 흥미로운 의 연속이다.선택
다시 한 번, ‘왜 유독 게임만?’
심지어, 게임은 사용자의 선택이 개입하는 매체!
분위기
묘사이미지 =
게임!
얻어 맞을만 함
즉,
선택
판단하고
비교하고
학습하고
게임이 말하다 :
어떻게?
본 론
폭력성의 고발
매너리즘에 빠지면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기 마련
폭력성의 고발
당연히 게임의 폭력성을 고발하는 게임도 존재
폭력성의 고발
진짜 문제는
‘어떻게 고발할 것인가?’
「언더테일」 「핫라인 마이애미」
여기 ‘폭력’을 비판하는 3개의 게임이 있습니다 :
「스펙 옵스 : 더 라인」
폭력성의 고발
「언더테일」 「핫라인 마이애미」
여기 ‘폭력’을 비판하는 3개의 게임이 있습니다 :
「스펙 옵스 : 더 라인」
폭력성의 고발
「언더테일」 「핫라인 마이애미」
여기 ‘폭력’을 비판하는 3개의 게임이 있습니다 :
「스펙 옵스 : 더 라인」
폭력성의 고발
※ 주의 ※
각 게임의 평가는 ‘게임에서의 메시지 텔링 방법’의 기준에 한하며,
또한 이 기준은 주관적인 견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SPCE OPS: THE LINE이게 다 당신이 한 짓입니다. 이제 좀 영웅이 되신 것 같으십니까?
스펙 옵스 : 더 라인
겉보기에는 평범(?)한 전쟁 기반 TPS
쏘고
죽이고
달리고
스펙 옵스 : 더 라인
그러나 게임을 진행할수록 뒤틀려가는 이야기
• 하나 둘 씩 죽어가는 동료
• 해결되지 않는 전황에서 오는 스트레스
• 점점 미쳐가는 아군들
스펙 옵스 : 더 라인
건물 안에 틀어박혀 밖으로 나오지 않는 적,
전황을 바꾸려면 백린탄을 써야만 한다.
백린탄? 물로도 잘 꺼지지 않는 맹독성 화학탄의 일종으로,
그 잔혹성 때문에 대인사용에 논란이 되고 있다.
스펙 옵스 : 더 라인
결국 백린탄을 사용하고
침입에 성공한 주인공 일행!
스펙 옵스 : 더 라인
그러나 벙커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수많은 민간인들의 시체
스펙 옵스 : 더 라인
등장인물들은 큰 충격을 받고, 게임은 다음 국면으로 넘어가는데……
스펙 옵스 : 더 라인
LOADING…
이게 다 당신이 한 짓입니다. 이제 좀 영웅이 되신 것 같으십니까? .
장면과 장면 사이의 로딩 화면에서
모니터 너머의 ‘유저’에게 말을 걸어오는 게임
LOADING…
미군은 비무장 전투원을 사살하는 걸 엄격히 금지합니다.
하지만 이건 게임인데, 알게 뭐에요? 그렇죠? .
스펙 옵스 : 더 라인 : 충격적이긴 한데, 그런데…
언뜻 보면 게임 내 폭력에 무감각해진 유저를 향한 통렬한 일침의 메시지
저는 백린탄을 안 쓰고 싶은데요?
저는 민간인은 안 쏘고 싶은데요?
저는 대화로 해결하고 싶은데요?
응 그런 거 없어~ 돌아가~
그러나…
유저
스펙 옵스 : 더 라인 → 유저는 반드시 백린탄을 쏴야 하고,
→ 유저는 반드시 민간인을 죽여야 하고,
→ 유저는 반드시 무력으로 부딪혀야 한다
선택이 결여된 불합리한 메시지 텔링
분위기
묘사이미지
선택
스펙 옵스 : 더 라인 : 충격적이긴 한데, 그런데…
스펙 옵스 : 더 라인 : 충격적이긴 한데, 그런데…
거부권을 주지도 않은 채 일방적으로 유저를 비난?
오히려 제작사의 태도가 폭력적!
폭력의 기본 요건
스펙 옵스 : 더 라인 : 충격적이긴 한데, 그런데…
거부권을 주지도 않은 채 일방적으로 유저를 비난?
오히려 제작사의 태도가 폭력적!
폭력의 기본 요건
UNDERTALE제발, 날 죽이지 마……
언더테일
괴물들이 사는 ‘지하 세계’를 탐험해 나가는 RPG(?)
싸워서 물리친다
언더테일
자비를 베푼다
괴물들과 싸울 것인가, 사랑을 베풀 것인가?
언더테일
자비 몰살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극단적으로 변화하는 스토리라인
언더테일
게임 바깥의 ‘플레이어’를 의미하는 캐릭터 ‘플라위’플레이어에게 동생을 살해당한 캐릭터 ‘샌즈’
모니터 너머의 ‘플레이어’에게 말을 거는 캐릭터들
(본 문서는 게임에서 폭력성을 말하는 부분만을 다루기 때문에, ‘몰살’쪽의 스토리라인만을 이야기합니다)
언더테일
• ‘재미’라는 이유 만으로 게임 캐릭터를 죽인다는 게 정당화 될 수 있을까?
• 돌이킬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책임한 선택을 한다는 것이 정당화 될 수 있을까?
정말?
언더테일: 살해할 수 있게 만든 게 누군데?
유저는 단지 ‘만들어진 선택지’중 하나를 선택했을 뿐
선택지는 유저의 선택이기 이전에 제작자의 선택
다시 말하면 돈 내고 욕 먹기
사용자의 선택에서 나오는 결과이긴 하지만…
제작자가 직접
만든 것이니까
이는 구매자의 권리를 부정하는 방식!
게임은 상업매체이며, 사용자에게는 돈을 주고 구입한 게임의 모든 것을 누릴 권리가 있음
그 권리의 행사를 비난하는 것은 ‘상업매체’로써의 의무를 저버리는 것
+ 자가당착
언더테일: 살해할 수 있게 만든 게 누군데?
유저는 단지 ‘만들어진 선택지’중 하나를 선택했을 뿐
선택지는 유저의 선택이기 이전에 제작자의 선택
다시 말하면 돈 내고 욕 먹기
사용자의 선택에서 나오는 결과이긴 하지만…
제작자가 직접
만든 것이니까
이는 구매자의 권리를 부정하는 방식!
게임은 상업매체이며, 사용자에게는 돈을 주고 구입한 게임의 모든 것을 누릴 권리가 있음
그 권리의 행사를 비난하는 것은 ‘상업매체’로써의 의무를 저버리는 것
+ 자가당착
HOT LINE MIAMI남을 해치는 것을 좋아하나?
핫라인 마이애미
2D 슈팅 액션
핫라인 마이애미
그래픽은 구리구리하지만
폭력 표현의 수위는 어마어마한 편
터지고…
깨지고…
뭉개지고…
(사람이)
핫라인 마이애미
귀를 튀겨버리는 음악! 극단적인 난이도매우 빠른 게임 템포
위의 3개가 합쳐지면…
핫라인 마이애미
플레이어의 흥분감을 극한까지 자극!
쏘고, 죽이고, 찌르고, 썰고…
핫라인 마이애미
다음 층으로, 다음 층으로!
기다리고 있는 것은 피 말리는 보스전
나는 한 방, 너는 왜 안 한 방…?
핫라인 마이애미
적들을 모두 해치우고 나면 갑자기 뚝 사라지는 음악
핫라인 마이애미
그리고 등장하는 미션 : 다시 차로 돌아가시오
돌아가는 길 내내 남아있는 ‘내가 죽인 시체’
핫라인 마이애미
돌아가는 길 내내 남아있는 ‘내가 죽인 시체’
핫라인 마이애미
시체,
돌아가는 길 내내 남아있는 ‘내가 죽인 시체’
핫라인 마이애미
시체,시체,
돌아가는 길 내내 남아있는 ‘내가 죽인 시체’
핫라인 마이애미
시체,시체, 시체!
그리고 차를 타고 돌아가면 기다리고 있는 것은……
핫라인 마이애미
핫라인 마이애미
수수께끼의 인물이 질문을 던진다 :
핫라인 마이애미
수수께끼의 인물이 질문을 던진다 :
남을 해치는 것을 좋아하나?
핫라인 마이애미
그리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시작되는 다음 스테이지
핫라인 마이애미
그리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시작되는 다음 스테이지
핫라인 마이애미
“마지막에는 내가 했던 모든 폭력적인 요소들을 점수로 변환해 계산해 준다.
그 점수가 높을수록, 나는 마치 ‘훌륭한 쓰레기’라는 선고를 받는 것 같았다.”
-모 게이머
음악!
핫라인 마이애미 : ‘이럴 줄 몰랐다’라곤 못 하겠지?
• 남은 것들은 ‘내가 했던 것’들 뿐
• 내가 죽였던 시체
• 내가 쳐놨던 깽판
• 내가 했었던 일들
게임은 단지 음악을 껐을 뿐,
그리고 유저가 한 일을 되돌아보게 했을 뿐
네가 한 게 이런 결과를 낳았다 (X)
네가 한 게 정확히 이런 것이다 (O)
• 바뀐 것은 단 하나
음악!
핫라인 마이애미 : ‘이럴 줄 몰랐다’라곤 못 하겠지?
• 남은 것들은 ‘내가 했던 것’들 뿐
• 내가 죽였던 시체
• 내가 쳐놨던 깽판
• 내가 했었던 일들
게임은 단지 음악을 껐을 뿐,
그리고 유저가 한 일을 되돌아보게 했을 뿐
네가 한 게 이런 결과를 낳았다 (X)
네가 한 게 정확히 이런 것이다 (O)
• 바뀐 것은 단 하나
게임이 말하는 진짜 방법
결 론
게임이 말하는 진짜 방법
그러나 게임에서의 메세지는 피동적일 수밖에 없다
게임은 ‘사용자’의 선택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때문
• 게임이 상업적 매체인 이상, 결코 사용자를 비판할 수 없다
• 게임의 사용자는 돈을 주고 구매한 ‘고객’이기 때문
• 굳이 사용자를 비판하고자 한다면, 사용자가 직접 자기 자신을 비판하게 만들 수 밖에…
• 그렇다고 공짜 게임이라고 비판해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 사용자로서 선택의 책임을 묻기 전에, 먼저 제작자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 제작자가 사용자를 판단할 수 기준은 ‘절대적인 진리’뿐 어린아이는 지켜야 한다
개성은 존중 받아야 한다
차별은 사라져야 한다 등등…
“뭐 이렇게 피동적이야?”
그리고 그 선택을 ‘제작자의 주관’으로만 판단하는 것은 불합리하기 때문
게임은 말할 수 없다
다만, 사용자가 자신에게 묻게 만들 수 있다
‘남을 해치는 것을 좋아하나?’
부 록
예, 좋아합니다.
단, 게임 안에서만요.
남을 해치는 것은 싫지만 : ‘남’이 아니라, 데이터 쪼가리
동생 살인마가 아니라 동생 데이터쪼가리 살인마다.
• 픽션은 픽션이기에 즐길 수 있는 것
• 픽션(특히나 상업매체)은 ‘실제에서는 이룰 수 없는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것
• 픽션의 욕구들을 무분별히 현실로 가져와선 안 되듯이, 현실의 잣대도 무분별히 픽션에 적용시킬 수 없음!
픽션과 현실 사이의 벽을 세워야 함!
감사합니다

More Related Content

Similar to 게임이 말하는 방법:폭력에 대하여

게임 스토리 텔링이란
게임 스토리 텔링이란게임 스토리 텔링이란
게임 스토리 텔링이란sinnoske
 
김동건, 구세대 개발자의 신세대 플레이어를 위한 게임 만들기, NDC2011
김동건, 구세대 개발자의 신세대 플레이어를 위한 게임 만들기, NDC2011김동건, 구세대 개발자의 신세대 플레이어를 위한 게임 만들기, NDC2011
김동건, 구세대 개발자의 신세대 플레이어를 위한 게임 만들기, NDC2011devCAT Studio, NEXON
 
디지털미디어 특강(사용자 분석과제)
디지털미디어 특강(사용자 분석과제)디지털미디어 특강(사용자 분석과제)
디지털미디어 특강(사용자 분석과제)YangHuiSeong
 
사용자 분석 과제1
사용자 분석 과제1사용자 분석 과제1
사용자 분석 과제1Jihwan Kim
 
목적으로써의 게임, 도구로써의 게임
목적으로써의 게임, 도구로써의 게임목적으로써의 게임, 도구로써의 게임
목적으로써의 게임, 도구로써의 게임KwangSam Kim
 
잊고있었던 그것, 채팅
잊고있었던 그것, 채팅잊고있었던 그것, 채팅
잊고있었던 그것, 채팅Sun Park
 
[게임테크13] 미소녀 게임의 비전과 개발 기술 소개
[게임테크13] 미소녀 게임의 비전과 개발 기술 소개[게임테크13] 미소녀 게임의 비전과 개발 기술 소개
[게임테크13] 미소녀 게임의 비전과 개발 기술 소개MinGeun Park
 
포기하는 순간이 게임오버
포기하는 순간이 게임오버포기하는 순간이 게임오버
포기하는 순간이 게임오버sinnoske
 
[NDC 2014] 시나리오라이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NDC 2014] 시나리오라이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NDC 2014] 시나리오라이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NDC 2014] 시나리오라이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Hwang Sang Hun
 

Similar to 게임이 말하는 방법:폭력에 대하여 (10)

게임 스토리 텔링이란
게임 스토리 텔링이란게임 스토리 텔링이란
게임 스토리 텔링이란
 
김동건, 구세대 개발자의 신세대 플레이어를 위한 게임 만들기, NDC2011
김동건, 구세대 개발자의 신세대 플레이어를 위한 게임 만들기, NDC2011김동건, 구세대 개발자의 신세대 플레이어를 위한 게임 만들기, NDC2011
김동건, 구세대 개발자의 신세대 플레이어를 위한 게임 만들기, NDC2011
 
디지털미디어 특강(사용자 분석과제)
디지털미디어 특강(사용자 분석과제)디지털미디어 특강(사용자 분석과제)
디지털미디어 특강(사용자 분석과제)
 
사용자 분석 과제1
사용자 분석 과제1사용자 분석 과제1
사용자 분석 과제1
 
목적으로써의 게임, 도구로써의 게임
목적으로써의 게임, 도구로써의 게임목적으로써의 게임, 도구로써의 게임
목적으로써의 게임, 도구로써의 게임
 
잊고있었던 그것, 채팅
잊고있었던 그것, 채팅잊고있었던 그것, 채팅
잊고있었던 그것, 채팅
 
[게임테크13] 미소녀 게임의 비전과 개발 기술 소개
[게임테크13] 미소녀 게임의 비전과 개발 기술 소개[게임테크13] 미소녀 게임의 비전과 개발 기술 소개
[게임테크13] 미소녀 게임의 비전과 개발 기술 소개
 
포기하는 순간이 게임오버
포기하는 순간이 게임오버포기하는 순간이 게임오버
포기하는 순간이 게임오버
 
[NDC 2014] 시나리오라이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NDC 2014] 시나리오라이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NDC 2014] 시나리오라이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NDC 2014] 시나리오라이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11
1111
11
 

게임이 말하는 방법:폭력에 대하여

  • 1. 게임이 말하는 방법 : 폭력에 대하여 : SPEC OPS : THE LINE : UNDERTALE : HOTLINE MIAMI 게임 201313073 김다찬
  • 2. 목차 서 론 들어가기 전에 : 게임이라는 매체에 대해 본 론 게임이 말하다 : 어떻게? 결 론 게임이 말하는 진짜 방법 부 록 ‘남을 해치는 것을 좋아하나?’
  • 3. “남을 해치는 것을 좋아하나?” D o y o u l i k e h u r t i n g o t h e r p e o p l e ?
  • 4. 들어가기 전에 : 게임이라는 매체에 대해 서 론
  • 5. 게임, 그리고 폭력 언제나 화두에 오르는 ‘폭력적인 게임’
  • 6. 왜 유독 게임만? 「킬 빌」(2003) 폭력적인 영화는? 「시계태엽 오렌지」(1962) 폭력적인 소설은? 「Maxwell’s silver hammer」(1969) 폭력적인 음악은?
  • 7. ‘더’ 폭력적인, ‘덜’ 폭력적인…… 폭력적인 영화 폭력적인 소설 폭력적인 음악> > 왜?
  • 8. ‘더’ 폭력적인, ‘덜’ 폭력적인…… 폭력적인 영화 폭력적인 소설 폭력적인 음악> > 더 구체적일 수록, 더 ‘폭력적’이라 느낀다! 이미지 묘사 분위기
  • 9. 다시 한 번, ‘왜 유독 게임만?’ 게임은 ‘복합적인 매체’이기 때문! 분위기 묘사이미지 = 게임
  • 10. 다시 한 번, ‘왜 유독 게임만?’ (Sid Meier, 게임 「문명」의 디자이너) 게임은 흥미로운 의 연속이다.선택
  • 11. 다시 한 번, ‘왜 유독 게임만?’ 심지어, 게임은 사용자의 선택이 개입하는 매체! 분위기 묘사이미지 = 게임! 얻어 맞을만 함 즉, 선택 판단하고 비교하고 학습하고
  • 13. 폭력성의 고발 매너리즘에 빠지면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기 마련
  • 14. 폭력성의 고발 당연히 게임의 폭력성을 고발하는 게임도 존재
  • 16. 「언더테일」 「핫라인 마이애미」 여기 ‘폭력’을 비판하는 3개의 게임이 있습니다 : 「스펙 옵스 : 더 라인」 폭력성의 고발
  • 17. 「언더테일」 「핫라인 마이애미」 여기 ‘폭력’을 비판하는 3개의 게임이 있습니다 : 「스펙 옵스 : 더 라인」 폭력성의 고발
  • 18. 「언더테일」 「핫라인 마이애미」 여기 ‘폭력’을 비판하는 3개의 게임이 있습니다 : 「스펙 옵스 : 더 라인」 폭력성의 고발
  • 19. ※ 주의 ※ 각 게임의 평가는 ‘게임에서의 메시지 텔링 방법’의 기준에 한하며, 또한 이 기준은 주관적인 견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20. SPCE OPS: THE LINE이게 다 당신이 한 짓입니다. 이제 좀 영웅이 되신 것 같으십니까?
  • 21. 스펙 옵스 : 더 라인 겉보기에는 평범(?)한 전쟁 기반 TPS 쏘고 죽이고 달리고
  • 22. 스펙 옵스 : 더 라인 그러나 게임을 진행할수록 뒤틀려가는 이야기 • 하나 둘 씩 죽어가는 동료 • 해결되지 않는 전황에서 오는 스트레스 • 점점 미쳐가는 아군들
  • 23. 스펙 옵스 : 더 라인 건물 안에 틀어박혀 밖으로 나오지 않는 적, 전황을 바꾸려면 백린탄을 써야만 한다. 백린탄? 물로도 잘 꺼지지 않는 맹독성 화학탄의 일종으로, 그 잔혹성 때문에 대인사용에 논란이 되고 있다.
  • 24. 스펙 옵스 : 더 라인 결국 백린탄을 사용하고 침입에 성공한 주인공 일행!
  • 25. 스펙 옵스 : 더 라인 그러나 벙커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수많은 민간인들의 시체
  • 26. 스펙 옵스 : 더 라인 등장인물들은 큰 충격을 받고, 게임은 다음 국면으로 넘어가는데……
  • 27. 스펙 옵스 : 더 라인 LOADING… 이게 다 당신이 한 짓입니다. 이제 좀 영웅이 되신 것 같으십니까? . 장면과 장면 사이의 로딩 화면에서 모니터 너머의 ‘유저’에게 말을 걸어오는 게임 LOADING… 미군은 비무장 전투원을 사살하는 걸 엄격히 금지합니다. 하지만 이건 게임인데, 알게 뭐에요? 그렇죠? .
  • 28. 스펙 옵스 : 더 라인 : 충격적이긴 한데, 그런데… 언뜻 보면 게임 내 폭력에 무감각해진 유저를 향한 통렬한 일침의 메시지 저는 백린탄을 안 쓰고 싶은데요? 저는 민간인은 안 쏘고 싶은데요? 저는 대화로 해결하고 싶은데요? 응 그런 거 없어~ 돌아가~ 그러나… 유저 스펙 옵스 : 더 라인 → 유저는 반드시 백린탄을 쏴야 하고, → 유저는 반드시 민간인을 죽여야 하고, → 유저는 반드시 무력으로 부딪혀야 한다
  • 29. 선택이 결여된 불합리한 메시지 텔링 분위기 묘사이미지 선택 스펙 옵스 : 더 라인 : 충격적이긴 한데, 그런데…
  • 30. 스펙 옵스 : 더 라인 : 충격적이긴 한데, 그런데… 거부권을 주지도 않은 채 일방적으로 유저를 비난? 오히려 제작사의 태도가 폭력적! 폭력의 기본 요건
  • 31. 스펙 옵스 : 더 라인 : 충격적이긴 한데, 그런데… 거부권을 주지도 않은 채 일방적으로 유저를 비난? 오히려 제작사의 태도가 폭력적! 폭력의 기본 요건
  • 33. 언더테일 괴물들이 사는 ‘지하 세계’를 탐험해 나가는 RPG(?)
  • 34. 싸워서 물리친다 언더테일 자비를 베푼다 괴물들과 싸울 것인가, 사랑을 베풀 것인가?
  • 35. 언더테일 자비 몰살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극단적으로 변화하는 스토리라인
  • 36. 언더테일 게임 바깥의 ‘플레이어’를 의미하는 캐릭터 ‘플라위’플레이어에게 동생을 살해당한 캐릭터 ‘샌즈’ 모니터 너머의 ‘플레이어’에게 말을 거는 캐릭터들 (본 문서는 게임에서 폭력성을 말하는 부분만을 다루기 때문에, ‘몰살’쪽의 스토리라인만을 이야기합니다)
  • 37. 언더테일 • ‘재미’라는 이유 만으로 게임 캐릭터를 죽인다는 게 정당화 될 수 있을까? • 돌이킬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책임한 선택을 한다는 것이 정당화 될 수 있을까? 정말?
  • 38. 언더테일: 살해할 수 있게 만든 게 누군데? 유저는 단지 ‘만들어진 선택지’중 하나를 선택했을 뿐 선택지는 유저의 선택이기 이전에 제작자의 선택 다시 말하면 돈 내고 욕 먹기 사용자의 선택에서 나오는 결과이긴 하지만… 제작자가 직접 만든 것이니까 이는 구매자의 권리를 부정하는 방식! 게임은 상업매체이며, 사용자에게는 돈을 주고 구입한 게임의 모든 것을 누릴 권리가 있음 그 권리의 행사를 비난하는 것은 ‘상업매체’로써의 의무를 저버리는 것 + 자가당착
  • 39. 언더테일: 살해할 수 있게 만든 게 누군데? 유저는 단지 ‘만들어진 선택지’중 하나를 선택했을 뿐 선택지는 유저의 선택이기 이전에 제작자의 선택 다시 말하면 돈 내고 욕 먹기 사용자의 선택에서 나오는 결과이긴 하지만… 제작자가 직접 만든 것이니까 이는 구매자의 권리를 부정하는 방식! 게임은 상업매체이며, 사용자에게는 돈을 주고 구입한 게임의 모든 것을 누릴 권리가 있음 그 권리의 행사를 비난하는 것은 ‘상업매체’로써의 의무를 저버리는 것 + 자가당착
  • 40. HOT LINE MIAMI남을 해치는 것을 좋아하나?
  • 42. 핫라인 마이애미 그래픽은 구리구리하지만 폭력 표현의 수위는 어마어마한 편 터지고… 깨지고… 뭉개지고… (사람이)
  • 43. 핫라인 마이애미 귀를 튀겨버리는 음악! 극단적인 난이도매우 빠른 게임 템포 위의 3개가 합쳐지면…
  • 45. 쏘고, 죽이고, 찌르고, 썰고… 핫라인 마이애미 다음 층으로, 다음 층으로!
  • 46. 기다리고 있는 것은 피 말리는 보스전 나는 한 방, 너는 왜 안 한 방…? 핫라인 마이애미
  • 47. 적들을 모두 해치우고 나면 갑자기 뚝 사라지는 음악 핫라인 마이애미 그리고 등장하는 미션 : 다시 차로 돌아가시오
  • 48. 돌아가는 길 내내 남아있는 ‘내가 죽인 시체’ 핫라인 마이애미
  • 49. 돌아가는 길 내내 남아있는 ‘내가 죽인 시체’ 핫라인 마이애미 시체,
  • 50. 돌아가는 길 내내 남아있는 ‘내가 죽인 시체’ 핫라인 마이애미 시체,시체,
  • 51. 돌아가는 길 내내 남아있는 ‘내가 죽인 시체’ 핫라인 마이애미 시체,시체, 시체!
  • 52. 그리고 차를 타고 돌아가면 기다리고 있는 것은…… 핫라인 마이애미
  • 54. 핫라인 마이애미 수수께끼의 인물이 질문을 던진다 : 남을 해치는 것을 좋아하나?
  • 55. 핫라인 마이애미 그리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시작되는 다음 스테이지
  • 56. 핫라인 마이애미 그리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시작되는 다음 스테이지
  • 57. 핫라인 마이애미 “마지막에는 내가 했던 모든 폭력적인 요소들을 점수로 변환해 계산해 준다. 그 점수가 높을수록, 나는 마치 ‘훌륭한 쓰레기’라는 선고를 받는 것 같았다.” -모 게이머
  • 58. 음악! 핫라인 마이애미 : ‘이럴 줄 몰랐다’라곤 못 하겠지? • 남은 것들은 ‘내가 했던 것’들 뿐 • 내가 죽였던 시체 • 내가 쳐놨던 깽판 • 내가 했었던 일들 게임은 단지 음악을 껐을 뿐, 그리고 유저가 한 일을 되돌아보게 했을 뿐 네가 한 게 이런 결과를 낳았다 (X) 네가 한 게 정확히 이런 것이다 (O) • 바뀐 것은 단 하나
  • 59. 음악! 핫라인 마이애미 : ‘이럴 줄 몰랐다’라곤 못 하겠지? • 남은 것들은 ‘내가 했던 것’들 뿐 • 내가 죽였던 시체 • 내가 쳐놨던 깽판 • 내가 했었던 일들 게임은 단지 음악을 껐을 뿐, 그리고 유저가 한 일을 되돌아보게 했을 뿐 네가 한 게 이런 결과를 낳았다 (X) 네가 한 게 정확히 이런 것이다 (O) • 바뀐 것은 단 하나
  • 60. 게임이 말하는 진짜 방법 결 론
  • 61. 게임이 말하는 진짜 방법 그러나 게임에서의 메세지는 피동적일 수밖에 없다 게임은 ‘사용자’의 선택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때문 • 게임이 상업적 매체인 이상, 결코 사용자를 비판할 수 없다 • 게임의 사용자는 돈을 주고 구매한 ‘고객’이기 때문 • 굳이 사용자를 비판하고자 한다면, 사용자가 직접 자기 자신을 비판하게 만들 수 밖에… • 그렇다고 공짜 게임이라고 비판해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 사용자로서 선택의 책임을 묻기 전에, 먼저 제작자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 제작자가 사용자를 판단할 수 기준은 ‘절대적인 진리’뿐 어린아이는 지켜야 한다 개성은 존중 받아야 한다 차별은 사라져야 한다 등등… “뭐 이렇게 피동적이야?” 그리고 그 선택을 ‘제작자의 주관’으로만 판단하는 것은 불합리하기 때문
  • 62. 게임은 말할 수 없다 다만, 사용자가 자신에게 묻게 만들 수 있다
  • 63. ‘남을 해치는 것을 좋아하나?’ 부 록
  • 65. 남을 해치는 것은 싫지만 : ‘남’이 아니라, 데이터 쪼가리 동생 살인마가 아니라 동생 데이터쪼가리 살인마다. • 픽션은 픽션이기에 즐길 수 있는 것 • 픽션(특히나 상업매체)은 ‘실제에서는 이룰 수 없는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것 • 픽션의 욕구들을 무분별히 현실로 가져와선 안 되듯이, 현실의 잣대도 무분별히 픽션에 적용시킬 수 없음! 픽션과 현실 사이의 벽을 세워야 함!

Editor's Notes

  1. 본 문서는 ‘게임이 말하는 방법’에 대해서 말한다. 메시지를 전하는 점에 있어, 게임은 다른 매체와 어떻게 다를까? 그리고 게임은 어떻게 메세지를 전해야 할까?
  2. 우선 게임이라는 매체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되짚어 본다.
  3. 매체로써 ‘게임’을 다룰 때 가장 큰 논란거리가 되는 것은 바로 ‘폭력성’이다. 게임은 언제나 ‘폭력성 높은 게임 때문에 난폭해진다’, ‘모방 범죄의 위험성이 높다’등등의 논란에 쉽게 휩싸인다.
  4. 그러나 이는 언뜻 불합리한 처사로 보인다. 왜 유독 게임의 폭력성만이 도마에 오르는 것인가? 폭력적인 영화는? 폭력적인 소설은? 폭력적인 음악은?
  5. 질문을 바꾸어 다시 한 번 접근해 보자 : 세 개의 매체 중, 어느 것이 더 ‘폭력적’일까? ‘더 폭력적인’ 매체와 ‘덜 폭력적인’ 매체란 것이 있을까?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은 음악보다는 소설이, 소설보다는 영화가 더 폭력적이라고 판단할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6. 그 차이는 바로 구체성에 있다. (당연하지만) 더 구체적일수록 표현은 더 적나라해지고, 사용자는 더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분위기만 풍겨지는 음악보다는 맥락이 존재하는 소설이, 묘사에 그치는 소설보다는 직접 눈 앞에 들이밀어 주는 영화가 사용자에게는 더 폭력적으로 다가온다.
  7. 그리고 게임은 이 모든 것의 복합매체다. 음악으로 분위기를 만들고, 스토리로 맥락을 만들어내고, 그래픽으로써 눈 앞에 보여준다. ‘구체성’이라는 일면에서 폭력성을 판단한다면 게임의 폭력성은 압도적이다. 그러나 아직 간과한 요소가 하나 더 남았다.
  8. 그것은 바로, 게임은 플레이어의 ‘선택’이 개입하는 매체라는 점이다.
  9. 여타의 매체와 비교해 게임은 상호작용성이 매우 크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용자는 그 작품 내에서 무언가를 학습하고, 비교하며, 판단하고, 선택한다. 이는 다른 매체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게임만의 고유한 특성이며, ‘게임’을 폭력성의 도마에 오르게 하는 가장 큰 요소이기도 하다. 피동적인 여타의 매체와는 달리 게임에서의 사용자는 ‘직접’ 판단하고, ‘직접’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10. 어떤 분야든, 성향이 치우치다 보면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마련이다.
  11. 게임 또한 여타의 매체와 마찬가지로 폭력성에 대한 고발하려는 시도가 지속적으로 존재했다.
  12. 그러나 진짜 문제는, 그 폭력성에 대한 고발이 ‘게임에서만 가능한 방법’으로 말해야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소설이나 영화로 말할 수 있다면, 왜 게임으로 만들어야 하는가? 반대로, ‘게임의 폭력성‘을 게임이 아닌 매체로 고발한다고 해서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까?
  13. 하여 ‘게임만이 가능한 방식’으로 ‘게임의 폭력’에 대해 이야기 한 3개의 게임을 선정하였다. 「스펙옵스 : 더 라인」, 「언더테일」, 「핫라인 마이애미」. 본 문서에서는 상기한 3개의 게임이 ‘게임 속의 폭력’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 했는지, 그리고 그 이야기 방식 중 어느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인지에 대하여 논한다.
  14. 하여 ‘게임만이 가능한 방식’으로 ‘게임의 폭력’에 대해 이야기 한 3개의 게임을 선정하였다. 「스펙옵스 : 더 라인」, 「언더테일」, 「핫라인 마이애미」. 본 문서에서는 상기한 3개의 게임이 ‘게임 속의 폭력’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 했는지, 그리고 그 이야기 방식 중 어느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인지에 대하여 논한다.
  15. 하여 ‘게임만이 가능한 방식’으로 ‘게임의 폭력’에 대해 이야기 한 3개의 게임을 선정하였다. 「스펙옵스 : 더 라인」, 「언더테일」, 「핫라인 마이애미」. 본 문서에서는 상기한 3개의 게임이 ‘게임 속의 폭력’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 했는지, 그리고 그 이야기 방식 중 어느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인지에 대하여 논한다.
  16. 첫 번째 게임은 「스펙 옵스 : 더 라인(이하 스펙 옵스)」이다.
  17. 스펙옵스는 전형적인 TPS게임이다. 게임은 주인공 ‘마틴 워커‘대위가 두바이 침공 작전에 참여하여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8. ‘전쟁의 위대한 영웅담’을 다루는 여타의 TPS게임들과는 달리, 스펙 옵스의 이야기는 게임이 진행될수록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전투 도중 동료는 하나 둘 씩 죽어가고, 주인공은 진척되지 않는 상황 때문에 극한의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이후에는 동료들의 정신이 서서히 무너져 내려가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19. 게임의 중반부에 다다르면 적들이 벙커에 틀어박힌 채 나오지 않아 작전이 실패로 기우는 상황이 찾아온다. 풀리지 않는 상황을 타결하기 위해, 워커는 ‘백린탄‘을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의 기로에 선다.
  20. 고뇌 끝에 백린탄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워커 일행은 마침내 벙커를 무력화시킨다. 그리고 안쪽으로 들어가는데……
  21. 벙커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불타 죽은 수많은 민간인들의 시체다.
  22. 예상치 못한 상황에 워커 일행은 큰 충격을 받고, 게임은 다음 국면으로 넘어간다.
  23. 그런데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는 로딩 화면에서 다음과 같은 팁이 표시된다 : “이게 다 당신이 한 짓입니다. 이제 좀 영웅이 된 것 같으십니까?” “미군은 비무장 전투원을 사살하는 걸 엄격히 금지합니다. 하지만 이건 게임인데 알 게 뭐에요? 그렇죠?” ‘로딩 창’은 게임의 구성요소가 아니며, ‘팁’또한 게임 외부의 존재인 ‘플레이어’를 향해 보내는 정보다. 즉, 스펙 옵스의 메시지는 모니터 너머에서 버튼을 두드리고 있는 플레이어에게 보내는 질문인 것이다.
  24. 일견 이것은 ‘게임 내의 폭력’에 무감각해진 유저에게, “게임 속이라고 유저가 하는 일이 정당화 될 수 있는가?”라는 통렬한 비판의 메세지로 보인다. 그러나, 만일 백린탄을 쓰고 싶지 않았던 유저라면? 민간인인지 아닌지 확인하고 싶었던 유저라면? 애초에 무력이 아니라 대화로 해결하고 싶었던 유저라면? 스펙옵스는 이러한 요구에 전혀 선택지를 제공하지 않는다. 유저는 반드시 백린탄을 쏴야 하며, 유저는 반드시 민간인을 죽여야 하며, 유저는 반드시 무력으로 부딪혀야 한다.
  25. 그렇다면 이것이 정말로 ‘게임이 말하는 올바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까? 상기했듯 게임은 ‘선택’이 개입해야 하는 매체다. 그러나 스펙 옵스는 유저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는다.
  26. 이는 마치 게임이 ‘몽둥이를 들어라’고 하기에 들고, ‘저 사람을 때려라‘고 하기에 때렸더니 폭행죄 선고를 받게 된 것과 다를 바가 없다. 폭력은 거부권이 없는 수단을 말한다. 구타는 거부권이 없으니 물적 폭력이고, 성폭력은 성 결정권을 주지 않으니 성폭력이다. 그렇다면, 유저에게 단 하나의 거부권도 주지 않은 채 일방적인 책임을 요구하는 제작사의 태도 또한 ‘텔링 폭력’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스펙 옵스는 ‘메시지가 좋은 게임’은 될 수 있을 지언정, ‘게임에서 메세지 텔링의 좋은 예’는 될 수 없을 것이다.
  27. 이는 마치 게임이 ‘몽둥이를 들어라’고 하기에 들고, ‘저 사람을 때려라‘고 하기에 때렸더니 폭행죄 선고를 받게 된 것과 다를 바가 없다. 폭력은 거부권이 없는 수단을 말한다. 구타는 거부권이 없으니 물적 폭력이고, 성폭력은 성 결정권을 주지 않으니 성폭력이다. 그렇다면, 유저에게 단 하나의 거부권도 주지 않은 채 일방적인 책임을 요구하는 제작사의 태도 또한 ‘텔링 폭력’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스펙 옵스는 ‘메시지가 좋은 게임’은 될 수 있을 지언정, ‘게임에서 메세지 텔링의 좋은 예’는 될 수 없을 것이다.
  28. 두 번 째 게임은「언더테일」이다.
  29. 언더테일은 ‘누구도 죽이지 않아도 되는 RPG’를 표방하는 게임이다. 인간과는 다른 괴물들이 살아가는 지하 세계 속을 어린 주인공이 탐험해 나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30. 언더테일의 전투에서는 ‘살해‘기능과 ‘자비’기능이 공존한다. 플레이어는 괴물들을 만난 후 괴물을 죽여서 물리칠 수도 있고, 사랑을 베풀어 화해하여 물러나게 할 수도 있다.
  31. 그리고 괴물들을 죽였는지, 혹은 화해했는지에 따라 스토리가 극단적으로 변화한다. 자비를 베풀었다면 모든 괴물들과 오손도손 화목하게 지내는 감동의 엔딩이 나오는 반면, 괴물들을 몰살시켰다면 모든 괴물들이 사라지고 주인공 혼자만 남는 엔딩으로 이야기가 치닫는다. (본 문서는 게임의 폭력성을 말하는 부분만을 다루기 때문에, ‘몰살’쪽의 스토리라인을 알아보도록 한다)
  32. ‘몰살’ 스토리 라인을 진행하면, 게임 내의 캐릭터들이 모니터 너머의 플레이어에게 말을 걸어오기 시작한다. 주인공에게 동생이 살해당한 괴물 ‘샌즈’는 ‘시간을 돌릴 수 있는(즉, 게임을 저장하거나 불러올 수 있는) 특별한 힘이 있다면 책임을 져야 하지 않냐’라는 질문을 해 오며, 플레이어를 의미하는 캐릭터인 ‘플라위’는 ‘사람을 죽이는 건 정말 재밌지’라며 냉소 섞인 말투로 플레이어를 비꼰다.
  33. 즉, 언더테일은 ‘재미’라는 이유만으로 게임의 캐릭터를 죽이는 것이 정당화 될 수 있는가?’와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돌이킬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선택에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될까?’라는 질문을 플레이어에게 던진다. 정말 그럴까?
  34. 사용자의 선택에서 나오는 결과로써 사용자를 비판한다는 점에서, 언더테일은 스펙 옵스보다 진일보한 형태의 메세지텔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언더테일의 메세지텔링이 마냥 옳은 것이라고만은 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게임이 상업매체이기 때문이다. 사용자는 현금이라는 비용을 소비함으로써 ‘게임 내의 모든 것을 즐길 권리’를 구매했다. 그리고 그 권리는 응당 보호받고 존중 받아야 하는 권리인 것이다. 유저는 돈을 지불한 순간 ‘몰살’스토리라인을 포함한 게임 안의 모든 요소를 알 권리가 있다. 게임은 ‘유저가 알 권리’를 추구하는 것을 비판해서는 안 된다. 언더테일 식 메세지텔링의 더 큰 문제점은, 사용자는 ‘만들어진’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른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용자는 괴물들을 죽였지만, 애초에 그 모든 걸 ‘죽일 수 있게’만든 것은 게임을 제공한 제작자다. 여기서 언더테일의 모순이 발생한다. 플레이어를 비난하려면 플레이어가 괴물을 죽이게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괴물을 죽이게 만들면 플레이어를 비난할 수 없다(죽일 수 있게 만든 것이 자신이므로). 즉, 언더테일의 메세지텔링은 ‘돈은 돈대로 내고 욕도 먹는’ 불합리한 메시지텔링이라고 할 수 있으며, 필연적으로 자가당착의 모순에 빠진다는 한계점 지니고 있다. 스펙 옵스의 메시지텔링보다는 좋은 방법일지 모르지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결론내리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
  35. 사용자의 선택에서 나오는 결과로써 사용자를 비판한다는 점에서, 언더테일은 스펙 옵스보다 진일보한 형태의 메세지텔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언더테일의 메세지텔링이 마냥 옳은 것이라고만은 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게임이 상업매체이기 때문이다. 사용자는 현금이라는 비용을 소비함으로써 ‘게임 내의 모든 것을 즐길 권리’를 구매했다. 그리고 그 권리는 응당 보호받고 존중 받아야 하는 권리인 것이다. 유저는 돈을 지불한 순간 ‘몰살’스토리라인을 포함한 게임 안의 모든 요소를 알 권리가 있다. 게임은 ‘유저가 알 권리’를 추구하는 것을 비판해서는 안 된다. 언더테일 식 메세지텔링의 더 큰 문제점은, 사용자는 ‘만들어진’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른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용자는 괴물들을 죽였지만, 애초에 그 모든 걸 ‘죽일 수 있게’만든 것은 게임을 제공한 제작자다. 여기서 언더테일의 모순이 발생한다. 플레이어를 비난하려면 플레이어가 괴물을 죽이게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괴물을 죽이게 만들면 플레이어를 비난할 수 없다(죽일 수 있게 만든 것이 자신이므로). 즉, 언더테일의 메세지텔링은 ‘돈은 돈대로 내고 욕도 먹는’ 불합리한 메시지텔링이라고 할 수 있으며, 필연적으로 자가당착의 모순에 빠진다는 한계점 지니고 있다. 스펙 옵스의 메시지텔링보다는 좋은 방법일지 모르지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결론내리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
  36. 세 번째 게임은「핫라인 마이애미」다.
  37. 핫라인 마이애미는 탑다운 뷰 슈팅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주인공 ‘재킷’이 되어 러시아 마피아의 소굴로 들어가 학살극을 벌인다.
  38. 그래픽은 빈말로도 좋다고 못 해줄 수준이지만, 폭력 표현의 수위는 매우 높다. 사람이 으깨지거나 잘리는 등의 묘사가 여과 없이 드러난다.
  39. 핫라인 마이애미의 특징은 귀를 튀기는 듯한 일렉트릭 음악과, 매우 빠른 게임 템포, 그리고 극단적으로 어려운 난이도다.
  40. 그리고 상기한 요소들이 게임 호쾌한 액션과 맞물려 플레이어의 흥분감을 극한까지 자극한다.
  41. 마피아 소굴 빌딩까지 도착한 주인공 ‘재킷‘은 차에서 내려 1층에서부터 적들을 해치우며 옥상까지 올라간다. 핫라인 마이애미는 플레이의 몰입도가 어마어마할 정도로 높다. 정신 나간 음악과 함께 신나게 적진을 누비며 쏘고, 죽이고, 찌르고, 썰고, 시체를 쌓아가며 한 층을 모두 비우면, 곧바로 다음 층으로 넘어가서, 다시 쏘고, 죽이고, 찌르고, 썰고……
  42. 마지막 층까지 가면 높은 난이도의 보스 전투가 기다린다. 몇 번이고 재도전하며 손에 땀을 쥐어가는 컨트롤 끝에 보스를 처치하는 순간,
  43. 게임은 틀고 있던 음악을 종료한다. 귀를 튀기던 화려한 음악은 멈추고 적막함이 게임을 가득 채운다. 그리고 미션 하나가 등장한다 : 다시 차로 돌아가시오.
  44. 차까지 돌아가는 길에는 플레이어가 죽였던 시체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그리고 단지 음악 하나가 사라졌을 뿐인데, 플레이어는 이 수많은 시체들이 ‘징그럽다’고 생각한다.
  45. 차까지 돌아가는 길에는 플레이어가 죽였던 시체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그리고 단지 음악 하나가 사라졌을 뿐인데, 플레이어는 이 수많은 시체들이 ‘징그럽다’고 생각한다.
  46. 차까지 돌아가는 길에는 플레이어가 죽였던 시체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그리고 단지 음악 하나가 사라졌을 뿐인데, 플레이어는 이 수많은 시체들이 ‘징그럽다’고 생각한다.
  47. 차까지 돌아가는 길에는 플레이어가 죽였던 시체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그리고 단지 음악 하나가 사라졌을 뿐인데, 플레이어는 이 수많은 시체들이 ‘징그럽다’고 생각한다.
  48. 시체의 바다를 건너 가까스로 건물에서 탈출해 차를 타고 돌아오면……
  49. 게임 내의 등장인물이 유저를 기다린다. 그리고 그는 유저에게 묻는다 : “남을 해치는 것을 좋아하나?” 유저는 대답이 궁해진다. 자신은 “남을 해치는 것을 좋아해서” 적들을 죽인 걸까? 아니면, “남을 해치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아무 이유 없이”적들을 죽인 걸까?
  50. 게임 내의 등장인물이 유저를 기다린다. 그리고 그는 유저에게 묻는다 : “남을 해치는 것을 좋아하나?” 유저는 대답이 궁해진다. 자신은 “남을 해치는 것을 좋아해서” 적들을 죽인 걸까? 아니면, “남을 해치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아무 이유 없이”적들을 죽인 걸까?
  51. 인물과의 대화가 끝나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게임은 다시 재개된다. 주인공은 다시 차를 몰고 마피아의 아지트에 도착하고, 마찬가지로 1층에서부터 적을 죽이며 위로 올라가야 한다. 그리고 귀를 튀기는 음악도 다시 재생된다.
  52. 인물과의 대화가 끝나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게임은 다시 재개된다. 주인공은 다시 차를 몰고 마피아의 아지트에 도착하고, 마찬가지로 1층에서부터 적을 죽이며 위로 올라가야 한다. 그리고 귀를 튀기는 음악도 다시 재생된다.
  53. 한 인터넷 게이머는 핫라인 마이애미의 플레이에 대해서 이런 감상을 남겼다 : “게임의 마지막에는 내가 했던 모든 폭력적인 요소들을 점수로 변환하여 계산해 준다. 그 점수가 높을수록, 나는 마치 게임에게 ‘대단한 쓰레기’라는 선고를 받는 것 같았다.”
  54. ‘핫라인 마이애미’의 메시지텔링은 치사한 것인가? 정당한 것인가? 확실한 것은, 핫라인 마이애미가 보여준 것은 확실히 ‘플레이어가 했던 것들’ 뿐이라는 점이다. 이 게임은 플레이가 끝나는 순간 ‘당신의 승리!’라는 대사와 함께 모든 것을 없애버리는 대신, 플레이어가 직접 모든 것을 끝내게 한다. 게임은 플레이어가 직접 죽였던 시체와 플레이어가 했던 모든 일들을 두 눈 앞에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이럴 줄은 몰랐다’라는 말은 구차한 변명으로만 남을 것이다. 시체가 싫었다면, 왜 처음 적을 죽였을 때 게임을 끄지 않았는가? 단지 ‘귀를 튀기는 음악’때문에? 그 음악이 플레이어를 폭력적으로 세뇌해서? 핫라인 마이애미는 플레이어가 택한 선택을 멋대로 발전시킨 뒤 책임을 전가시키지 않는다. 플레이어가 한 선택을 음악을 끈 채 다시 한 번 보여줄 뿐이다. 그리고 어떠한 비난도 던지지 않는다. 다만 모니터 너머의 사용자에게 묻는다. “남을 해치는 것을 좋아하십니까?” 나는 이 ‘핫라인 마이애미’야 말로 ‘게임이 메시지를 전하는 좋은 예’라고 말하고 싶다.
  55. ‘핫라인 마이애미’의 메시지텔링은 치사한 것인가? 정당한 것인가? 확실한 것은, 핫라인 마이애미가 보여준 것은 확실히 ‘플레이어가 했던 것들’ 뿐이라는 점이다. 이 게임은 플레이가 끝나는 순간 ‘당신의 승리!’라는 대사와 함께 모든 것을 없애버리는 대신, 플레이어가 직접 모든 것을 끝내게 한다. 게임은 플레이어가 직접 죽였던 시체와 플레이어가 했던 모든 일들을 두 눈 앞에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이럴 줄은 몰랐다’라는 말은 구차한 변명으로만 남을 것이다. 시체가 싫었다면, 왜 처음 적을 죽였을 때 게임을 끄지 않았는가? 단지 ‘귀를 튀기는 음악’때문에? 그 음악이 플레이어를 폭력적으로 세뇌해서? 핫라인 마이애미는 플레이어가 택한 선택을 멋대로 발전시킨 뒤 책임을 전가시키지 않는다. 플레이어가 한 선택을 음악을 끈 채 다시 한 번 보여줄 뿐이다. 그리고 어떠한 비난도 던지지 않는다. 다만 모니터 너머의 사용자에게 묻는다. “남을 해치는 것을 좋아하십니까?” 나는 이 ‘핫라인 마이애미’야 말로 ‘게임이 메시지를 전하는 좋은 예’라고 말하고 싶다.
  56. 이상으로 게임만이 가능한 방법으로 폭력성에 대해 말하는 3가지 게임을 알아보았다. 그래서, 게임은 어떻게 말해야 하는 것일까?
  57. 게임이 상업적 매체인 이상, 결코 사용자를 비난할 수 없다. 게임의 사용자는 ‘고객’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사용자를 비판하고자 한다면, 적절한 질문을 던져 사용자가 직접 자기 자신을 비판하게 만들어야만 한다. 또한 게임에서 ‘사용자의 선택‘은 대부분 제작자가 만들어 두는 것이기에, ‘무료 배포 게임이라면 사용자를 비판해도 괜찮다’ 따위의 면죄부도 존재하지 않는다. 게임의 제작자는 사용자에게 사용자로서 선택의 책임을 묻기 전에, 먼저 제작자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용자를 비판할 기준 또한 ‘절대적인 진리’에 한해야 할 것이다 : ‘어린아이는 보호받아야 한다‘, ‘개성은 존중 받아야 한다’, ‘차별은 사라져야 한다’ 등등의. 이러한 기준이 지나치게 피동적이고 소극적이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게임에서의 메세지텔링은 피동적일 수밖에 없다. 앞서 말했듯 게임은 사용자의 선택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매체이며, 그 선택을 제작자의 주관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사상적 폭력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 또한 크기 때문이다.
  58. 도의적으로, 게임은 유저에게 직접 말할 수 없다. 다만, 유저가 자기자신을 판단하도록 질문을 던질 수는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이 방법이 게임이 말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59. 부록으로, ‘남을 해치는 것을 좋아하나?’라는 핫라인 마이애미의 질문에 나의 개인적인 결론을 정리한다.
  60. 나는 남을 해치는 것을 좋아한다 : 단, 게임이라는 틀 안에 한정하여.
  61. 나는 남을 해치는 것을 싫어한다. 그러나 ‘게임 속의 적’은 남이 아니다. 그것은 픽션 속의 존재이자 한낱 데이터 조각일 뿐이다. 픽션은 픽션이기에 즐길 수 있다. 픽션, 특히나 상업매체는 ‘실제에서는 이룰 수 없는 욕구’를 충족시키고 해소하기 위한 수단이다. 픽션에서 해소되는 욕구들을 무분별하게 현실로 가져와서는 안 되듯이, 현실의 잣대도 무분별하게 픽션에 적용시켜서는 안 된다. 현실의 잣대를 픽션에 가져다 대는 순간 픽션과 현실은 어지럽게 뒤섞여 버릴 것이고, 이내 우리는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픽션인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리고 말 것이다. 픽션과 현실 사이에 명확한 벽을 세우고 둘을 분리할 수 있어야지만 비로소 픽션을 ‘현실에서 이루지 못했던 욕구들의 해방구’라는 원래의 용도로써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